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고교 최초.. 전국체전 5연패 달성 6년여의 합숙생활.. 끈끈한 우정 과시 체계화된 훈련시스템.. 우수성적 도출
전국 최초 전국체육대회 5연패를 달성하며, 전국 최강자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남성고등학교 배구부.
지난 5일 찾아간 교내 체육관은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강력한 스파이크의 굉음과 우렁찬 기합소리가 여름 한 낮 열기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체육관에 모인 선수들은 기본 훈련으로 오후 훈련을 시작했다. 반절씩 코트 양쪽에 배치된 선수들은 서브부터 서브 리시브, 공격 스파이크, 공격 리시브 등 기본 훈련을 진행해 나갔다. 한 선수가 반대편으로 가볍게 서브를 넣자 반대편에 있던 선수는 서브 리시브를 통해 서브를 받아 냈고, 그 옆에 있던 선수는 재빠르게 공을 위로 토스했다.
잠시 뒤 허공으로 떠오른 공을 매섭게 쳐다보던 선수는 공중으로 붕 뛰어 오른 뒤 반대편 코트의 구석으로 스파이크를 찔러 넣었다. 공격선수의 손 모양을 보고 위치를 감지한 수비 선수는 재빨리 공격 위치로 자리를 옮겼으나, 워낙 강력한 스파이크를 리시브 하는 것은 역부족인 듯 보였다. “2번씩 공격 연습해라.” 김은철 감독의 지시에 선수들은 하나 둘 코트 한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앞 시!”, “뒷 시!” 경기장 가운데 토스를 해주는 선수(세터) 앞으로 나란히 줄지어 서 있던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부분으로 토스를 올려 달라고 소리쳤다. 네트 옆에 선 세터는 ‘앞 시’라는 구령에 앞으로 토스를 올려 넣었고, ‘뒷 시’라는 구령에 토스를 뒤로 내보냈다. “때려! 때려!” 토스 선수의 손을 떠나 허공으로 올라간 공을 바라보며, 선수들은 공격선수에게 강력한 공격을 펼칠 수 있도록 기합을 불어 넣으며 응원을 이어나갔다.
공격선수는 자신이 주문한 위치로 토스가 날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뒤에서 뛰어 올라와 강력하게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공격선수의 매운 손맛을 보고 날아간 공은 체육관 바닥을 강타하며, 체육관 전체에 ‘팡! 펑!’하는 굉음을 만들어 냈다. “센터를 보고 공격해야지. 반대편에 상대팀 센터가 있다고 생각하고 공격을 해.” 매섭게 공격 훈련을 몰아치던 선수들에게 김은철 감독은 가상훈련 상황이지만 선수들이 실제 대회처럼 훈련에 임하기를 주문했다.
공격 훈련은 계속해서 진행됐고, 선수들은 김 감독의 지도에 더욱 더 섬세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 전국대회 5연패.. 한국 고교 전무 지난 1961년 창단된 남성고등학교 배구부는 전국체육대회 5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대한민국 고교 배구부 역사상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1학년 4명, 2학년 5명, 3학년 4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남성고 배구부는 2010년 춘계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65회 종별 전국남녀 배구선수권대회 3위, 제21회 CBS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91회 전국체육대회 우승, 2011년 춘계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22회 CBS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우승, 2012년 춘계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3위,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3위, 제23회 CBS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93회 전국체육대회 우승, 2013년 제1회 천년의빛 영광배 우승, 춘계연맹전 2위, 제47회 대통령배 전국 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24회 CBS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2위,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우승, 2014년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48회 대통령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2위, 제25회 CBS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우승,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우승, 2015년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제49회 대통령배 전국남녀중고 배구대회 우승 등 꾸준하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 오고 있다. 더욱이 김은철 감독이 부임한 1990년부터 현재까지 전국대회에서 40여회가 넘는 우승을 이끌어 왔으며, 91회부터 95회에 이르는 전국체육대회에서 전국 최초 5연패를 달성하는 등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남성고 배구부가 배출한 선수 중에는 현재 프로배구팀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레프트로 활약 중이며,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된 송희채 선수와 한국전력 빅스톰 리베로로 활약 중이며, 송희채 선수와 같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오재성 선수가 실업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 여자 배구 프로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의 이호 감독과 삼성화재 블루팡스 신진식 코치가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후학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은철 감독은 “우리학교 배구부 1대 故 이갑득 감독님의 뜻과 은사님이신 2대 윤길창 감독님의 가르침을 받아 배구부의 영광에 흠이 나지 않도록 훌륭한 선수 양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 6년간의 합숙 생활.. 끈끈한 단결력이 비결 현재 남성중 배구부로부터 선수를 수급 받고 있는 남성고 배구부가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원동력은 선수들의 단결력이 만들어 낸 끈끈한 팀워크이다. 그 이유는 남성중과 남성고 배구부가 한 생활관에서 합숙생활을 하기 때문. 선수들은 남성중 배구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동고동락하며 합숙생활을 짧게는 4년에서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제주도, 울산, 전남, 경기도 등 대한민국 각지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모인 선수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자의 지역에서 배구부 생활을 이어가다 남성중 배구부로 입단해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고등학교 1학년 선수들은 4년간의 합숙생활을, 3학년 선수들은 6년간의 합숙생활을 통해 같이 보낸 시간만큼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같이 극복하고, 서로에게 큰 힘이 돼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은철 감독은 “선수들 모두가 인성적인 부분에서 착하고, 성실하며, 훈련에 있어서는 매사 열심히 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도출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타지에서 모인 선수들이지만, 서로가 배려하지 않고 성격이 맞지 않았다면 낙오하는 선수가 있었을 텐데, 낙오하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선수들 사이가 끈끈하고 단합도 잘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긴 시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힘든 시기도 같이 극복하고, 어려운 상황에 마주했을 때도 서로 힘을 합쳐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힘든 훈련을 선수들이 묵묵하게 버텨주고, 잘 따라와 줘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라고 전했다. ◇ 반백년 역사의 전통.. 우수성적 도출 및 선수배출 1987년부터 89년까지 남성고 코치직을 수행했던 김은철 감독은 다음해인 1990년부터 현재까지 남성고 배구부 수장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김 감독은 과거 고교 시절 청소년 국가대표 레프트 공격수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제1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김 감독은 1996년 청소년국가대표 코치에 이어, 2001년 남자 유스 대표팀 감독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배구계 거장의 지도 아래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은 방학기간에는 새벽운동부터 오전, 오후로 나눠 운동을 하고 있으며, 학기 중에도 새벽운동을 거르지 않고, 정규수업을 받은 뒤 오후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더욱이 김은철 감독은 선수들이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훈련에 임할 때 만큼은 선수들의 휴대전화 통제, 훈련 외 자유 시간에도 선수들의 인성교육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애정 어린 지도는 3학년 박지윤 선수가 전국에서 고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23세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은철 감독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선수들에게 협력과 팀워크를 제일 강조하고 있다”라며 “선수들에게 하루 2시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어 선수들은 불만이 많지만, 요즘 젊은 선수들은 휴대폰을 통해 게임을 많이 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다보면 자세가 불안정해지고, 불안정해진 자세는 곧 부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선수들을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61년부터 지금까지 내려온 배구부의 전통이 체계적으로 잡혀 있고, 선수들의 사생활 또한 곧 교육이기에 훈련 외 시간에 생활을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꼭 운동할 때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라며 “새벽 운동을 하는 이유는 서브와 서브 리시브 훈련을 통해 배구의 가장 기본적인 운동을 실시함으로써 조직력 강화는 물론, 강화된 조직력은 곧 빠른 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선수들의 학교 등록금.. 도움의 손길들 전해져 이렇게 훌륭한 지도자 아래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선수 배출과 우수한 성적을 도출하고 있는 남성고 배구부에도 힘든 상황은 있다. 그것은 남성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되면서, 체육특기생인 배구부 선수들이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 특성상 특기학생에게는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아 선수들이 운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등록금을 부담해야 했다. 남성재단 남성학원과 남성고는 배구부 선수들이 꿈을 포기 하지 않고 운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재단과 학교의 지원은 있지만 그래도 많이 부족한 상황. 이에 김은철 감독은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운동부 선수들이라면 다 체육특기생으로 분류해 장학혜택을 받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은 특기생으로서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재단 이사장님과 학교장님 등 선수들을 위해 등록금 지원을 해주시고 계시고, 익산배구협회 등 지역사회에서도 선수들을 위해 영양보충 등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 남성고 배구부의 앞으로의 목표는 오는 10월 16일부터 강릉에서 개최되는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토대로 전국체전 6연패는 물론, 앞으로 개최되는 전국체전을 종횡무진 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김은철 감독은 “지금 당장의 목표는 10월에 열리는 제96회 전국체전에 전라북도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우승을 달성해 전국체전 6연패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국에서 최초로 5연패를 달성한 우리 배구부는 앞으로 내년은 물론, 나아가 앞으로 개최되는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달성해 연패기록의 신기록을 세워 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전국체전 5연패라는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 가고 있는 남성고등학교 배구부. 앞으로 다가 오게 될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달성해 신기록을 세우고, 그것을 통해 자신감을 갖은 선수들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를 재패하게 될 모습을 기대해 본다. 강정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