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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유산 파괴하는 아파트 개발

▲ 중앙동 교통지옥 부르는 부실 정책

협소한 공간에 아파트 3천 세대 집중, 폭증하는 교통량에 곳곳에 병목 구간
100억여원 투입해 공들인 익산문화예술의거리, 개발 붐에 밀려 소실 불가피

“누가 익산시를 신뢰하겠나”

중앙동 일대의 대단지 아파트 건설 러시에 따라 중앙로 등 간선도로의 교통지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또한 10여 년 동안 구축해 온 문화예술의 거리가 개발 붐에 휘말려 본색을 잃게 될 것이라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익산시 담당부서는 ‘아파트 건설’이 곧 도시발전이라는 도식을 내세우며 이에 따른 문화유산의 소실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익산시 중앙동 일대에 3천여 세대의 아파트 건설이 시행되고 있다. 익산시는 이 가운데 일부 사업을 승인했고, 대단지 아파트 사업승인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익산시의 부실한 교통량 검토에 따라 향후 아파트 입지 주변의 간선도로가 교통대란을 겪을 공산이 높다.

특히 중앙동 ‘영정통’은 익산시가 문화예술의 거리로 지정한 이후 10년 동안 100억원 가량의 비용과 수많은 전담인력을 투입하는 등 공을 들여왔는데, 지근거리에 대단지 아파트 신축을 허가해 돈으로 살 수 없는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여론이 거세다.

익산시는 중앙로변에 27층 주상복합 건물 신축을 허가해 줬다. 특히 LH가 시행하는 평화동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이하 평화지구)에는 1,382세대의 아파트 신축이 확정된 상태이고, 평동로7길 가(NH농협 중앙동지점에서 평화지구까지)에 신축될 ‘더 샵’ 아파트 규모가 1,336세대에 이르는 등 이 지역에 3,000 세대가 넘는 아파트들이 집중 될 예정이다.

‘더 샵’ 아파트 단지를 보면 평화지구와 ‘익산대로 10길(2차선 도로)’을 사이에 두고 연접해 있으며, 남북 축인 NH농협 중앙동지점에서 평화지구까지 약 550m, 동-서 축인 중앙생선가에서 NH농협 중앙동지점까지 약 100m로 구획된다.

익산시는 향후 이 지역에 집중되는 교통량 분산을 위해 평화지구와 ‘더 샵’ 아파트 사이의 ‘익산대로 10길’을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도로는 구 시가지를 동-서로 관통해 익산대로와 인북로를 연결한다. 익산시는 또 평화지구 사거리 ‘익산대로 10길’에서 NH농협 중앙동지점 부근까지 평동로 7길(중앙우체국 앞 도로)을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 남북으로 확장되는 평동로 7길이 NH농협 중앙동지점에서 멈추는 바람에 이 지점에서 북쪽 간선도로인 중앙로까지 50m 가량의 병목구간이 발생하게 됐다. ‘익산대로 10길’ 남쪽의 경우는 2차선 병목구간이 450m 가량 이어진다.

이에 따라 이 일대 상가와 주민들은 익산시의 안일하고 부실한 교통대책 비판에 입을 모으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상업을 영위하는 K씨는 “이 지역 길들을 보면 ‘평동로 7길’이나 ‘익산대로 10’을 제외하면 차량 두 대가 교차하기 어려운 골목들이 대부분인데 3천세대 아파트 신축허가를 거의 같은 시기에 검토하면서 주요도로인 ‘평동로 7길’ 남북에 병목구간을 방치하는 것은 교통량 예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이런 익산시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역 출신인 장경호 익산시의원은 “익산시는 중앙동 일대의 교통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 녹지, 주차 등 정주환경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 사전에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익산시는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농협 중앙동 지점 앞 뿐 아니라 평동로 7길 전체가 교통대란을 겪게 될 것이다”고 우려를 표명 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중앙동의 아파트 건설 바람에 문화예술의 거리가 소실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익산시가 그동안 원도심개발을 해왔지만 문화예술을 아무리 해도 하세월이고, 땅값이 비싸 인구가 안 온다”며 “교통문제는 일부 있겠지만 아파트들이 들어와 정주인구가 확보되면 상권이 활성화 되는 등 오히려 원도심이 활성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동의 뜻있는 시민들은 “익산역 앞 중앙동은 서울로 치면 광화문 같은 곳으로 익산의 상징적 시설이 들어오는 등 랜드마크 같은 게 생겨야 하는데, 익산시는 협소한 공간에 대단지 아파트 건설을 승인하면서 부실한 교통대책으로 이 일대를 교통지옥에 빠뜨리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익산시를 규탄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