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위, “응답자의 13.6%만 알고 있는 ‘광역상수도전환’, 공론화 과정 부족하다는 방증”

익산시가 광역상수도 공급 전 지역 확대에 속도를 낼 모양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과반 이상(57.2%)의 시민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 힘입었다. 그러나 같은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86.4%)가 ‘광역상수도전환’ 관련 내용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의 정보부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와 토론, 공론의 과정에 먼저 힘을써야 한다는 ‘신중론’ 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10일 익산시에 따르면 최근 ㈜티브릿지코퍼레이션이 익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방식(ARS)과 모바일 조사 참여 링크 방식의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익산시 수돗물 공급체계 적합 방안을 묻는 질문에 57.2%가 광역상수도로 전환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현재 자체정수장 체계를 유지하자는 의견은 38.6%였고 4.2%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익산환경문제해결 범시민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는 지난 15일 ' 시민들은 ‘광역상수도전환’에 대해 13.6%만 알고 있다고 답했고, 86.4%인 대다수는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한 점을 들어 “익산시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모아가는 ‘공론화과정’이 부족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공대위는 또 같은 설문조사에서 ‘자체정수장 유지’(현행 급수체계 유지)에 84.5%가 찬성하고, ‘광역상수도전환’(새로운 급수체계)에 87.3%가 찬성하는 등 모순된 결과를 보인 점을 들어 “이 역시 내용을 알지 못한 가운데 실시한 여론조사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따라서 광역상수도 찬성 57.2%는 그 수치에서나 전후 맥락으로 볼 때 시민의 총의를 모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민 13.6%만이 내용을 알고 있는 지금의 정보부족 상황을 개선하는데 먼저 힘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익산시는 수 년전부터 광역상수도 도입을 추진해 왔다. 자체정수장 시설이 내구연한을 한참 넘긴데다, 1954년 축조된 신흥 보조수원지에 70여 년간 퇴적물이 쌓이며 해마다 조류 발생이 늘고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또 완주 대아저수지부터 익산 신흥정수장까지 물이 흐르는 통로 37㎞(자연하천 9㎞ 포함) 구간은 가림막 하나 없이 개방돼 있어 수로 인근 공장이나 축사 등으로부터 수질 오염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역시 그 배경이다.

익산시는 광역상수도 전환 시 자체정수장을 재건설하는 경우에 비해 요금이 더 저렴하고, 대아저수지보다 8.6배 용량이 큰 용담댐은 기상이변에도 원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형훈 상하수도사업단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시민 의견을 청취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해 왔다”며 “시민 다수가 광역상수도 전환을 찬성하는 이번 주민 의견 수렴조사 결과는 급수체계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또 “광역상수도 전환을 통해 깨끗하고 건강한 물에 대한 시민의 욕구를 충족하게 됐다"며 "수원지 변경으로 인한 가뭄 등 이상기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9월 2~3일 이틀간 진행됐으며, 유선 전화를 대상으로 무작위 표본추출 기법인 RDD 방식과 모바일 조사를 병행했다. 응답자는 1,000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9%p이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