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전국체전 출전.. 우수성적 도출 우수선수 배출.. 국가대표 및 프로팀 힘든 운동 인식.. 선수수급 애로사항
익산 유도계의 자존심, 40년의 긴 전통을 바탕으로 전국을 종횡무진 누비는 원광고등학교 유도부. 지난 10일 찾아간 교내 체육관에는 포항 동지중·고, 대전 명석고, 목포 청호중 등 전국 각지 학교들의 전지훈련으로 인해 100여명이 넘는 유도 선수들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원광 파이팅하자! 파이팅!”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유도 선수들과 연습 대련을 펼치고 있던 원광고 유도 선수들은 우렁차게 기합을 외쳐가며 서로에게 힘을 싣고 있었다. 체육관은 100여명의 선수들이 전부 다 훈련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선수들은 50여명씩 나뉘어 2개조로 연습대련을 진행해 나갔다. 1개조가 10분가량 연습대련을 실시하면, 나머지 1개조는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벽에 밀착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거나,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유도기술을 떠올려 가며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호각소리와 함께 먼저 시작한 조의 대련이 끝나자, 벽에 붙어 있던 선수들은 일제히 매트 위로 올라와 상대선수를 찾기 시작했다. 다양한 체급들의 선수들이 모여 있기에 각 학교 유도부 코치진은 선수들 서로에게 맞는 체급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각자의 선수들은 자신들과 맞붙게 될 대련상대가 정해지자 상대 선수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건낸 뒤 곧바로 자세를 취했다.
연습대련이 시작되자 양 선수 사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양 선수는 가슴 높이까지 올라온 손에 모든 정신을 집중한 듯 보였다. 각 선수는 상대선수 도복의 깃을 잡기 위해 손을 뻗어가며 깃을 낚아 채려했다. 한 선수가 깃을 잡으려 손을 뻗자 방어 선수는 들어오는 손을 곧바로 옆으로 툭 쳐내며 방어를 했다. 알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양 선수는 원을 그려가며 빈틈을 노려나갔다. 이윽고 한 선수가 상대 선수 도복의 깃을 잡아채자 깃을 허용한 선수 또한 곧바로 상대 선수의 깃을 낚아챘다. 기술을 걸기 위해 양 선수는 분주하게 발을 움직였다. “왼손으로 깃을 잡았으면, 오른손은 뭐해야겠어? 공격 들어갈 준비를 미리 해야지!” 옆에서 대련을 지켜보던 코치진은 양 선수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깨지 못하고 있자 곧바로 지도에 나섰다.
코치진의 지도를 받은 선수는 곧바로 오른손을 뻗어 상대 선수 도복의 깃을 잡았다. 이어 양손으로 도복의 깃을 잡은 선수는 상대 선수의 가랑이 사이로 다리를 밀어 넣고는 깃을 잡은 양손을 자신의 어깨로 당겨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공격을 받은 선수는 몸 깊숙이 파고든 공격을 막는 것은 역부족해 보였고, 이내 강풍에 뿌리가 뽑힌 나무처럼 몸이 들어 올려 진 채 바닥으로 떨어지며 짧은 공방전이 마무리됐다. ◇ 전국대회 우수성적 도출.. 프로선수 및 지도자 배출 지난 1975년 창단한 원광고등학교 유도부는 매년 전국대회에 출전해 체급별 우수한 성적은 물론, 실력 있는 프로선수 및 유능한 지도자를 배출해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1학년 7명, 2학년 7명, 3학년 8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된 원광고 유도부는 2013년 제41회 춘계 전국 중고연맹전 무제한급 1위, 제84회 YMCA 전국유도대회 +100kg 1위, 제38회 전북 회장기 유도대회(겸 94회 전국체전 전북2차 선발전) -60kg, -66kg, -81kg, -90kg, -100kg, +100kg, 무제한급 1위, 단체전 우승, 2013 홍콩 국제 청소년 유도대회 -73kg, -81kg, -90kg, +100kg 1위, 제41회 추계 중고 전국 중고연맹전 무제한급 1위, 제38회 교육감기 유도대회(겸 제95회 전국체전 전북1차 선발전) -66kg, -73kg, -100kg, 무제한급 1위, 단체전 우승, 2014년 제39회 전북 회장기 유도대회(겸 제95회 전국체전 전북 최종선발전) -66kg, -73kg, -81kg, -100kg, +100kg, 무제한급 1위, 2015년 용인대 총장기 전국유도대회 단체전 준우승 등 이외에도 매년 전국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도출하고 있다. 또한 원광고 유도부가 배출한 선수 중에는 수원시청 이성호 선수, 경남도청 김영주 선수, 대구시청 고자람 선수, 현 용인대 4학년으로 매년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있는 김재윤 선수 등이 실업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경기대 체육학과 천길영 교수, 수원대 체육학과 조형수 교수, 현재 원광고 유도부를 이끌고 있는 구상회 감독 등 후학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상회 감독은 “우리 유도부는 전국에서 비교해봤을 때 중상위권 정도에 속하는 것 같고, 최근 단체전에서 2~3위의 기록을 다수 세우고 있어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졸업한 선배들이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기에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느끼며 본인들도 ‘잘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 익산 유도계의 미래.. 전국을 재패할 인재들 원광고 유도부에 가면 익산 유도계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유능한 인재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 그 선수들이 바로 한찬규, 조성민, 한석봉 선수이다. 한찬규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체중 감량을 위해 유도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한 선수는 유도관에서 전라북도 대회 출전을 권유해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유도부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한 선수는 “꾸준히 운동에 매진해 국가대표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경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부모님께서 TV로 보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조성민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경력이 가장 긴 선수이다. 유도선수 출진 아버지 밑에서 자란 조 선수는 자연스럽게 유도에 입문하게 됐고, 좋은 대학교에 진학해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것이 목표이다. 한석봉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친구와 함께 유도관을 같이 다니게 되면서부터 유도를 시작하게 됐다. 한 선수는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해 실업팀에 가서 프로선수로 활약하는 것이 목표이다. 구상회 감독은 “이 선수들은 기능적인 면에서 우수한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탈하지 않고 조금만 열심히 운동에 매진한다면 국가대표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평했다. 특히 원광고 유도부는 짧은 시간동안 몸 안에 있는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훈련시간이 길지는 않다. 대게 선수들은 방학기간에는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학기 중에는 6교시가 끝나는 방과 후 시간인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까지 운동에 매진한다. 구 감독은 “운동시간은 짧지만, 짧은 시간동안 많은 힘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라며 “시합 시즌이 다가오면 훈련양도 많아지고, 체급을 맞추기 위한 체중감량으로 선수들이 많이 지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이탈자 없이 끝까지 운동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선수들 사이에 규율은 엄격하지만, 친한 형·동생 사이처럼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어려운 선수수급.. 학교 측 지원 나서 원광고 유도부는 원광중 유도부로부터 선수수급을 받거나, 유도 체육관을 직접 방문해 운동에 재능이 있거나,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통해 선수를 수급 받는다. 그러나 힘든 운동이라는 인식 탓에 선수 수급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현실. 구상회 감독은 “과거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엔 ‘운동부는 끼니라도 잘 때운다’라는 인식 때문에 선수 수급에 애로사항이 많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힘든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운동을 하려하지 않고, 학부모 또한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고 해 전국적으로 선수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광고 유도부는 선수수급의 어려움이 많지만, 긴 전통을 자랑하는 유도부에 대한 학교 측의 관심과 지원은 아낌없이 이뤄지고 있다. 구 감독은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학교 관계자분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녕할 수 있게 됐다”라며 “부족한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시에서 지원하는 체육인재양성 사업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내다 봤을 때 양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앞으로의 목표와 행보 원광고 유도부의 앞으로의 목표는 오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이상을 획득하는 것이다. 구상회 감독은 “전국체전은 1체급당 1명만 출전할 수 있는데, 유도 9체급 중 우리 학교 선수들이 5체급 대표로 선발돼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5명이 이번 대회에 나가는 만큼 금메달 1개 이상을 획득해 학교의 위상을 드높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매년 개최되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도출하고 있는 원광고등학교 유도부. 우렁찬 기합소리 만큼이나 혈기왕성한 선수들의 모습 속에서 전국대회 전 체급을 석권해 학교의 명예와 나아가 익산시의 명예를 드높이게 될 모습을 기대해본다. 강정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