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와 수출장려를 위해 1973년 지정되었던 '이리 수출자유지역'이 37년만인 내년에 해제된다.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경남 마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지정되어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까지 표기되었던 '이리 수출자유지역'은 기존 입주기업들의 해제 찬성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리수출자유지역'은 1976년 귀금속 가공품을 수출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일반제조업체의 입주를 촉진하기 위해 조성된 복합산업단지로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들에게 전폭적인 세제지원을 하는 등 다각적인 육성.보호 정책을 펼쳐왔다.

이리시는 1970년 수출자유지역설치법이 제정된 이래 이리지방공업단지 조성 실시계획 인가를 건설부로부터 받아 1972년 이리지방공업단지 분양을 개시했다.

1973년 10월 8일 익산 지방공업단지 일부인 92만㎡와 지방공업단지 142만㎡ 중 50만㎡를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2000년 10월 6일 외국인 투자업체의 수출 및 고용의 감소로 인한 기능저하를 이유로 정부는 익산의 수출자유지역 해제를 결정하였다.

그러나 2002년 10월 익산상공회의소는 정부의 해제결정에 반대하여 재존치를 건의하였다. 2003년 정부는 익산수출자유지역 관내 거주하는 기업들로부터 존치 의향을 묻는 설문을 조사한 결과 94%의 해제에 찬성하는 의사에 의해 결국 2010년 모든 단지에 대한 매각을 완료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수출자유지역은 이리시와 익산군을 이리시로 통합한 1995년에는 익산수출자유지역관리소로 명칭을 변경하고 2000년 9월에는 익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으로 명칭 변경, 2000년 10월 6일 해지를 결정하였다.

2005년 10월 24일에는 익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을 군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으로 명칭을 변경, 2005년 11월 11일에는 익산국가산업단지(귀금속단지 포함) 관리업무를 한국산업단지공단 군산지사에 이관하였다. 내년에는 수출자유지역이 완전히 해지되면서 이와 관련된 연계업무는 군산지사로 전부 이관된다.

외국 자본과 노동력 결합된 경쟁력 주도
익산시의 존치 노력 전무, 책임론 초래
타수출자유지역, 산업구조 고도화 대응

그동안 '이리수출자유지역'은 반입된 물품에 대한 수입세 및 관세의 부과징수가 유보되었고 통상적인 세관절차가 생략 또는 간소화되어 왔다.

익산은 1970년도 정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의 노동력을 장점으로 내세워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고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서 외국의 원료를 수입, 지역 내에서 가공, 생산하여 전량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지정되었고, 보석산업과 섬유산업이 그 주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2006년 12월 기준의 경우 익산시에 위치한 이리수출자유지역에는 섬유.조립금속 등의 22개업체가 입주하여, 1010억 원에 달하는 상품생산과 1억 2,400만 달러에 달하는 상품을 수출하였다.

이리수출자유지역은 공업화 초기단계에서 외국인 투자와 양질의 저렴한 국내노동력을 결합시켜 한국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임금상승으로 수출자유지역 내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여러 외국인 투자기업이 동남아시아 등의 저임금국가로 투자방향을 전환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타지역 수출자유지역 내에서는 첨단기술 도입에 의한 산업구조 고도화 등의 대응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의 경우 이러한 첨단기술 도입이나 산업구조의 고도화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경쟁력이 약화됨에 따라 수출자유지역 해제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 무역관계자는 "수출자유지역 해지가 근본적으로는 공단 사람들에게 있지만, 익산시가 이에 대해 반대한번 하지 않고 전혀 대처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없어지는 것을 다시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것을 폐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수수방관하면서 자치단체에 손실을 초래한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익산시는 수출자유지역이 폐지되는 마당에 남의 집 불구경하듯 대처해왔다"고 탄식하면서, "있는거 폐지하는 마당에 새로 내주겠는가.

군산자유무역지구 직원들마져도 익산시장에 대해 비웃는다. 지금이라도 익산시가 이를 지적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 수출자유지역 존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