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소이한 지원 벗어나, 차별화 된 감성서비스로 자극

서류상 전입늘리기 아니라 실질 출생아 수 증가에 주력

여성보육과·보건소·육아종합지원센터 통합 연계 필요

“시에서 뭔가 다양하게 하고 있는 걸로는 아는데, 일단 지원받기가 불편하고 지원이 일시적이라 실제로 피부에 와 닿지 않아요.” 모현동 A씨(38, 여)

“아이 둘을 키우는 직장맘인데 출산휴가는 고사하고 생리휴가 쓰는 것도 아직 눈치가 많이 보이는 게 현실이에요. 여성으로서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회가 그래요.” 송학동 B씨(39, 여)

“보건소에서 난임 치료나 임산부 건강관리를 해 주는데, 지원 대상에 해당돼 혜택을 받으면 좋지만 주위 많은 엄마들이 잘 모르기도 하고 아는 엄마들도 가짓수에 비해 별로 도움 되는 게 없다고들 합니다.” 동산동 C씨(35, 여)

“익산시가 이제야 출산장려금을 올린다고 하는데, 인근 완주나 전주, 군산, 김제 등 다른 지자체가 이미 다 하던 것들을 뒤쫓아 가는 거라 특별한 혜택이라 느껴지지 않아요.” 남중동 D씨(22, 여)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익산시 0~39세 인구는 매년 줄고 있고 40~100세 이상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익산시의 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출생자 수)은 2000년 1.580명, 2005년 1.211명, 2010년 1.337명, 2015년 1.341명으로 들쭉날쭉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5년 1.337명을 기준으로 할 때, 전국 출산율 1.239명보다는 양호하지만, 전북 출산율 1.352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매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많은 인구시책 중 출산율 제고는 실질적인 지역인구 증가와 부가적으로 소비와 정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긴요하다. 지역 활성화 측면에서 효과만점의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갈수록 아동청소년층 인구보다 노년층 인구가 많아지면서 10년 이후 급속한 고령화가 예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생인구를 늘리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시의 인구정책 방향이 실거주 미전입자를 전입시켜 서류상 인구 늘리기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출산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은 무엇인지와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효과적인 시책을 발굴·추진하는 데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할 이유다.

지난해 8월 ‘익산시 인구 현주소와 인구증대 방안’ 연구결과를 내놓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속적인 인구감소 추세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익산시에 남은 시간은 길어야 20년”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익산시의 인구정책이 20대 청년인구의 유출을 방지하고 출산율 상승을 기반으로 해 출산·교육·취업·양육을 포함해 지역선순환구조를 갖추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출산 및 보육, 다자녀 지원, 임신 의료 지원, 여성의 일·가정 양립 지원 등이 특정 연령이나 대상에 한정되지 않고 전 방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시민들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다양한 출산장려 시책들과 관련해 가임여성과 임산부,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감성서비스 제공이 요구된다.

임산부가 철분제 하나 받으려 해도 관련서류가 필요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녀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본인이 지원대상인지 필요사항은 무엇인지 등 관련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유아 보육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시청 여성보육과와 ▲산모와 신생아 건강관리나 한방 난임 지원, 영양플러스 등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 ▲각종 행사를 통한 가정양육 및 어린이집 지원, 보육교직원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 간 유기적인 연계 내지 대시민 창구 통합이 필요하다.

타 지역과 대동소이한 출산장려 시책이 아닌 차별화된 감성서비스는 ‘익산에 가면 출산장려금 등 지원뿐만 아니라 출산에서 양육까지 모든 지원체계가 원스톱으로 잘 돼 있다는 인식 형성’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곧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익산’의 토대가 된다.

◇ 일시적인 지원만으로는 역부족.. 경제적 불안 해소로 지속가능 담보해야

익산시민들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및 직장 불안정’이다.

2016년 익산시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 원인은 경기침체 및 직장 불안정인 44.4%를 기록했고 자녀 양육의 어려움이 31.6%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15.6%, 개인주의 확산 4.8%, 초혼연령 상승 3.4%, 기타 0.1% 등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제고를 위해 필요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41.9%가 ‘출산비·양육비 지원 확대’라고 답했고, 출산·육아휴직 후 노동시장 복귀 지연이 13.6%, 보육시설 확충이 13.1%, 육아휴직제 확대 및 근로형태 유연화 10.2%, 의무교육 확대 9.8%, 산후도우미 지원 확대 5.1%, 양성평등문화 확산 3.6%, 불임부부 지원 확대 2.4%, 기타 0.5% 등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인 출산장려 시책만으로는 아이 낳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시책이 요구된다.

익산시는 이를 위해 올해 ‘결혼·임신·출산·육아가 행복한 익산시 만들기’를 목표로 5개 분야 51개 사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출산친화 환경 조성 및 지역사회 인식개선을 위해 ▲미혼남녀, 예비부부, 신혼부부 교육 등 시민인식 체감 제고를 위한 교육 ▲민·관·기업체간 네트워크 구축 및 출산장려 협약체결 ▲돌봄 출산장려 릴레이 캠페인 전개 ▲결혼 가치관 변화 유도를 위한 아빠랑 행복캠프 등을 추진하고, 결혼·주거하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해 ▲신혼부부 행복주택 공급 ▲다주택 공급시 다자녀 가정 가산점 부여 등을 시행한다.

또 건강한 임신을 위한 보건·의료 환경 조성을 위해 ▲태교음악회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임산부 등록관리 및 영양보충제 지원 ▲임산부 280 건강관리비 지원 등을 실시하고, 출산·양육하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해 ▲출산장려금 지원 확대 및 여성장애인 출산비용 지원 ▲다자녀 가정 다둥이 가족 축제 ▲다자녀 가정 지원(차량 취득세 면제·감면, 육아용품 지원, 인사 우대 등) ▲선천성대사이상 검사 및 환아 관리 ▲모유수유 사업 ▲3자녀 이상 가정 한방첩약 지원 등을 추진한다.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보육·돌봄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가족친화기업인증 확대 ▲시간제보육서비스 확대(시간 연장, 야간보육실 운영) ▲장난감 대여실 운영 및 찾아가는 택배 ▲육아 숲 체험 및 가족놀이 축제 ▲아동 건강지킴이 사업 ▲아이 돌봄 및 가족육아 공동나눔터 운영 등을 추진한다.

◇ 출산 가능한 젊은 층 유인 위한 파격적인 시책과 공격적 마케팅

이처럼 올해 추진하는 5개 분야 51개 사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획기적인 정책 발굴 및 추진으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사례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8월 ‘익산시 인구 현주소와 인구증대 방안’ 연구결과를 내놓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하토야마 뉴타운은 ‘사립보육원 보육비 절반 이상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도쿄에서 다시 유턴하는 30대 부부의 경우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또 노미시는 소도시 3곳이 통합된 곳인데, ‘임산부의 병원비와 0~18세까지의 병원비 전액을 지원’하고 ‘기저귀·분유 상품권 제공 등의 육아정책’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

하마다시는 ‘임신부터 출산 후 1년까지 실버센터에서 도우미 파견’으로 보육지원과 노인일자리 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고, ‘청년 정착 주택제도로 20년 이상 살면 주택 무상양도(25년 이상 상면 택지까지 무상양도)’, ‘육아품앗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