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란 주민이 지역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하며, 책임지는 제도를 말한다. 주민의 직접 참여를 강조하는 풀뿌리민주주의의 정신이 바로 주민자치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각 읍·면·동에서 구성돼 활동하고 있는 주민자치위원회가 바로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들을 찾아 해결하는 이들이 있기에 이 사회가 성숙한 민주사회로서의 기틀을 다지게 됐다. 또 지방분권이 가속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주민자치의 기능과 역할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주민자치위원회의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익산시 29개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찾아가 생생한 자치 현장을 소개하며 소통하는 한편 익산시민들에게 주민자치와 민주주의의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 서로가 서로를 위해

“주민자치의 현장을 찾아 널리 소개하겠다는 소통신문의 기획에 크게 공감합니다. 우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에서도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의 윤길우 회장이 넉넉한 미소로 반겨주며 얘기했다. 윤 회장은 모현동의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올해 2월 28일 익산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으로 취임해 활발한 자치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익산시는 29개 읍·면·동에서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각 위원장들은 다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회장 윤길우, 이하 협의회)를 구성해 익산시 전체 주민자치의 목표와 방향설정 및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스스로 삶의 질 개선 노력해야

마을과 마을이 ‘연결’되는 세상

협의회는 매월 정기적인 회의를 열거나 필요시 임시 회의를 소집해 운영되고 있으며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발표회, 한마당 체육대회, 주민자치위원 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 개최, 주민 참여형 사업 실시,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방 사업 등을 펼쳐나간다. 또한 익산사랑 장학금 기부 및 지역 홍보, 봉사활동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윤 회장은 “자치는 말 그대로 주민들이 우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가는 것으로 시작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직접 생활 속 삶의 질을 가꿔나가며 공동체 정신까지 함양시킬 수 있는 게 지향하는 점이며 위원장협의회는 그런 생활 속 자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서로 논의하고 협력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 봉사의 마음, 기회는 넓게

각 읍·면·동에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는 주체가 되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주민자치 활동이 열악한 상황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치와 관련한 예산과 권한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물론 행정에서도 주민자치에 대한 인식도가 낮은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각 주민자치센터는 종합적인 자치활동에 주력하기보다 여가와 복지센터 위주의 활동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자치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과 행정적 권한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윤 회장은 “막상 와보면 할 수 있는 사업이 없으니 힘이 빠져버려서 오히려 주민자치의 역량을 더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우리 위원님들께서는 오로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 강력한 주민자치의 길

“지방자치를 비롯해 주민자치는 앞으로 점차 중요도가 높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특히 우리 지역의 젊은이들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윤 회장은 젊은 자원의 발굴과 지원이 지역을 이롭게 하는 힘이 된다고 역설하며 자치의 시대를 위해 젊은 일꾼에게 기회를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시에서도 그런 기회의 장을 열어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봉사의 정신이 바로 자치 정신

젊은 일꾼 일하는 기회 만들자

정부는 계속해서 지방분권과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위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3년부터 ‘주민자치회’를 전국 31개 읍·면·동에서 시범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위원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형태의 제도로 행정기능 중 고유 행정업무를 제외한 주민생활과 밀접한 업무 협의를 비롯해 주민자치업무 및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자치 기구다.

주민자치회가 구성되면 지역대표 위원들은 현재 주민센터가 수행하는 복지와 여가업무 이외에도 지역의 개발과 지역자원 활용, 초등학교 통·폐합, 투자유치 등에 대한 협의·심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고 휴양지 관리, 공공시설 운영 등의 위탁 업무도 수행 가능하다.

윤 회장은 “자치의 강화는 필수적인 시대적 요구임에는 틀림없고 그럴수록 주민자치위원회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며 “모쪼록 시민여러분도 활동을 바라보는 것에서 떠나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살기 좋은 내 마을, 살기 좋은 익산을 가꿔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