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8일 창간한 소통신문이 어느덧 400호를 맞이했다. 언제나 시간과 공간에 맞는 균형을 제일의 가치로 삼고 시민들의 눈과 귀가 돼 8년이 넘는 시간을 지역과 함께 호흡해 온 것이다.
특히 지역 언론으로서 지역의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고민하면서, 현장을 통해야 문제를 직시할 수 있고 해법을 모색할 수 있으며 생생한 정보전달이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부지런히 발로 뛰며 다양한 현장을 살펴 왔다.
이번 400호 발행을 맞이해 특별기획으로 지난 2015년 5월 26일 300호부터 2017년 6월 12일 399호까지 2년여 기간 동안 소통신문이 다룬 내용 중 익산 지역발전을 위한 주요 성장동력 및 당면현안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짚어보기로 한다.
◇ 제3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예산확보 여전히 숙제
삼기 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공사 문제는 2010년부터 시작돼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는 숙제다.
당초 총사업비 1,604억원은 올해 1월 문화재 시굴, 사후환경, 환경영향평가, 물가변동 등을 이유로 1,629억원으로 조정 통보됐다. 이중 국비 809억원과 도비 27억원은 모두 확보됐지만, 시비 부담분 793억원 중 이번 추경을 통해 확보된 100억원을 합한 267억을 제외한 526억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익산시는 정치권과의 공조는 공조대로 실무진은 실무진대로 국비 추가지원에 집중해 왔고 담당과장 공로연수 연기라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여전히 낭보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소통신문은 사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문제점 분석, 대안제시를 위해 지난 2015년 6월부터 신년 기획보도 등 10여 차례에 걸쳐 사안을 집중보도했다. ‘산업단지 분양 활성화’와 이를 통한 ‘부채문제 해결’을 꾀할 수 있는 진입도로 개설의 당위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국비 추가 확보를 위해 익산시가 더욱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보다 전방위적인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익산시의 계획과 정치권의 전망, 정헌율 시장 취임 이후의 상황 등을 조명해 왔다.
◇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 책임규명은 묵묵부답
2014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공사개시 후 민원에 따른 중단 결정’으로 인해 시민혈세와 행정력 낭비 등의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게 된 이 사안 역시 하수찌꺼기 감량화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10년 넘게 오락가락하며 땅에 떨어진 행정 신뢰도 회복과 그간 행·재정적 손해에 대한 명확한 책임규명, 국비반납 및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대책마련, 시범사업 선정의 불확실성 해소 등이 그것.
소통신문은 2006년 익산시가 한국환경공단과 사업추진에 관한 위·수탁 협약을 체결한 이후 줄곧 공법선정과 악취문제 등에 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중지와 재개를 반복해 온 과정을 지속적으로 탐사 보도했다.
민선6기 들어 사상 초유의 중단 사태가 벌어진 이후만 하더라도 20여 차례의 보도가 이뤄졌고, 2015년 5월 300호 이후에만 해도 10여 차례의 집중보도를 통해 사안을 짚었다. 행정의 입장표명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여론은 물론, 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개토론회 등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그 목소리를 담아 그대로 전달했다.
특히 관련보도에서 매번 소통신문은 120억원이 넘는 국비가 반납되고 36억원이 넘는 기성금이 날아가 버리고 2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마저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명확한 책임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행정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 시간이 흘러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흐지부지 될 우려가 크다.
◇ 광역상수도 전환 문제.. 일단 수면 아래로
시민 삶의 직결되는 먹는 물 문제였던 만큼, 사회적 관심이 컸던 광역상수도 전환 문제는 일단 익산시가 민선6기 동안에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민선6기 들어 불거진 ‘물 주권’ 문제로 인해 익산지역은 한바탕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집행부와 시의회는 심각한 갈등양상을 보였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정확한 정보제공과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요구했다.
그러다 정헌율 시장 입성 이후에는 격앙됐던 분위기가 다소 수그러들었고, 현재 시의 공식입장은 민선6기 동안에는 이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민선6기 이전까지는 줄곧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상수도에 대해 쓸데없는 불안을 야기했던 독단과 독선이,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커다란 시민혼란만 불러일으키고 행정력만 낭비한 긁어 부스럼이 된 셈이다.
◇ 역사적인 세계유산 등재 연간 관광객 100만명 시대 준비 시급
지난 2015년 7월 4일, 익산의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이 포함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백제고도로서 익산이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의 진정성과 보편적 가치가 전국을 넘어 세계로부터 당당히 인정받은 것이다.
소통신문은 역사적인 이 사건을 계기로 삼아 역사문화관광 분야의 획기적인 전환점 마련을 지속적으로 행정에 주문해 왔다.
현재 익산시는 미륵사지 관광지 조성, 백제왕도 핵심유적 복원정비, 옥룡천 옛물길 회복, 이주단지 조성, 고도 이미지 찾기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가시화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미륵사지석탑 보수정비, 국립익산박물관 건립 등의 상황도 시간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
소통신문은 그동안 진행 중인 사업들의 차질 없는 추진과 함께 타 지역과의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고 익산만의 특색을 알릴 수 있는 차별화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익산의 경우 공주와 부여 등을 포함하고 있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인지도가 가장 낮기 때문에 우선 차별화된 홍보정책이 절실하다. 또 공급자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수요자 중심의 ‘스토리두잉’으로 전환해 기존 보존중심의 문화유산관리정책을 보존과 활용의 조화를 통해 문화유산의 현재적 매력을 높여야 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 서동축제.. 지역 대표 자리매김 아직 ‘역부족’
전국에 내놓아도 모자람이 없는 지역 대표축제로서의 모습을 기원하며 매년 특집형식으로 보도하고 있는 서동축제 관련 기획보도는 소통신문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다. 서동축제를 담당하고 있는 문화관광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을 정도다.
소통신문은 해마다 축제 준비과정의 모습을 그리며 성공적인 축제를 기대하고, 축제기간 동안 현장에서 직접 축제를 즐기고 살피며, 축제 이후에는 더 나은 축제를 위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문화관광과나 문화재단이 마련한 토론회나 포럼을 놓치지 않고 현장에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담아 전달했고, 성공적인 축제 개최를 위한 방안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킬러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또한 현 문화재단에 일임하다시피 하고 있는 준비과정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고, 상설 축제추진위원회 등 탄탄한 사전준비와 이를 통한 성공개최의 방안을 제시했다.
다양한 시도와 노력에도 불구 혹평을 받은 올해 축제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금마 개최 3회째를 맞이했지만 한시적인 축제준비조직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며 집중도 부족과 접근성 불편 등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은 채 막을 내렸다.
우선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접근성 확보문제 해결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 및 예산지원, 매년 반복되며 집중도가 떨어지는 프로그램 대신 흡입력 있는 킬러콘텐츠 개발, 시간대별 프로그램 안내 및 넓은 축제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프로그램과의 시간 조율을 통해 효과적인 방문객 동선의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 축제 성공 노하우를 가진 전문 인력의 육성과 최소 1년 전부터 전문 인력을 활용한 전담조직의 구성이 요구된다.
◇ 흔들림 없었던 촛불 ‘시민승리’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켜진 촛불이 익산에서도 흔들림 없이 도심 한복판을 수놓았다. 때로는 비바람을 맞으며, 때로는 살을 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으며 꺼지지 않았던 촛불은 올해 3월까지 4개월여 지속됐다. 다시 보기 힘든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이게 나라다. 이게 민주다. 이게 역사다”
탄핵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 또는 토요일에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주권자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가치를 되새기며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고, 우리나라 전반에 독버섯처럼 뿌리내린 기득권 정치와 답이 보이지 않는 정치판 그리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민심이 여실히 드러냈다.
가족·동료·친구 등등 손을 맞잡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질서 있는 모습으로 촛불과 거리를 지켰다. 유모차를 대동하고 나온 가족들과 초등·중학생 자녀 손을 붙잡고 나온 부모들, 나름의 생각을 적어 만든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나온 학생들 등 각양각색의 모습들이었지만, 그 목소리만은 하나였다.
◇ 연이어 터진 환경문제 조속한 후속조치 및 행정신뢰 회복 필요
이밖에 발암물질 매립장으로 전락해 버린 낭산 폐석산 지정폐기물 불법매립 사태, 함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문제, 왕지평야 축사 집단화 문제, 익산지역의 고질적 문제인 악취, 최근 불거진 미세먼지 문제 등 지역의 환경문제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로 판단, 심층보도를 통해 관련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행정 불신을 낳은 대규모 환경오염 사태에 대해서는 행정의 입장표명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관련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지면을 마련하고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법 마련을 촉구하는데 주력했다.
고질적인 악취와 관련해서는 왕궁 축산단지의 주요 악취배출시설의 운영상 문제, 서부권 영명농장 개선을 위한 송학지구 전원마을 조성사업, 1·2산업단지 공장 악취 문제, 동부권 환경기초시설 악취배출 문제 등 지역 전역에 걸친 현안을 두루 살피며 심층 보도함으로써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시민의 건강권을 책임져야 할 행정의 각성을 촉구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