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에 대한 책임감으로 선택한 길.. 전북도당 이끌어 호남정치 변혁을 만들 것 다짐
익산시를 협동조합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공약 실천 중.. 유시민 작가와 각별한 인연
정의당은 지난 6월부터 전국동시당직선거를 통해 새 당대표 선출을 비롯해 조직을 새롭게 정비했다. 이 가운데 정의당 전라북도당 위원장에는 권태홍 협동사회경제연구소 대표가 단독으로 출마해 95.24%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됐다. 권 위원장은 정의당 1·2기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진보진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익산을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지역에 내려와 익산지역에서 협동조합 관련 운동을 펼치고 있는 유력 정치인이다.
시민사회 운동을 비롯한 진보진영에서의 정치활동이라는 화려한 이력에 기대지 않고 지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향인 익산에 내려왔다는 그는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에도 자신이 약속했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젠 전라북도의 정의당을 이끄는 책임까지 안게 되면서 더욱 눈코 뜰 새 없어졌다. 내년 전국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을 전북의 제1야당으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소통신문은 권태홍 위원장을 어렵게 만나 권 위원장이 걸어온 길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그리고 그가 품고 있는 소소한 생각들을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권 위원장은 시종일관 소탈한 미소와 함께 진솔하게 인터뷰에 응해 줬다.
▷ 기자 :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줘 감사하다. 항상 그렇게 바쁘면 좋은 남편이 되기 힘들 텐데.
▶ 권 위원장 : 아내가 함께 노동운동을 했던 1년 후배다. 나는 군산의 ‘우민주철’에, 아내는 익산의 ‘후레아훼숀’에 위장취업해 활동했던 적도 있다. 그렇게 공유한 경험이 서로 이해하는 데 뒷받침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또 그늘이 짙어지는 부분도 있다. 내가 정치활동에 참여하면서 항상 같은 정당에 참여해 함께 하고 있다. 지금은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데 오히려 애틋하고 신선한 변화를 느끼고 있다.
▷ 기자 : 중앙정치권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었음에도 고향 익산에 내려온 계기는 뭐였나.
▶ 권 위원장 : 살면서 큰 계기가 몇 번 있었다. 첫째는 83년 대학에 입학해서 첫 시위에 참가한 날이다. 다음은 냉전붕괴 이후 노동운동이 해체되던 시기에 홀로 남아 고군분투하던 시기였다. 그 고독했던 시절이 지금까지 활동하는데 큰 자양분이 됐다. 그리고는 군산에서 시민운동에 몸담게 되면서 공개적인 활동을 시작했을 때다. 그 경험으로 지역에 대한 경험을 쌓게 됐고 지역과 자치, 분권이라는 것에 집중하게 됐다. 이후 시민운동의 한계를 넘어 정치의 변화를 꿈꾸게 됐고 그렇게 정치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정당도 만들어보고 중앙에서 정치활동을 지속해왔으나 결국 처음 가졌던 지역에 대한 고민, 지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내 길이라는 생각으로 고향에 내려오게 됐다.
▷ 기자 : 첫 시위 참여의 기억이 선명하겠다.
▶ 권 위원장 : 4월 19일 열린 시위였다. 그래서 선배들이 가명으로 ‘일구’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지금도 선배들은 일구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다. 나는 4.19정신을 이어 운동하라는 뜻으로 품고 있는 이름이다.
▷ 기자 : 중앙정치에 진출할 생각은 없었나.
▶ 권 위원장 : 솔직히 없었던 것은 아니나 국민의당이 창당되며 정의당이 어렵게 된 마당에 비례대표를 고집하지 않고 애초에 서울로 올라갈 때 생각했던 마음대로 지역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심상정 대표도 지역 출마를 권유하고 여러 무게중심이 지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익산에 내려오면서 다시는 올라가지 않고 익산에 뼈를 묻겠다는 마음으로 내려왔다.
▷ 기자 : 익산을 협동조합의 메카로 만들고자 활동하고 있는데.
▶ 권 위원장 :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가 중요함을 믿고 있었고 현재와 다른 경제활동의 대안으로 협동조합을 생각했다. 지역사회의 신뢰를 형성하면서 지역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것이 협동조합이라고 판단해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익산시를 시작으로 전라북도 타 시군으로도 확대될 수 있도록 도당에서 사회적경제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앞으로 지역에 협동조합 생태계를 조성하고 확장시키며 질적으로도 향상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기자 : 인기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만들었다고.
▶ 권 위원장 :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의당을 알리기 위한 고민 끝에 당에서 가장 유력한 ‘입’들을 모아보자는 생각에 유시민 작가를 찾아가 설득했다. 그래서 노회찬 대표, 진중권 교수와 함께 방송을 만들었는데 그게 대박이 났다. 그게 정의당을 알리는 효자상품이 됐다. 매회 1백만 다운로드가 넘고 총 1억 건의 다운로드가 넘는 히트상품이 됐다.
▷ 기자 : 유시민 작가와 각별한 인연이다.
▶ 권 위원장 : 2004년 참여정치연구회의 사무처장을 맡아달라던 게 유시민 작가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조직에 몸담고 있으며 서로 격의 없이 지낸다. 유 작가 취미가 세 가지인데 축구, 낚시, 당구다. 유 작가와 당구를 치면서 보니 말발과 승부욕이 대단하더라. 작년 총선 때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익산에 내려온 것도 그런 인연에서 응원을 해준 것이다.
▷ 기자 : 전북도당을 알릴 새로운 콘텐츠가 준비되고 있나.
▶ 권 위원장 : ‘정치카페’를 보면 우리 당의 역량은 결국 당원들이다. 전북에도 그런 훌륭한 당원들이 많다. 지금까지는 긴밀하게 그런 역량을 모으지 못했다. 그래서 당원들이 가진 전문적인 지식과 콘텐츠를 모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매우 고민하고 있는 주제다.
▷ 기자 : 내년 지방선거의 목표가 전북 제1야당이고, 각 지자체 기초의회 입성이다. 그를 위한 전략이 무엇인가.
▶ 권 위원장 : 중앙당 차원에서 지역에 후원회를 조성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 50억의 후원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좋은 후보들이 정치를 하고 싶어도 물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에너지가 넘치는 당원들이 많다. 그런 당원들의 정치권 참여 기회를 돕기 위한 감당 가능한 비용문제 해결 등의 방안 등이 있다. 두 자릿수 득표 및 모든 시·도 의회에 입성하고 단체장도 1곳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기자 : 위원장님의 직접출마 가능성도 있나.
▶ 권 위원장 : 정의당은 한 팀이다. 한 팀 정의당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당내와 상의해서 필요하다면 서로 역할 배치가 될 것이다. 도당위원장으로서 어떠한 필요한 일이 발생하느냐에 따라 거기에 맞도록 해야 할 준비가 돼 있다.
▷ 기자 : 각 정당과 공개된 정책경쟁을 하겠다고 했는데.
▶ 권 위원장 : 정당의 헌법적 의무 중 국민들의 요구를 정책화하는 것과 좋은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다. 현재 그런 역할이 충분치 못하지만 향후 전북의 각 당과 함께 공개적인 정책 현안 토론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거절하더라도 집요하게 요구하고 시민들 앞에 서자고 할 것이다. 그러면 거절하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정당의 원래 기능을 하도록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 기자 :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좋은 책을 소개해 달라.
▶ 권 위원장 : 매일 책을 읽음으로서 사고력이 굳지 않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협동조합과 관련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좋은 책들이 많다. 문학으로는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운다’ 등을 읽었는데 존재를 어루만지는 무거운 질문이 크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 기자 : 만약 아들이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겠다고 한다면.
▶ 권 위원장 : 얼마든지 그래도 좋다. 그런데 같은 길은 없는 법이니 내가 걸어왔던 길과는 다른 길일 것이다. 지금은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그 학문에 대해서도 흔쾌히 응원해주고 있다. 지금은 햄버거 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 자유롭게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 기자 : 익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권 위원장 : 현재 익산에서 의료협동조합이 태동할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당파를 초월해 지역사회의 많은 참여가 이뤄지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 올 12월에 발족해 내년엔 조합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개설될 예정이다. 시민여러분께서도 익산시 최초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얼마든지 참여도 가능하니 언제든지 문의해주시기 바란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