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국토부의 형식주의 타파하고 지자체 손해 막기에 적극 나서야

기재부의 국유지 관리권을 국토교통부에서 이관 받으면 무상으로 국가시설 사업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데도, 국토교통부가 소관 사업대상 부지인 국유지 매입을 익산시에 떠넘겨 해당 사업의 난항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의 사정을 잘 아는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지자체의 손해를 강요하는 국토교통부의 형식주의 타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익산시는 함열읍 다송리 844-7번지 일원 16만6,250㎡에 관리동 등 건축물 3개동 및 체험코스 10종을 구축하는 ‘익산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시행될 이 사업에는 국비 270억원과 시비 110억원이 투입되는데, 설계비용을 비롯한 공사비·건설사업 관리비는 사업시행자인 국토교통부(한국교통안전공단)가 부담하고, 부지매입과 각종 영향평가 관련 예산은 익산시가 부담한다.   

대상부지는 국유지 5만1,546㎡(31%, 기재부 소유 일반재산 3만9,184㎡, 국토부와 농식품부 소유인 행정재산 1만2,362㎡)와 시유지 1,578㎡(1%), 사유지 11만㎡3,130(68%)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익산시는 지난 6월 초에 사업 대상 부지의 용도를 연구시설로 변경하는 등 토지매입을 위한 ‘익산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용역’에 착수했다.

그런데 기재부가 관리권을 가지고 있는 3만9,184㎡는 국유재산이기 때문에 관련법에 따라 국토교통부로 관리권을 이관 받아 소유 할 수 있다. 관리주체 이관은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절차도 간소해서 행정절차에 따른 비용도 거의 없다.

부처간 국유지 관리전환이 성사되면 익산시는 국유지 중 23%에 해당하는 3만9,184㎡에 대한 매입비용 25억3,0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부지 매입기간을 단축해 조기착공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지난 2022년 11월 국토교통부를 찾아 기획재정부로부터 대상 사업부지의 관리 전환을 받을 것을 요청했으나, 국토교통부는 해당 사업의 공모 제안 조건에 지자체(익산시)에서 국유지나 사유지나 상관없이 전체 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점을 들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익산시는 또 올해 4월과 5월 기획재정부를 찾아 대상 부지(국유지)의 관리권을 국토교통부로 이관해 줄 것을 건의했으나 “국토교통부에서 요청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거듭해서 들어야 했다.

익산시는 이 같은 중앙정부의 형식주의에 가로막히자, 김수흥 의원 등 정치권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다. 특히, 과거 국회사무처의 국토교통위원회 전문위원이었고 지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국토교통부의 사정에 밝은 김수흥 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익산시 관계자는 “김수흥 의원이 익산시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김수흥 의원이라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한 시민은 “25억이면 익산시 입장에서는 꽤 큰 돈이다”며 “중앙부처가 관리주체만 이관하면 전부 아낄 수 있는 돈이고, 부처간 관리전환으로 피해를 입는 주체도 없는데다 복잡한 절차도 아닌데, 지역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다면 책임론이 크게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는

익산시가 유치한 사업이다. 익산시는 지난 2022년 7월 27일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이하, 센터) 건립 대상지로 선정됐다. ‘익산에 센터를 건립해 충청권, 전라권 교육 수요자들에게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교통안전을 향상시켜 지역교통안전문화 정착과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익산시의 제안이 채택 된 것이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사업추진 방향성에 부합했다. 2010년 개정 된 교통안전법이나 2020년 개정된 여객자동차법 개정 등에 따라 중대사고자교육 및 개인택시 양수교육 의무화 같은 국민·운수종사자 대상의 교통안전체험교육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2021년 63,029명이었던 교육대상 인원이 2025년에는 96,455명으로 증가하는 등 그 수요가 점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상주·화성에 소재한 기존 센터의 한계와 충청·호남권 이용자의 접근성 한계를 동시에 극복해야하는 당위에 봉착한 국토교통부는 제 3지대 신규 센터 건립부지 물색에 나섰던 것이다.
     
익산시는 2022년 10월 공유재산심의를 거쳐 국토부·전북도·익산시·공단 간 협상실시 및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11월에는 지방재정투융자심사와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시행하는 센터 건립사업 실시설계 용역 계약 체결했다.
 
올 1월에는 부지매입비 65억과 용역비 5억원 등 사업예산 일부를 편성했고, 익산시·공단 등 관계기관 실무협의를 두 차례 거쳤으며, 2월에는 익산시·국토부·전라북도·공단 등 관계기관이 유기적 협력을 위한 협의를 마쳤다.

3월에는 공단지원금 2억원을 교부했고, 6월에는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용역 둥에 착수했다.
 
2022.10.28일 업무협약의 주요내용은, 익산시가 국토교통부에 센터 건립 부지로 제공하는 토지의 사용기간은 임대차계약 체결일로부터 20년으로 하고, 사용료는 무상으로 한다는 것, 익산시는 익산센터 건립부지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기(旣) 설치된 지장물을 이설하여, 국토교통부 및 공단이 익산센터를 건립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것 등이다.
   
업무협약에는 또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공단이 익산센터 건립에 필요한 인·허가 사항 및 예산 지원 등 건립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익산시는 설계·공사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문화재지표조사, 측량 및 지질조사, 교통·재해·환경 등 각종 영향 평가에 대한 금500,000,000원(금오억원)을 공단에 지원하며, 건축물에 대한 취득세 25%를 감면한다. 국토교통부는 센터 공사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공단은 익산센터 건립에 따른 기본 및 실시설계, 건축 등에 대한 정보를 익산시와 공유하고 상호 협력하여 추진한다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익산시는 내년 9월까지 도시관리계획(안) 입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성 검토를 병행 추진하고, 농지분야(농업진흥구역해제) 사전협의서 제출을 마칠 계획이다.

또 오는 9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익산시를 비롯한 전라북도, 농식품부, 전북지방환경청, 경찰서,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2024년 4월에는 익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심의를 거쳐 센터를 연구시설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6월에는 전라북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용도지역 변경 심의 및 지형도면 고시를 시행하고, 9월에는 매입한 부지를 국토교통부에 제공하며, 2025년 1월부터 익산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건립공사를 시행해 2026년 7월부터는 센터를 운영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