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컬과 스킨케어를 겸비한 입지전적인 이력 소유자 
"나에게는 더이상 꿈이 없습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고, 이런 나날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 꿈이라면 꿈이겠네요" 취업률 100%를 자랑하는 전주기전대학교 메디컬스킨케어과 이동초 교수(48세, 익산시 신동)는 그렇게 자신에게는 꿈이 없다는 반어법으로 매일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내보였다. 다만, '학교에 있는 한 학생들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게 꿈'이라는 이 교수는 입지전적인 이력을 지녔다. 그는 원광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22년 동안 재직했고, 외래 피부과 병원에서 12년을 근무했다. 극한의 응급상황에 노출된 나날이었다. 그런 긴장의 연속 선상에서 그는 피부미용학 석사와 보건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런데 이동초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성형외과 내의 피부관리실 같은 곳에서는 피부미용학 뿐만 아니라 보건학을 겸비한 간호사들이 필요하게 됐다. 병원 업무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병원들이 늘어난 것이다. 대학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같은 수요에 부응해야 했고, 이동초는 새로운 커리큘럼에 안성맞춤의 조건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가 2012년에 기전대학 메디컬스킨케어 학과 교수로 임용되는 전기는 그렇게 변화된 시대가 마련해 줬다. 마치 선견지명을 지닌 사람처럼 새 시대의 주목받는 능선에 선 그는 꿈만 같은 나날을 현실로 인식하기 위해 더 성실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는 학교 일에만 전념합니다. 수업시간의 약속이나 친구들과의 연락같은 사생활은 일절 사절하고 있죠. 그것이 제가 하늘이 준 선물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또, 야근 아르바이트나 문란한 생활로 결석하거나 지각하는 학생들에게 매 시간 단위로 모닝콜을 하는 교수로도 교내에서 유명하다. 덕분에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던 학생들도 그의 교감을 중시하는 수업방침과 애정어린 마음에 점차 동화됐고, 지금은 결석이나 지각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 큰 틀에서 같은 학과는 전국에서 3곳 뿐이고, 체계적이고 활성화된 대학은 기전대학 뿐이다. 거기에 이동초가 기여한 바가 크다. 과거 보건학 교수나 미용학 교수들이 1년 이상 그 자리에서 버티지 못햇던 것을 감안하면, 복수 전공자 이동초는 지난 3년 동안 학교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오고 있는 것이다. 복수 전공의 수요는 여러 분야에서 늘고 있다. 기전대학 학장이 의료 업계의 누구를 만나든지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이동초를 자랑거리로 삼는 이유다. 이동초는 수업이 끝나면 병원 관계자들과 교류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장학금을 부탁하고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새로 생긴 우리들정형외과에서 장학금 약속을 받고 겨울에 실습생들을 받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그는 좀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이 쓰이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던 간호사 생활을 견뎌낸 힘이 깔려있으리라. 훈련된 것인지 우러나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자신의 행복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삶의 중심 축이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근무할 적에는 가운을 입을 때 민원이 없기를, 환자가 돌아가는 일이 없기를 기도했었지요. 긴장감을 정도로 말하자면, 소변을 너무 참아서 소변에 늘 백혈구 수가 과도하게 섞여있었다는 것일 거예요. 하지만 전 한 번도 불행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병원 근무 시절에 친절 코디네이터로서 친절 강사를 했던 것은 다른 사람들 눈에도 그렇게 보였다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저는 스트레스라는 걸 맛있게 먹는 사람 같아요" 이동초의 관심은 여전히 학생들에 머문다. "대개 이쪽 분야에 있는 학생들이 근성이 부족하고 잘 포기하는 경향을 보여요. 면접 볼 때, 뽑아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던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뻔뻔스러울 정도의 자신감이 필요한 것 같아요" 대체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이 쪽 세계로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 나약하고 의기소침한 것은 그런 영향이 아닐까. 이동초는 생각한다. 그래서 틈 날 때마다 푼수처럼 행동하고 농담하기를 즐긴다. 학생들이 동화되기를 바라서다. 그는 자신을 통해 '초심에 자신감을 더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사람 좋아하는 이동초는 외롭지 않다. 연락하면 즉각 달려 올 친구가 최소한 다섯명은 넘는다. 자신이 이룬 가족은 그의 행복을 확인하는 결정판이다. 남편 어경준(48세)은 외조의 마왕이고, 딸 혜정(20세)과 아들 창규(14세)는 올곧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 이동초는 "이런 행운이 없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며 겨운 행복을 어쩔 줄 모른다. 그 덕분에 경황이 없는 중에도 자기관리를 잘 할 수 있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나 온전히 자신을 풀어 놓을 수 있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는 낙천적이다. 어떤 문제에 봉착해도 내일이 되면 씻은듯이 해결되는 일이 많다는 믿음이 있다. "사실 자기 능력으로 정작 할 수 있는 일은 조금밖에 안되지요. 자기도 어쩔 수 없는 걸 힘들어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치지요. 그래서 저는 자꾸 내려놓는 것 같아요. 그러면 뜻밖에 잘 풀리는 거예요" 이동초는 마주 앉은 내내 행복했다. 하늘은 스스로 행복한 자를 행복하게 하고,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한 자에게 그 과실을 기꺼이 내놓는다는 걸 역설하는 몸짓으로. 공인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