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통합력 높이고 갈등 최소하는 정치 대안 모색에 앞장 
"내가 꿈꾸는 정치는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정치입니다. 지금처럼 정치가 중앙에 예속된 상태로는 풀뿌리 지방자치란 허울좋은 구호에 불과할 뿐입니다. 정치는 시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합니다. 지역민들이 당리당략의 희생양이 되는 구조는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와 우리단체가 '시민운동'이 아닌 '시민정치운동'을 펼치는 건 그것이 '새로운 정치'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익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사무처장으로 12년 동안 활동하다가, 정치에 입문해 다시 12년 동안 익산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한 뒤,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48세, 부송동) 대표는 자신과 단체의 방향성을 그렇게 설명했다. 그가 무소속으로 세번이나 내리 시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늘 시민들의 일상 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초선 때는 열심히 발로 뛴 시민운동 결과였고, 재선과 3선은 그가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시민들과 함께 정서를 공유하고 지역적 공감대 확장에 전력투구한 결과라고 그는 생각한다.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인을 생각할 때, 일단 당선되면 잘 보이지도 않고 연락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나는 시민들 눈에 잘 띄었던 거죠. 길거리에서 민원인들을 많이 만났었던 건 주민들이 늘 돌아다니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지요. 길거리 민원이 접수되면 즉각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손문선이 말하는 3선 비결이다. 시민들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들으며 생활상을 교감하지 않고는 시민들 마음에 이름을 새길 수가 없다. 그는 새정치의 가능성을 거기에서 발견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좋은정치시민넷'은 새 정치세력 역할을 자임한 단체다. 시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도록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고 참신한 정치인을 양성하는 일에 대해 손문선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경험은 효과적인 수단과 창출하고 성과를 극대화하는 자양분이다. "다양한 정치세력이 지역에서 활동해야 합니다. 그들이 지역 의제를 평가하고 새 비전을 제시하며 중앙정치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중앙에 집중된 정치체제 아래선 지역 문제에 대한 시민적 평가나 검증, 그것을 위한 학습이나 훈련이 전혀 없었습니다. 좋은정치시민넷은 그 필요를 충족하려고 합니다" 좋은정치시민넷의 슬로건 '주민한테 배운다'는 그런 목적과 저변을 함축한다. "지역단체들을 만나 삶의 현장 활동내용들을 듣고 고민을 공유하며, 그런 소통과 공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면서 150여 명의 회원들이 배우는 것이 실로 많았습니다. 피상적이지 않고 실질적인 대안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삶 속에서 정치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계기가 되고있기 때문입니다. 좋은정치시민넷의 회원들은 앞으로 지역사회를 끌고 갈 참신한 일꾼으로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정치시민넷은 또, 지역의제를 찾아 발제·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회원 스스로 공부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런 학습과 훈련은 중앙정치로 인해 상실한 지역정치의 자생력과 주도력을 회복시켜 줄 것이다. 좋은정치시민넷은 올해 지자체가 추진하는 광역상수도 전환, 소상공인들의 현실과 지원방안, 지방자치 개혁방안, 호남고속철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같은 지역의제들을 공론화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역 문제는 외부에서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지역인들이 해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역량은, 주민들 속에서 배우며 지역의제를 연구하고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강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역에 거주하는 활동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여는 것도 현실적인 해법을 중시해서다. 좋은정치시민넷은 또, 지역정치가 함께 성숙하는 단초를 마련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얼마전 우리는 익산시의회에 의정활동을 인터넷으로 중계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이는 시민들이 의회를 가까이에서 감시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의원들과 행정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지방자치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또 익산시 예산안을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 분석해 발표했는데, 지자체 견제와 우리들이 학습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계와는 무관한 이타적 삶에서 행복을 찾는 그의 아내는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나보다 통이 큰 것 같습니다. 시의원 계속하면 직업시의원 되겠다 싶고, 신인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생각에 가능성이 희박한 도의원에 도전할 뜻을 비쳤을 때, 아내는 '도전해야지, 그런 걱정하면 아무것도 못해'하더군요" 손문선이 시민단체 활동가였을 때 노동단체 상근자였던 아내 황인정은 결혼한 뒤에도 박봉으로 생활했고, 그런 삶에 단 한번도 불만을 토로한 적이 없다.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지희(16)와 하람(8)이도 독립적으로 강하게 자라주고 있다. 좋은 사람, 실망 안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손문선에게서는 도저한 강물에서 일어난 맑은 바람의 냄새가 짙었다. 공인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