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농업인구 수용 가능한 여건 마련.. 4차 산업 혁명 대비
상향식 농업 연구·개발 확대.. 민자 투자 기반 조성할 필요
민선 6.5기의 최대 역점사업인 ‘농업행정수도 건설’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민선 6.5기가 도농복합도시로서 요구받는 농업의 위상제고의 기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행정의 비효율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조직을 분할했으나 지역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좌초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정헌율 호는 북부권 청사를 신설하고 농정국을 설치한 만큼 반드시 정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실패할 경우 지역갈등만 심화시키고 북부권 주민들에게도 큰 상처를 안겨주는 후유증의 책임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통신문은 농업행정수도의 허와 실을 짚어보고, 농업행정수도를 위한 조건과 방향성을 살펴 익산 농업의 도약에 미력을 보태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Ⅰ 개황
Ⅱ 조건
Ⅲ 방향성
◇ 태생적 한계
익산시는 북부권 농업행정수도 건설의 첫 발걸음을 내딛은 올해 농정국 신설과 혁신과제 발굴 추진 등으로 여념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농업분야에 힘이 실리는 것은 확실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지만 장차 농업행정수도라는 완성된 모습에 다가가기엔 부족한 점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농정국은 농업 발전에 국한된 정책 추진 기구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단순히 1개 국 단위 부서의 역할에 머무르기 때문에 농업정책의 발굴 추진에는 기능상의 문제가 없지만 종합행정기구로서 지역 전체의 발전상을 제시하는 역할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정헌율 시장의 농업행정수도라는 청사진이 비단 농업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농업은 사람이 하고 농업을 영위하는 사람은 농촌에 살아간다. 그 주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미래 농업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기반이며 농업행정수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일 것이다.
◇ 농촌의 혁신
익산시가 바라는 농업의 혁신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농촌의 혁신이다. 농촌이 변화하지 않고서는 농업행정수도로의 발전가능성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농촌의 변화는 혁신적인 정주여건 확보에서 시작된다. 주택의 경우 실제 농업이 이뤄지는 현장과의 거리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복합적인 주거 공간을 제시하는 동시에 최첨단 기능성 주택의 우선 보급 등의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동시에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 도시와 가까운 농촌, 교통이 편리한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
도농복합도시이자 교통이 편리한 익산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교육과 의료, 쇼핑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 공급도 필수다. 젊은 인구의 유입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점이다. 특히 교육의 경우 정주여건의 중요한 선택지가 되고 있으므로 교육을 특화하는 것이 곧 농촌을 혁신하는 길이다.
농촌의 혁신을 위해서는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 마을마다 자연스럽게 형성됐던 생활공동체이자 경제공동체였던 정신을 복원해 협동조합이나 공동농장 등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연환경의 보존 및 관리다. 함라 장점마을과 낭산 폐석산 등 농촌지역이라고 환경오염의 위험에서 빗겨갈 수 없는 실정이기에 더욱 환경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만 한다.
◇ 4차혁명 시대 준비
익산시 농정국이 출범 이후 다양한 혁신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뛰고 있지만 그 발걸음이 더디게 느껴지는 이유는 공조직이라는 한계에서 비롯된다.
이에 단일 조직이 선두에 서서 농업분야를 선도하기보다 민간이 스스로 나서서 혁신산업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데 행정력을 쏟아 부어야 할 필요가 대두된다.
중국의 대기업 알리바바는 농촌의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온라인 마켓 플랫폼 ‘타오바오’를 농촌에 보급하고 있다. 전국에 지원거점을 세우고 젊은 인력을 양성해 농촌에 파견하는 등 농촌의 혁신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농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례다.
현재 농업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나노기술, 생명공학, 빅데이터, 3D프린터 등 첨단 기술과 기술의 융합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단일 행정조직이 육성 분야를 선정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기업의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행정이 맡은 임무라는 게 더욱 적절하다.
그러므로 익산시 북부권 농업행정수도가 장차 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정국의 한계에서 벗어나 종합행정기능을 보유한 강력한 행정기관으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는 익산시 혁신 의지가 필요한 때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