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회 동안 해외와 국내에서 지자체가 주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성공시킨 사례와 함께 파산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번 회에서는 사례들의 성공과 파산 요인을 도출하고 이를 통하여 익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자체 파산을 초래한 요인■

파산사례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자치단체장의 무능과 독단ㆍ부패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회와 토착세력들의 부도덕성과 무능력도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시정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원하는 유권자의 참여의식 결여라고 지적되고 있다.

이들 요인들이 모여서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고, 지자체 내부의 조기경보기능을 파괴하였다. 결국 지자체의 재정악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앙정부의 보조금이 감소하면서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

지자체가 파산하는 과정에서 지역경제의 침체는 당연한 결과였다. 한편 파산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자체 채무 규모와 지자체의 지방공기업 경영실태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여러 가지를 시사하고 있다. 

■지역경제 회생의 성공요인■

지자체의 경제 활성화는 거의 대부분 지자체의 혁신에서 시작되었다.  먼저 유능한 자치단체장의 활약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구체적인 비전을 실행할 전략과 추진력 △시민사회단체와의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능력 위주의 인사정책 △교육을 통한 문제해결능력 배양 중시 △예산의 효율성 강조 △타지역 및 중앙정부를 상대로 하는 우수한 교섭력 등의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고도의 도덕성을 견지함으로써 지역의 총체적인 혁신 주도가 가능했다는 점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단체장의 리더십은 공직사회를 정화함은 물론 창의적인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공무원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주민과 기업에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절감된 예산은 주민과 기업에 대한 서비스 향상은 물론 전략적으로 선택한 성장동력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되었다.

이를 통하여 먼저 기존 지역산업의 활성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축적된 지역역량을 바탕으로 외부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하였다. 또한 국가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를 개발함으로써 지역경제 전반을 활성화시켰다.

■지역경제 회생 비결은 ‘협치’■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이해관계의 복잡성은 지역의 경제주체 모두가 변화에 대처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협치의 과정에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 

협치(協治)는 단체장, 지방의회, 주민,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기업 등 지자체 구성원 사이는 물론 중앙정부 및 타지자체와도 이뤄져야 한다. 

협치가 이뤄지면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각 주체들 사이에서 강력한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며, 집단지성을 통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협치 분위기를 누가 어떻게 조성하는가 하는 것이며, 성공사례들을 보면 유능한 단체장이 주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유능한 단체장을 선택할 수 있는 유권자들의 의식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Amazing Iksan을 기대하며■

익산시의 영문 로고는 ‘Amazing
Iksan’이다.‘놀라운’ 또는 ‘굉장한’ 익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본지는 익산시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서 반드시 이 ‘놀라운’ 비전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단체장은 신뢰자산을 구축하라

단체장에게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 의사소통능력, 예산운영능력, 추진력, 인사관리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신뢰의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 신뢰자산 구축에 단체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국내외 모든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승진관련 금품수수비리로 최근 익산시 관련공무원들이 유죄 판결 및 구형을 받은 사건은 소통부족과 비리의혹으로 많은 갈등을 겪었던 다른 사건들과 함께 단체장의 도덕성과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단체장의 신뢰를 잃으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극히 어렵다.

>>공직사회를 혁신해야 한다

장성이나 함평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공직사회의 부단한 자기계발과 현장 중심의 one-stop 서비스를 통해서 지역경제활동의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예산을 균형적으로 수립하고 사후평가시스템을 활성화하여 낭비를 배제함으로써 자체적인  투자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공직사회가 혁신을 하면 단체장과 의회의 무능과 독단, 부패를 견제함과 동시에 재정충실화를 기할 수 있다. 

익산의 예를 들면, 웅포골프장, 보석박물관, 쓰레기처리행정 등 지역갈등과 예산낭비를 초래하였던 많은 문제점들에 대한 책임이 상당부분 공무원과 의회에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경남 함안군의 6급 공무원(현재 5급)이 지역발전을 위해서 헌신적인 노력을 한 사례를 살펴보자. 이 공무원은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공단 조성과 기업 유치에 주력하였고, 함안군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시스템을 수정하는 노력을 기울여서 2년 동안 550개의 기업을 입주시켰다. 

그 결과 지역경제가 활성화됨은 물론이고 감소하던 인구가 1년 동안 무려 2천5백여 명 증가하는 쾌거를 이룬 사실은 익산시 공직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으로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익산시와 같이 예산과 인력이 제한적인 중소지자체는 소수의 전략방향을 선택하고 지역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지자체는 다수의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와 역량 축적을 통해서 특정분야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구축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연관된 분야를 다시 육성하는 전략을 취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국가가 전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함으로써, 자체예산 투입을 최소화하고 관련된 인프라를 일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익산시도 재정상태를 고려하여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채 발행에 주민투표를 실시할 정도로 무분별한 사업추진을 경계하고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 

>>먼저 기존산업부터 챙겨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국내외 사례들을 보면, 외부기업 및 국가지원사업 유치에 앞서 지역내 기존산업의 창의적인 회생을 모색함과 동시에 지역의 강점을 찾아서 산업화하려는 노력을 찾아볼 수 있다. 

외부기업을 유치하려면 산업단지 조성과 유치활동에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된다.  반면에 그동안 지역에 공헌하였던 기존산업 육성은 보다 즉각적이고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어서 실업과 인구유출을 방지하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적이다. 

따라서 익산시는 농업을 위시하여 기존산업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경기도 하남시의 경우 시 예산을  신용보증기관에 출연하고 출연금의 12배를 지역소상공인에게 금융 지원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익산시도 예산을 절감하고 다양한 지원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기존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존산업 육성에 성공한  지자체가 외부기업 유치에 더 큰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회적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많은 지자체가 급속한 고령화, 빈곤층의 증가, 일자리 감소, 사회적 서비스 수요증가 등에 따른 복지지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사업의 지자체 이양으로 인하여 지자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서비스와 특화된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면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이 효율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지원되는 자원과 대비할 때 그 효과가 매우 크고, 또한 직접 생산활동을 하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우 유용한 시스템이다. 

익산에도 ‘사랑의손길 새소망’과 ‘스마일우렁각시’와 같은 사회적기업 인증업체가 있지만 타지역에 비하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서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와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생산성 있는 사회적기업의 육성을 전개하여야 한다. 

아울러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서 익산지역에서 취약한 사업서비스분야를 제공하는 형태의 사회적기업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매번 말이 많은 지역축제 및 각종 이벤트 등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를 이런 사회적기업을 통해서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기획연재를 마치면서■

여러 사례들을 통하여 지자체가 지역경제를 붕괴시키는 것은 쉽지만, 지역경제를 체질적으로 바꾸는 것은 몹시 힘들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지역지도층의 도덕성과 비전을 중심으로 지역이 뭉칠 때 괄목할 만한 지역경제 성장이 이루어짐을 확인하였다. 

풍요로워서 놀라운 Amazing Iksan이 되려면, 그에 앞서 자치권을  공정한 규칙에 의해 협력하면서 공유하는 Governance Iksan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