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정 대표이사

올해는 김대중, 노무현을 잇는 3대 민주정부(문재인)가 출범한 해입니다. 18대 정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임기를 다하지 못한 채 중도하차하여 갑작스럽게 맞이한 새 정부입니다. 촛불 정서가 낳은 사변은 국민의 고른 지지를 받는 문재인 대통령으로 승화되었습니다.

그 새 정부가 출범한지 열흘째 되는 5.18이 소통신문의 창간 8주기를 맞이하는 날입니다. 지역신문으로서 소통신문은 새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을 살피는데는 여러모로 불리합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복원을 바라는 시민들의 뜻은 지역의 경계를 초월합니다.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노동시장 확장 같은 시대적 소명 이행은 모든 시민들이 함께 새 정부에 내린 명령입니다. 소통신문은 새 정부에 향하는 시민들의 열망과 함께 균형잡힌 보폭으로 간단없이 내일을 향해 걸어가겠습니다.

소통신문은 '진보언론'이라는 수식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언론은 사실 이분법적 틀 안에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안정'과 '발전'은 공존의 가치입니다. '안주'만을 고집하며 '도전'을 부정한다거나, '변화'만을 추구하며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사회적 불안이 최소화 된 내일은 보수와 진보의 협력으로, 혹은 진보의 무리없는 견인으로 열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수는 도태 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불안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파수꾼이며 한때 진보였던 기억을 지닌 주체들입니다.

진보가 늘 환영 받지만은 않습니다.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타협하지 않고 배제하는 속성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낡은 것을 파괴하고 그 위에 새로운 것을 건설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보는 '불의'로 매도 될 대상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로 앞서 나가는 길라잡이이며, 장차 보수가 되어 진보의 속도를 조절할 주체입니다.

그래서 소통신문은 균형을 중시합니다. 우리사회의 병리현상 대부분은 '지나침'에서 비롯합니다. 그렇지만 치우침을 가늠하는 기준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사회의 중심 가치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합니다. 쌍방 분쟁 주체가 지닌 선악의 무게도 정해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현장 속에서만 가치의 이동을 관찰 할 수 있고, 분쟁의 해법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통시적 관점'은 소통신문이 지향하는 좋은 저널리즘의 도구이고, 소통신문은 더 나은 그것을 갖추기 위해 현장에서 더불어 부대끼며 현장을 고민합니다.

더 넓고 더 깊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넓은 곳에서는 끊임없이 조망지점을 찾고 깊은 곳에서는 저돌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파고들겠습니다. 변질 되어서는 안 될 태도입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이라도 흐트러져서는 안 될 태도는 시민의 관점을 놓치지 않는 것 입니다.

언론이 추구하는 가치가 시민의 이익일 때,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습니다. 꿈 많은 여덟 돌 소통신문은 존재의 이유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언론이 되겠습니다. 소통신문에 따뜻한 마음을 보태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독자 제현님들께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하는 언론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