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율, 시세 비슷한 전국 지방도시 중 1위‧도내에서 최고
상당부분 근시안적인 기존 인구정책 폐기 처분해서 비롯해
경쟁력 높일 정책 선택과 집중‧끈기 있는 추진의지가 필요

6.1 지방선거를 앞 둔 익산지역사회의 담론 중 가장 뜨거운 화두는 ‘인구 감소’ 문제다. 익산지역의 인구감소율은 도내에서 가장 높고, 시세가 비슷한 전국 지방도시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익산시의 인구는 지방자치를 실시한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해왔고, 감소율은 점점 증가해 왔다. 특히 민선 7기 정헌율호에 들어서는 폭발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의 상당부분은 전입 서류 숫자만 늘리는 기만적이고도 근시안적인 인구정책을 폐기처분한 것에서 비롯한다.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정헌율호의 책임은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위장전입을 통한 인구모집을 인사평가에서 중요한 실적으로 반영하던 임기 초를 감안하면, 기존의 틀을 깨고 인구정책 대안을 제시한 점 또한 적잖은 평가 대상이다.
관행적 인구 늘리기를 포기했을 때 닥칠 인구 붕괴의 충격파를 고스란히 감당할 용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정책방향의 전환이다.
민선 7기는 지난 2020년 말 기존에 추진해 왔던 사업들 중 4대분야 95개 사업을 추려 모아서 새 인구정책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이 인구정책은 실효적이지 못했고, 2021년 말에는 인구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청년 부문 등에 집중하는 인구정책 비전을 발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익산시의 민선7기 인구추이와 이를 분석한 시민단체의 대안 제시, 익산시의 정책이 서로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는 익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시사점이 될 것이다. 또 각 후보들이 제시 할 인구정책은 시민들의 선택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익산시는 축소일로에 놓인 여러 지방도시들 중 하나다. 익산시장 후보들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사안이 ‘백화점식 인기영합적 정책 나열’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일 정책 선택과 집중 그리고 끈기 있는 추진 의지’인 이유다.
<편집자 주>

같은 규모 도시 중 감소율 1위  

익산시의 인구는 민선 7기 3년 반 동안 무려 1만8,259명이 줄었다. 도내에서 가장 높은 인구 감소율이다. 인구 감소율 2위인 군산시(8,396명) 보다 두 배 이상(2.17배) 높고, 3위인 정읍시(6,628명) 보다 3배 가까이(2.75배) 높다.

익산시는 또 같은 기간 동안 인구 25만~35만 명 규모의 전국 12개 지방도시 가운데 인구 감소율 1위(-6.2%)를 차지했다. 거제시(–4.1%)가 인구 감소율 2위를, 군산시(3.1%)가 그 뒤를 이었다.

익산시의 2021년 말 인구는 27만8,113명으로 전년(2020년 말, 28만2,276명) 보다 4,164명이 감소했다. 월평균 347명이 감소한 꼴이다. 사망 등 자연 감소를 제외하면 1년 동안 2,645명이 익산시를 떠났다.

익산시민이 가장 많이 옮겨간 곳은 서울‧경기(1,149명) 지역이다. 도내에서는 전주(689명), 군산(152명), 완주(99명) 순으로 옮겨갔다.

“일자리와 교육여건 개선 급선무”

좋은정치시민넷(대표 손문선)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경기 등 타 시도로 떠난 인구 중 가장 많은 1,836명이 ‘직업’을 이유로 들었다. 전주‧군산‧완주 등 도내 시군으로 전출한 인구 중 가장 많은 349명은 주택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익산시에서는 1,292명이 자연 감소했는데, 2016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면서 자연 감소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좋은정치시민넷에 따르면 익산시 인구 자연 감소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출산 연령대 감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21년 익산시 연령대별 인구 변동현황을 보면 50대 이하는 감소했고, 60대 이상은 증가했다. 인구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연령대은 9세 이하로 전년 대비 1,652명이 감소했고, 40대가 1,625명, 20대가 1,205명, 30대가 1,077명 등의 순으로 각각 감소했다.

좋은정치시민넷은 9세이하 인구 감소 원인으로 출생아 수 감소 및 부모와 동반 전출을 들었다. 20~30대 인구 감소는 일자리 및 진학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40대 인구 감소는 30대 인구 감소로 인한 연령 상승기반 약화‧일자리‧주택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60세로 1,871명이 증가했으며, 다음으로 80대가 524명 증가하는 등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 전체인구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줄고 있어 획기적인 변수가 없는 한 인구 감소 추세는 계속 될 전망이다.

실질적인 정책으로 변환

익산시는 지난해 11월 말에 인구 비전 ‘행복플러스 익산 2630’을 선포했다. 2026년까지 인구 30만명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인구정책은 ‘숫자 지키기’에 사로잡혀있던 기존의 근시안적인 전략을 폐기처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고.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인구를 유인한다는 지속가능한 지표를 담아 기대를 모았다.

지역 맞춤형 청년 정책과 안정적인 정주 여건, 시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 지수를 향상시킨다는 게 그 골자다. 대학 진학에서 취업까지 돕고 청년문화특구를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12개 행복생활권의 촘촘한 인프라를 갖추는 프로젝트, 결혼과 출산을 지원하고 돌봄과 보육을 공적으로 책임지는 프로젝트, 귀농·귀촌을 전단계적으로 돕는 ‘익산형 연어 프로젝트’ 등이다.

이같은 익산형 인구정책은 지난 2020년 말부터 추진해 온 주택, 일자리, 출산보육, 문화환경 등 4대 분야, 95개 사업 중에서 간추린 중점 사업들이다.

익산형 인구정책 가운데 세대별 맞춤형 인구정책은 ‘국무총리’기관 표창을 수상하면서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출생보다 사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속에서 인구 감소폭을 대폭 줄인 결과다. 2019년 524명에 이르렀던 익산시의 월평균 인구 감소폭은 2020년 458명, 2021년 315명으로 줄어들었다.

KTX익산역 복합환승체계수립, 만경강 수변도시 조성, 제5산업단지 조성 등 민선 7기 이후 가시화하고 있는 여러 대형 시책사업들은 민선 8기가 이어받게 됐다.

민선 7기 이후 인구가 증가한 타 지역의 인구정책들을 비교해 보면 익산시의 인구정책에서 미흡한 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다만 인구정책의 성공사례들은 얼마나 비용을 집중하고 효율화 하느냐에 정책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인구 정책은 발굴과 선택 못지않게 그 운용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