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민들에게 전하는 인사말씀.

▷ 안녕하세요. 지면을 통해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고향이 완주군인 만큼, 익산은 제게 친숙한 지역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어릴 적 기억만 되새겨 봐도 익산은 ‘교육명문도시’였습니다.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교육도시의 명성을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익산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 공직에 입문 후 교육정책분야에서 주로 활약했는데.

▷ 공직 초기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근무했고 교육부 정책분석과장, 교원정책과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 2개월 전라북도교육청 부교육감을 역임했다. 부교육감 4년 2개월은 교육부 역대 최장수 직무수행 기간으로, 초중고 교육행정의 최고 전문가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교육부 재직 시절에는 직업교육훈련법, 자격기본법, 한국직업능력개발원법 등 소위 ‘직업교육 3법’ 제정을 주도했다.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때는 현장교사의 수업개선 참여 유도, 학교 관료시스템 개편, 특성화고 육성과 마이스터고 전환 등 미래교육을 예측하는 굵직굵직한 교육정책을 선도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4년 6개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교육관으로 재직할 때 선진국 교육제도를 두루 경험했다.

▶ 교육현장에서 변화를 이끌어낸 점은.

▷ 고교 수업개선, 학교관료제 개편, 직업교육 활성화, 교원 역량강화 및 사기진작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장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보고자 하는, 평생 가져온 소망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였다.

먼저 고등학교에서의 수업 변화에 도전한 일이다. 시군별로 가장 규모가 크면서 지역의 중심이 되는 학교부터 시작했다. 수업변화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제가 직접 현장 선생님들에게 강의하면서 인식의 변화를 꾀했고, 운영 예산 등 단위학교에서 필요한 지원을 병행하면서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업개선에 대한 선생님들의 인식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변화의 장벽이 높았던 대규모 고등학교에서도 ‘상시수업공개’하는 교사가 크게 늘었다.

▶ 익산의 교육여건과 나아갈 방향

▷ 익산은 예로부터 호남의 인재들이 모여든 교육도시였다. 그러나 다른 지역들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오히려 익산의 인재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익산은 사통발달의 교통이 발달돼 있어 인재들이 몰려들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좋은 교육환경을 갖춘다면 예전의 교육도시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익산은 ‘혁신교육특구’로 지정돼 새로운 교육도시 부활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

혁신교육특구 운영은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함께 소통과 협력의 공동체 구축으로 지역 교육력을 향상시켜 교육 중심도시로서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학교 교육활동 지원 강화를 통한 자기 주도적 삶을 살아가는 학생의 존엄한 성장을 도모해 학생·학부모 등 지역 주민의 교육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진된다.

익산혁신교육특구를 통해 특성화된 교육인프라 구축으로 시민과 학생이 만족하는 교육도시의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다.

▶ 전북의 교육을 진단해주신다면.

▷ ‘혀뿌리에 바늘 박힌 준마(駿馬)’라고 표현하고 싶다. 전북교육은 여건만 갖춰지면 세계 최고의 수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몽의 야윈 말이 생각난다. 전북교육의 뿌리 깊은 곳에 바늘 하나가 박혀 있는 것 같다. 제도적, 행정적으로는 안정되어 있고 교육행정과 관련된 비리도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초학력 미달률이 전국 최고에 달하고 학교폭력 증가율과 청소년 자살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다.

여기에 중앙정부와의 불통으로 인한 엄청난 교육재정 손실의 안타까움도 있다. 그러나 독선과 불통으로 인한 갖가지 난관 속에서도 전북교육의 뿌리는 흔들리지 않았고, 교육의 큰 줄기는 학교현장의 탄탄한 시스템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전북교육의 혀뿌리에 박힌 바늘만 빼내준다면 이내 천리마가 되어 훨훨 달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전북지역 교원의 수준과 학생들의 재능은 최고 수준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더욱 체계화된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전북교육은 전국 최고, 아니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유아교육에서부터 고등학교 까지 무상교육실시를 공약으로 발표했던데.

▷ 맞다. ‘유아교육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교육과정의 무상교육을 통해 전국에서 교육여건이 가장 좋은 전북을 만들어 가겠다. 이를 통해 전북의 교육경쟁력을 강화해 ‘세계적인 교육도시로서의 명성’을 만들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유치원의 학부모 부담을 국공립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교육의 첫 출발점부터 우리 아이들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유아교육의 무상교육이 중요하다.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OECD 국가 대부분이 실행하고 있는 교육복지 정책이다. 전북의 경우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지역적으로 소외돼 있는 만큼, 무상교육을 통해 미래세대에게 과감하게 투자하는 교육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 전북을 진로교육특구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 전북을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진로교육특구'로 지정해 대한민국 진로교육 1번지로 만들어 가겠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의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새로운 지식을 빨리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입시매몰적인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혁신적인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코딩교육 등 소프트웨어 교육실시 ▲진로체험 특화교육 활성화 ▲내신 절대평가제 기반의 고교학점제 안착 ▲창의성, 예술, 공감능력 향상 교육 ▲교육특구와 지역경제를 연계해서 지역인재양성 등 지역사회발전과 맞물려 갈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

▶ 교육감 출마에 대한 각오 및 전북교육의 비전

▷ 무엇보다 학생이 수업을 포함한 학교교육활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북교육은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의 꿈과 하루도 행복하다. 교사가 즐거운 학교에서 교육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가르침이라는 본연의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교단, 학생 인권과 선생님 인권이 함께 존중받는 풍토, 고단한 교사의 ‘쉼’을 배려하는 제도 등이 정착되어야 한다. 교원평가제나 차등성과급처럼 ‘눈 가리고 아웅’하는 근시안적인 교육정책은 더 이상 미래교육의 틀이 될 수 없다. 교사와 학교를, 그리고 학생을 믿어주고 안아주고 밀어주는 사회, 그 속에서 열정으로 피어나는 따뜻한 교육만이 새로운 문명세상을 활짝 열 수 있는 것이다.

학력신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학교 본연의 임무이기도 하다. 학력은 지적 적응능력으로써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이고, 세상을 끌어안을 원동력이다. 학교는 어떤 명분으로도 이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정완창 기자

[미니 인터뷰]

황 호 진

1. 취미가 있다면?

별칭이 ‘요남자’다. ‘요리도 할 줄 아는 남자’라는 뜻이다. OECD 대한민국대표부 교육관으로 프랑스에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우게 됐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요리는 ‘돼지등뼈 김치찜’이다. 두 딸들이 “아빠 요리 최고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울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

2. 집안에서의 교육은 어떻게 하셨는지.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식이다. 그러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서 배우게 되는 것 같다. 교육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교육자가 모범을 보일 때 학생들도 스스로 따라오게 된다.

3.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

나를 멘토로 삼아 엄청나게 따랐던 영어교육과 학생 2명이 생각난다. 아마 그때도 교육에 대한 나의 열정이 넘쳤던 것 같다. 그 학생들은 내 한 학기 강의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기말고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졸업과 동시에 임용시험에 합격해 선생님으로 발령이 났다.

4. 만약 교육현장을 떠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요.

교육현장을 떠난 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학력]

-용봉초, 용진중, 전주고

-한양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합격

(대학 3학년 재학 중, 교육직 1호)

-한양대대학원 교육학과 졸업

-고려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박사과정수료

[경력]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부 과학교육과,

과학기술과, 전문대학학무과

산업교육총괄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교육관

-노무현 정부 교육부 교원정책과장

-경희대 초빙교수

-전북대, 목포대 사무국장

-전라북도교육청 제14대 부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