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공원에 건설 중인 ‘중흥 S클래스’ 아파트가 익산의 향토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삼양라면 공장을 몰아낼 공산이 높다는 여론이다. 특히 북쪽의 모인공원과 남쪽의 삼양라면 익산공장은 서로 간격이 거의 없이 연접해 있는데, 이곳에 아파트 건설 허가를 내준 배경에 의혹이 제기 된다.
이는 건설이 한창인 ‘중흥 S클래스’ 아파트 공사 현장이 삼양라면 익산공장 굴뚝에서 뿜어내는 연기로 자주 자욱해지는 것을 목격한 시민들의 목소리다.
모인공원은 모현동2가 144-4번지 일원으로 총면적은 약 15만㎥다, 익산대로변의 모인공원에 건설되는 ‘중흥 S클래스’ 아파트는 총 834세대(59㎥, 74㎥, 84㎥,  99㎥) 규모다. 이 아파트 건설은 민간사업자가 모인공원(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70%을 개발해 주는 조건으로 전체 면적 중 22.7%에 해당하는 3만3,976㎥에 추진되고 있다.
총면적 86,839㎥(26,268평) 규모의 삼양라면 익산공장(익산대로 21길 1-12)은 모인공원 남쪽에 연접해 있는데, 창업주가 6.25 동란 때 피난와 2년 동안 보살핌을 받았던 인연을 소중히 여겨 ‘제2의 고향’에 호남공장을 건설한 덕분이다.
이른바 우지 파동으로 장기간 폐업 상태에 떨어지기도 했지만, 신제품 개발로 극적인 부활을 보여주며 익산시민들의 가슴에 자긍심을 심어주는 등 53년 동안 고락을 함께해 온 향토기업이다.
익산공장은 260여명의 임직원이 삼양식품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는 월 2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양라면, 사리면, 수타면, 열무비빔면, 사리면 등 봉지라면 생산을 전담한다. 생산된 물량의 약 70%를 전 세계 85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물 없이 볶아먹는 ‘불닭볶음면’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익산시는 삼양라면 익산공장과 연접한 곳에 아파트 건설 허가를 내줬다. 공장의 굴뚝 연기가 아파트를 시도 때도 없이 덮치면 기업과 입주민들 간 분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향토기업이 주민들 민원에 떠밀려 이전의 기로에 놓일것이 뻔한데도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 허가를 내준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정”이라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시민 L씨는 “기업과 주민들 간의 환경 분쟁이 발생하면 원인자인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이 상례다”며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향후 기업이 이전을 하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고, 결국 향토기업을 역외로 쫒아내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면 지역경제에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시민 Y씨는 “민간공원개발사업의 취지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 모인공원 개발 현장에서는 공원을 훼손해 아파트를 짓는 것 밖에는 보이지 않는것 같다”며 “이 사업의 근본 취지가 시민들에게 잘 조성된 공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는데, ‘중흥 S클래스’ 아파트가 모인공원 북쪽 한 가운데에 지어지는 것을 보면 모인공원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소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K씨는 “만약, 공해 문제로 삼양라면 익산공장이 이전하게 된다면 굴러온 돌(아파트 입주자)이 박힌 돌을 빼는 격이다”며 “익산시청이 이런 상식적인 앞날도 예상하지 않았는지, 알고도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지는 모르지만 공익을 외면하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흥 S클래스’는 파노라마 배산 공원조망과 사통팔달 쾌속교통, 편리한 생활 인프라 등을 부각시키는 홍보전을 펼치고 있으며, 삼양식품은 전 세계 85개국에 3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