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대회서 91.6% 찬성, 서명운동 돌입.. 33% 반영 목표

원광대학교(총장 김도종) 학생들이 올해 10월경 치러질 차기 총장 선거에 현 간선제 선출방식이 아닌 학생들의 직접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총장직선제를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원광대 제49대 총학생회(학생회장 유희승)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학교법인 원광학원의 총장직선제 수용 촉구 결의안’이 참석한 대의원의 91.6%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49대 총학생회의 공약이기도 한 ‘총장직선제’는 이번 결의안의 가결로 인해 원광대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 총학생회는 이달 3일부터 캠퍼스 곳곳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총장직선제’의 반영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원광대 학생들이 요구하고 있는 ‘총장직선제’는 대학교를 책임지는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반영시키려는 제도다. 2011년 이전에는 대학 구성원 중 교수들만이 투표를 통해 총장을 뽑았다.

이후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아예 총장직선제가 폐지됐고 이후 대부분의 대학에서 간선제가 실시되고 있다.

원광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교수 7인, 직원 3인, 법인 3인, 교단 2인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에서 공모한 총장후보들을 심사하고 이들 중 3~5인을 법인 이사회에 추천하면 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심사결과 1위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총장으로 선출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법인 이사회의 입맛에 따라 총장이 선출되는 방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폐단을 없애는 한편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총장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총장직선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총학생회의 주장이다.

원광대 총학생회는 학교 구성원인 교수와 교직원, 학생의 의견이 고루 반영될 수 있도록 각각 33.3%의 의견이 반영되는 제도가 정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총장 후보자들이 학생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학생들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등 학생들이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정농단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은 이화여대(총장 김혜숙)에서 지난해 최초로 총장직선제가 시행됐다. 학생의견이 단 8.5%밖에 반영되지 못했지만 학생들이 직접 총장을 뽑으면서 전국 대학으로 그 불길이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 고려대와 단국대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도 ‘총장직선제’를 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성신여대는 이달 4일 ‘총장직선제’ 도입을 결정했다.

원광대 학생회도 당장 올해 말 치러질 차기 총장선거에서부터 새로운 총장선출방법을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선출 방식을 결정하기만 하면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학생회 측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총학생회는 교수협의회 및 교직원노동조합과 뜻을 모으는 한편 학생들에게는 서명을 받으며 관심을 모을 방침이다. 만일 법인 이사회가 거부할 경우 집회를 여는 등의 물리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원광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서명을 받기 시작한 첫날 700여명이 서명을 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며 민주적 절차에 의한 총장 선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전국 대학에서 불어오는 민주적인 총장 선출제도를 도입할 기회가 올해이며 당장 다음 총장 선거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