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원, “경선 없는 부의장 후보(강경숙) 선출 당의 뜻”이라며 갑 의원들 압박
예비후보 김충영에게는 “출마해도 떨어진다”며 포기 종용해 법적 책임론 초래

민주당 익산시 갑 지역 위원회의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구 위원장에 줄을 선 계파 갈등이 그 진원이다. 특히 주도권을 쥔 이른바 ‘이빠(이춘석파)’ 쪽이 사익을 위한 야합으로 정치가 세운 미덕을 저버리고, 비주류를 배제하기 위해 초법적인 행태도 불사한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불통과 분열 정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심상찮게 회자 되고 있다. 지역 정가의 일각은 “이춘석 의원이 지난 4년간 쉬면서 무엇을 고민했는지, 달라졌다는데 달라진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팽배하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지역적 피로도가 이토록 높았던 적은 없었다”는 점이 공유되면서 “민주당은 민심이반을 전혀 걱정하지 않을 만큼 익산시민들을 호구로 보는 것이냐”는 불만이 파다하다.

김충영 의원(중앙·평화·인화·마동)은 지난 7월 익산시의회 원 구성을 앞두고 익산시의회 부의장에 출마할 의사를 대 내·외적으로 표방해 왔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익산 갑 지역 위원회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철원 의원(모현·송학)은 경선 없이 (강경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는 게 좋겠고 그것은 당의 뜻이기도 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공공연하게 표명했다. 박철원 의원은 또 김충영 의원을 만나 “경선에 나와봐야 떨어진다”면서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

김충영 의원은 결국에 출마를 포기했고, 단일 후보로 본선에 출마한 강경숙 의원(오산·남중·신동)이 부의장에 당선됐다. 한편, 익산시의회는 갑·을이 의장과 부의장을 각각 차지하는 관례를 지켜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후반기 의장 후보는 을에서 추천하고 부의장 후보는 갑에서 추천했다.

갑쪽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박철원 의원은 초선의원 등에게 “강경숙 의원이 경선 없이 부의장에 당선되는 게 당의 뜻이다”고 압박해 대부분이 그 뜻에 따르기로 했다.

박철원 의원은 “의원들 개개인에게 누구를 찍을 것이냐고 의견을 물었고, 표를 계산해 보니까 김충영 의원이 떨어지는 것으로 결과가 나와서 김충영 의원에게 나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경선 없이 부의장을 선출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표명한 이유에 대해 “전반기에 나를 다 찍어준다고 해서 의장으로 출마했는데 나를 찍지 않았다. 상처가 컸다. 다른 사람은 그런 일을 겪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익산 갑 지역 위원회는 2년 전, 익산시의회의 관례에 따라 전반기 의장 경선을 치렀고 출마한 최종오(모현·송학)·박철원 중 최종오 의원이 후보로 선출됐으나 갑 쪽의 ‘이빠’ 사단과 을 쪽의 이른바 ‘실세파’간 야합으로 출마해서도 안 되고 출마 표명 및 정견발표도 하지 않은 박철원 의원이 본회의에서 총 25표 중 12표를 얻어 13표를 얻은 최종오 의원이 1표 차로 당선되면서 파란이 일었던 바가 있다.

김충영 의원은 이에 대해 “지방의회가 투표를 통해서 결정하는 사안에 누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데 당에 예속되게 만드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피력했다.

복수의 의원들은 이에 대해 “강경숙 의원을 경선 없이 부의장으로 선출한다는 것이 당의 뜻이라는데 박철원 의원의 뜻을 말하는 거냐. 아니면 이춘석 의원의 뜻을 말하는 거냐”며 “누구든지 선거에 개입하고 선거를 방해했다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데, 박철원 의원이 부의장 선출을 앞두고 의원 개개인에게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묻고 강경숙 의원이 경선 없이 선출되도록 영향을 끼친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경숙 의원은 박철원, 조규대(함열·황등·함라·웅포·성당·망성·용안·용동), 장경호(중앙·평화·인화·마동) 등과 함께 ‘이빠’의 핵심으로 분류되며 이들은 김수흥 의원 체제의 민주당 익산갑 위원회에서 물 위의 기름처럼 부유해 왔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