도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수용하면서 보다 탄탄하고 유용한 도로를 만들어왔다. 새 도로와 확장된 도로는 또 도시의 형태를 바꾸는 동인(動因)이 된다. 우리는 그 탄탄대로 위를 자동차에 의탁해 보다 빠르게 달리며 갈수록 넘쳐나는 자동차들을 스치며 각종 신호들을 만나게 된다. 달릴 때나 설 때나 이완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도로 위에서, 소통신문은 길을 물었다.

우리가 두 발로 손수 걸을 수 있는 길들은 어디로 갔는가. 누구랄 것이 없이 비켜서야 할 만큼 좁은, 그래서 눈인사를 절로 주고받게 되는 길은 어디로 밀려났는가. 늦은 밤 돌뿌리나 괴한이 걱정돼 가족을 마중나온 사람들이 서성이는 골목은 어디에서 잊혀져가는가. 스마트폰 없이도 바람과 풀벌레 소리, 집집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와 온갖 삶의 냄새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우리의 기억들은 작은 길에서 큰 길로 빠르게 빠져나갔지만, 앙금이 된 기억은 어느 길 위에도 남아 있기 마련이리라. 잊어선 안 될 기억들을 만난다면 오늘 소통신문의 막연한 외출이 가치를 얻게 되는 것이리라. 길은 길 나름의 기억을 지니고 현재와 내일로 연결되며, 길은 곧 사람이니 길과 사람을 길 위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가 오늘을 사는 우리의 힐링이 아닐까.

'익산의 길을 따라 소통하다'는 그런 질문들의 출발점이다.<편집자주>

◇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새로운 하루의 시작점

36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인해 거리 위로 나서는 게 쉽지만은 않다. 며칠 새 휴대폰으로 연이어 날아든 폭염주의보 메시지가 체감온도를 더 높였다.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은 한 손에는 내리쬐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양산과 다른 한 손에는 부채를 쥔 채 손에 불이라도 난 듯 바람을 당기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해가 얼굴을 감췄을까 싶어 나왔던 오후 6시 20분, 그러나 중천에서 살짝 비낀 해는 아직 느긋했다.

이번 일정을 배산실내체육관에서 출발하려 했기에 체육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내리자 체육관 주변을 뛰놀던 동네 꼬마 가운데 하나가‘하나님이 울지 않아서 비가 오지 않는 거야’라며 하나님을 어떻게 하면 울릴까를 생각하는 듯 하다.

체육관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기 위해 걸었다. 무더운 날씨 탓인지 사람들은 기척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체육관 안팎에는 운동에 대한 열정과 열망으로 가득했다. 더위보다 더 뜨겁게 몸을 만들어 무더위를 이겨내겠다는 투지가 자기를 위한 또 다른 하루를 열고 있었다.

기자가 처음 도착했던 오후 6시 30분에는 주차장이 휑할 정도로 주차공간이 많았다. 그러나 30분이 채 흐르기도 전에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어느새 주차장은 만차 직전에 이르렀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러 간단하게나마 요기를 한 후 장비와 복장을 챙겨 나온 사람들, 아예 출근할 때부터 장비와 복장을 챙겨 퇴근하자마자 찾아 온 사람들 등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키의 반만 한 가방을 들춰 멘 채 전투적인 태도로 하나 둘 체육관 안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배드민턴채육관 안으로 들어서자 밖에서 만났던 폭염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후끈거렸다.

함께 운동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은 친구, 연인, 부부, 동호회, 회사 동료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열정이 열기로 탈바꿈돼 뿜어져 나오고 있던 것.

성인기준 1일 2,000원이라는 저렴한 이용료 덕분인지 체육관 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길게 늘어진 네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서서 셔틀콕을 주거니 받거니 다정다감한 연인과 부부들, 누가 더 잘하나 내기라도 한 듯 서로에게 양보하지 않는 친구와 회사 동료들, 프로 선수들처럼 훌륭한 실력을 겸비한 동호회 사람들까지. 건강과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해 모여든 아마추어들이었지만 배드민턴은 치는 지금 순간은 흡사 올림픽 경기장을 연상하게 했다.

특히 경기장 가장자리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던 사람들은 서로가 득점을 할 때 마다 환호성과 함께, ‘과장님 파이팅!’, ‘대리님 파이팅!’이라며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은 뒤 배드민턴장을 찾게 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한 시민이 “특별히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회사 동료들과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여기에 와서 2~3시간씩 배드민턴을 치고 있어요. 회사에서 매일 마주치는 동료들이지만, 사무실에서의 만남과 배드민턴장에서의 만남은 다른 것 같아요. 게다가 직장 동료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도 있고,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생활의 활력을 덤으로 얻게 되는 기분이 들어요”라고 배드민턴장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회사 동료들과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사람들 옆으로는 날렵한 움직임과 강력한 파워, 다양한 기술을 뽐내고 있던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 7~8명이 모여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었다.

프로선수들과 달리 아마추어 선수들은 복식으로 경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동호회 회원들은 2명씩 팀을 이뤄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팀원과의 호흡이 중요한 복식경기인 만큼 팀을 이룬 선수들은 셔틀콕이 날아오기 무섭게 ‘마이! 마이!’를 외쳐가며 경기를 풀어갔다.

한 동호회원은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겠지만, 배드민턴 복식 경기의 경우에는 특히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가 승리의 비결이에요. 배드민턴 복식의 경우, 아무리 혼자 잘 친다고 해도 절대로 이길 수 없어요.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의 팀끼리 맞붙기 때문에 파트너와의 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죠”라고 팀원과의 호흡과 배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동호회원은 “배드민턴을 시작한 지는 7~8년 정도 됐는데, 생각보다 훨씬 운동량도 많고 땀도 많이 흘리게 되는 것 같아요. 퇴근 후 체육관에 와서 배드민턴을 치며 땀 흘리고 개운하게 샤워하는 맛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 할 거에요. 진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배드민턴을 치고 있고, 특히 명절 때는 서울에서 내려온 친척들을 데리고 함께 배드민턴을 칠 정도로 배드민턴이 좋아요”라며 배드민턴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 흰 러닝차림의 노부부.. 그 옆으로 비추는 석양

사람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던 체육관의 열기를 몸소 느낀 채 다시금 길 위로 나섰다. 체육관 뒤로는 늦은 시간임에도 익산중요무형문화재 통합전수관 및 시립국악원 건립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퇴근 후 운동을 즐기기 위해 체육관에 모인 사람들과 달리 공사장에 일을 하고 있던 인부들은 하루가 가는 줄도 모르게 일에 전념하면서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사장 뒤쪽으로는 작은 오솔길이 이어졌고, 우거진 나무들이 만들어 낸 길 위의 그늘이 더위를 가려주고 있었다.

시원함을 만끽하며 안쪽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갔다. 오솔길 주변은 공사장 부자재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고, 길이 꺾여 들어가는 모서리 부분으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봤을 땐 주택 건물만 있는지 알았으나, 가까이 가보니 넓은 마당과 그 옆으로 밭들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마당에는 흰 러닝차림의 노부부가 폭염으로 인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나무 그늘 아래 의자를 가져다 놓고는 오순도순 앉아 있었고, 노부부 앞에는 더위에 지쳤는지 혓바닥을 내놓고 헥헥거리는 백구 한 마리가 서 있다.

노부부에게 애교를 부려가며 재롱을 떨던 백구는 외지인의 방문 또한 반가운지 기자에게 다가오려 했으나, 목에 걸려있는 목줄 탓에 제자리에서 방방 뛰기만 했다.

백구의 모습 본 노부부는 뒤를 돌아봤고, 기자와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는 ‘쉬었다 가’라며 손짓을 보냈다.

요즘 같은 도시에서는 외지인의 낯선 방문을 경계할 법 한대도, 노부부는 별세상 사람들 처럼 반갑게 기자를 맞이해줬다.

마당으로 들어가자 노부부는 준비라도 해둔 듯 의자 하나를 더 꺼내 기자에게 건냈다.

그늘 밑 의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노부부에게 집 주변으로 민가들이 없어 외부인의 방문이 많은지와 집 옆에 있는 조그마한 호수에 대해 묻자 노부부는 “우리 집 강아지가 뭘 봤는가, 방방 뛰면서 반가워 하길래 아들내외가 온 줄 알았지. 우리 집이 옆에 체육관하고는 가까운데 사람들이 길을 따라서 이 안까지 들어오지는 않으니 집이 있는지도 모르지 사람들은. 여기 오는 사람이라곤 자식들밖에 더있겠수? 애들도 다 먹고 살기 바쁘니까 볼 수 있는 때라고는 명절이나 보면 봤지 아니면 자주 못 봐”

“저기 저 호수에다가 양수기 하나 달아놓고 물을 끌어다 주변 밭이나 논에다가 물을 주지. 옛날부터 있었다는데 저거 없었으면 요즘같이 비도 안 오고했을 때는 농사도 다 망쳤을 거야 아마. 저 호수라도 있으니 다행이지 뭐”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의 꿀맛같던 휴식을 취한 뒤 자리를 털고 다시 길 위로 걸어 올라가자, 노부부는 출가한 아들내외가 그리웠는지, 외지인의 방문이 반가웠는지 기자의 모습에 눈길을 떼지 못한 채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기자를 바라보기만 했다.

걸어 올라온 길을 따라 호수를 가까이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몇 걸음 못 가 길이 끊겨 더 이상 갈 수 없었고,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던 호수의 반절은 새초롬한 모습을 살짝 드러내고 있는 연꽃들로, 나머지 반절은 물을 끌기 위한 양수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 이상 길이 없어 언덕 비탈길을 따라 도로변으로 빠져나왔다. 비탈길에는 누군가가 심어놓은 호박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어 호박들을 밟지 않기 위해 까치발을 새워가며 조심스럽게 내려오다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갔다.

도로변은 배산실내체육관에서 배산으로 연결되는 동서로1길로, 이 길로는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조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철길을 가운데 두고 새로이 만들어진 동서로1길 앞으로 보이는 배산의 풍광이 해질녘의 노을을 더해 아름다움을 한껏 연출해냈다.

◇ 자식처럼 키우던 고추밭.. 폭염으로 죽을까 노심초사

석양의 모습을 뒤로 방향을 돌려 삼양식품을 지나 대로변 옆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갔다. 길을 걸으며 볼 수 있었던 풍경은 한 집 건널 때 마다 고물상들이 줄을 지어 위치해 있는 모습이었다.

고물상이 모여 있는 이유를 알아보니 과거 배산실내체육관이 들어서기 전 체육관 부지 일대로 고물상들이 모여 있었지만, 체육관이 들어서면서 고물상들이 이곳으로 다 옮겨 왔던 것.

과거 이 일대는 소신(작은새말)이라는 마을이 위치해 있었다. 소신마을은 큰새말과 구분되는 명칭으로 작은새말이라 했다가 한자음 표기로 바뀌면서 소신으로 바뀌었다. 신동일대가 택지개발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시골마을이었다.

이에 길을 걸으면서 간간히 주택들을 볼 수 있었지만,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거의 공·폐가로 방치돼 있었다.

다 부서져버린 나무문, 열쇠고리가 없어 자전거 자물쇠로 걸어 잠군 대문, 깨진 창문 틈으로 보이는 텅 빈 집 내부의 모습 등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물상들 또한 문을 굳게 걸어 잠가 놨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용도가 아닌 사람이 사는 주거용도로 사용되는 듯 하다.

고물상이 줄지어 있는 길을 따라 길의 끝자락에 다다를 때 쯤 고추밭에서 물을 주고 있던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고추밭에 물을 주고 있던 동네 주민은 풀밭이 있어서 그런지 모기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더운 날씨임에도 긴소매 셔츠를 걸쳐 입고 있었다.

동네 주민은 “원래 이 일대가 다 포도밭이었어. 20년쯤 내가 여기 살았었는데, 여기는 포도밭, 저기 뒤쪽은 감초밭 그랬지. 우리 아저씨는 저기 감초밭에서 예초기로 풀 깎고 있어. 감초가 한약이라 약을 못 치니까 손수 다 깎아내고 뽑아내는 거야.”

“더군다나 어제도 고추밭에 나와 물을 많이 줬는데도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하루사이에 땅이 다 말라버렸어. 이러다 고추가 다 말라죽을까 걱정이라니까. 잡초들을 뽑아도 하루 지나면 다시 자라나는데 농약을 칠 수도 없고 날씨는 뜨겁고 밭일하다가 쓰러지겠다니까. 비가 좀 내려야 고추들이 안 죽고 잘 자랄 텐데 비가 안 오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이러다가 고추농사 망치는 건 아닌가 몰라 정말.”

아니나 다를까 동네 주민과의 대화를 마치고, 대로변으로 나가다 보니 조그맣게 만들어진 텃밭에 방울토마토, 대추 등이 더운 날씨를 못이긴 듯 말라 비틀어져 가고 있었다.

장마는 길었지만 강수량이 적었던 올해, 비록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게 줄을 지어 심어 놓은 채소들이 행여나 말라 죽을까 동네주민의 주름은 깊어만 가 보였다.

◇ 산골마을 같던.. 조용한 동네의 모습

소신마을을 빠져나오니 바로 북일교회 앞 대로변이 이어졌다. 인도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은행나무와 다른 종의 나무가 하늘을 뒤덮어 자연의 그늘을 만들어 냈고, 은행나무 아래로는 새하얀 꽃들이 아기자기하게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인도를 따라 얼마 가지 못해서 왼편으로 산길처럼 비포장도로가 연결됐다. 길은 시멘트조차 발라져 있지 않아 흙과 자갈들로 가득했다.

길을 따라 언덕 빼기를 넘어가자 금이 가버린 벽면을 타고 자라난 넝쿨들의 모습과 주변으로는 온통 밭들이 조성돼 있어 산골마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더욱이 사람의 인기척은 찾아볼 수 없었고, 집들을 지키는 개들만이 낯선 이의 발걸음을 막아 세우듯 격렬하게 짖어댔다.

길의 끝에 다다르기도 전에 더 이상 걸어 갈 수 있는 길이 나오지 않아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다시 대로변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 나갔다. 소신마을 옆으로 위치한 대신(큰새말)마을이 바로 이어졌다.

대신마을은 과거 북일면사무소, 북일지서, 북일우체국 등이 위치한 지역과 북중학교 부근, 그리고 원광한의원이 위치한 원광대 정문 앞 등을 포함하고 있던 큰 마을이었다. 그러나 원광대학교 앞 사거리가 만들어 지면서 산업도로가 개통되는 바람에 동서남북으로 분리됐다.

현재에 들어서 신동우체국 부근으로는 대학생들을 위한 원룸촌이 형성돼 있어 신식의 건물들이 만들어졌지만, 북중학교 근처의 주택들은 아직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보였다.

골목길을 따라 들어간 마을은 대로변의 반대편에 위치한 신식 원룸들과는 달리 페인트가 벗겨지고 색이 바래진 주택들과 세로로 길게 금이 가버린 담벼락, 옛 방식의 주택구조 등 발전되기 이전의 모습이 오롯이 있었다.

골목길 옆으로는 포도밭이 만들어져 있어, 하얀 종이에 싸여있는 포도를 보며 어린 시절 과일 서리를 하다가 주인에게 붙잡혀 매를 맞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특히 포도밭 앞에 위치한 주택 옥상에는 장독들이 가족인양 가장 큰 장독이 한 가운데에, 그 옆으로 두 번째 큰 장독이, 옆으로 이어지는 장독마다 크기순으로 줄을 맞춰 서 있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을의 모습을 살펴본 뒤 이번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출발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되돌아가는 길 앞, 저 멀리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어 가며 손을 마주잡은 연인들의 모습을 뒤로, 대로변의 맞은편 사람이 찾지 않은 텅 빈 버스 정류장만이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송승욱·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