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보훈지청 보상과

송민주

내나라에서 내나라 말을 쓰며 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독일이 자랑하는 19세기의 낭만파 시인 하이네가 생각난다. 그는 유대계였다. 하이네는 독일 사회의 편견을 견디다 못해 프랑스로 이주했는데 프랑스에서는 또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야 했다. 하이네가 왜 그렇게 평생을 연애에만 집착하면서 살아야 했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재일동포들은 어떤가. 그들은 오늘날까지 조센징으로 불리며 상처를 꾸겨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일본 사회의 제도적인 차별대우는 물론 재일동포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는 일본인들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이들이거나 그들의 후손들이다.

유대인들도, 100여 년 전 우리도 나라를 잃지 않았다면 이런 슬픔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70주년 광복절이 다가오는 이즈음 우리는 내 나라 내 땅에서 떳떳하게 살고 있음을 감사해야 하며, 민족독립과 국권회복을 위해 의병운동을 일으키고, 3.1독립만세를 외치고, 나라 안팎에서 독립운동을 벌인 많은 지사와 열사들에게 감사해야 하며, 동시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민족은 생존할 수 없다고 했던가. 독일 정부의 수반이 유대인 학살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명백하게 수차례에 걸쳐 사죄발언하며 진심으로 뉘우친 데 비해 일본은 분명한 사죄는커녕 일본을 대표하는 각료들의 온갖 망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요즘도 독도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그들을 합리화시키려 하고 있다.

일본 사학자들이 우리를 당파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족으로 비하시키면서 일제의 통치를 정당화하려는 걸 비웃어주기 위해서라도 분열보다는 양보와 화합으로, 우리는 결국 한민족이라는 마음으로 남북통일을 이루고, 내 나라가 없다면 나도 없다는 것을 알고, 나라가 우리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기 전에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했던 케네디의 유명한 말처럼 나보다는 우리를 우리보다는 우리나라를 생각하여 모두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이 될 때 우리는 진정 일본에게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70주년 광복에도 도내 각 시에서는 여느 때처럼 광복절 경축식과 독립운동 추념탑 참배 등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해마다 열리는 이런 행사에 우리가 아무 의식 없이 참여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다가오는 70주년 광복절에는 우리의 뿌리를 찾는 마음으로, 1945년 광복을 맞이했던 그때의 감격으로 태극기를 흔들어 볼일이다. 내나라 내겨레는 참으로 든든한 안전벨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