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간호학과

강지숙 교수

지난 몇 달간 우리나라는 생소했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전 국민이 극심한 불안에 떨었고, 그 여파로 내수경기 위축과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취소가 잇따르면서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은 물론 이제 곧 의료선진국대열에 들어서려 하는 국가적 위상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자료에 의하면 186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36명이 사망하였고, 7월 4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였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요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 중 우리나라의 간병문화는 전통적으로 환자 가족들이 병실의 간이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며 간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핵가족화와 여성의 사회 진출에 따른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여 가족이 간병을 전적으로 담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간병인(요양보호사 포함)들이 병실에 상주하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루에 5~8만원을 내야하는 비용은 서민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으며, 비좁은 병실에서 전문적 간호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간병인이나 가족들이 환자의 간병을 담당하다보니 간병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이번 메르스 사태 확산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이에 반해 대안으로 제시되는‘포괄간호서비스’는 병원에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로 팀을 구성하여 환자의 개인위생과 식사보조 등 기본 간호에서부터 전문적인 간호서비스는 물론, 환자의 안전 확보 조치까지 질 높은 입원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병동에 상주하는 인원이 줄면서 쾌적하고 조용한 병실 환경에서 환자가 치료와 안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는 국민들의 간병비 부담 해소와 입원간호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하여‘포괄간호서비스 병원 시범사업’을 2013년 7월부터 실시한 바 있으며, 금년부터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2018년부터는 전국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확대하여 시행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포괄간호서비스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 도입의 선결과제로 충분한 간호인력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간호사 1인당 20여명을 돌보는 현실에서 중소병원은 인력확보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므로 이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하면서 자녀 세대가 져야 하는 부양의무의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가족에게 부담이 큰 간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사회적 문제를 해소함은 물론 입원간호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선진국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포괄간호서비스가 빠른 시일 내에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