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통시장인 익산장(남중동)의 상인회장 선거 관리위원장이 상인들을 난장판으로 내몰았다. 자의적인 법 해석을 앞세워 당선자의 자격을 박탈하고 낙선자에게 당선증을 교부한 탓이다.
익산장 상인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9일(사전투표) 및 11일(본투표)에 치러진 상인회장 선거에는 80명의 선거인단 중 76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40표는 이진숙 후보, 34표는 기존 회장인 L씨, 무효표 2표로 이진숙 후보가 당선됐다.
그런데 익산장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진숙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교부하지 않은 채 ‘당선자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당선을 박탈한다는 내용을 공고했다.
내용을 보면, 이진숙 후보가 ‘선거일 투표 독려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불법이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은 선거 당일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선거 당일 투표 참여 문자메시지를 합법으로 판단하고 있다.
익산장 선관위는 또 차점자인 기존 회장 L씨에게 당선증을 교부하고 취임식까지 강행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당선인은 “설령, 당선 무효 사유가 명백하다 하더라도 당선증을 교부한 뒤 절차를 통해 박탈해야 하고, 선거를 다시 치러 신임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합법한 선거운동과 정당한 선거 절차에 의한 당선자를 임의로 배제하고 차점자에게 당선증을 교부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당선자와 다수의 상인들은 익산시에 연명 이의서를 제출하는 등 익산장 선관위의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7일 익산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후보와 상인들은 “익산장 선거관리위원장이 가칭 이사회를 소집해 정관에도 없는 규정을 어겼다며 우기고, 무엇이 급한지 이전에 하지도 않았던 회장 취임식까지 강행한 것은 황당무계하다. 익산장 상인들을 무시하고 익산장 발전을 저해한 선거관리위원장은 상인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익산시는 조속히 진위 여부를 확인해 익산장 선거관리위원장이 시에 제출한 차점자의 당선 확인증이 효력 없다는 것을 익산장 상인들에게 알리고, 익산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숙 당선자는 지난 8일 “익산장 새 상인회장 체제는 10월 11일부로 출범한다. 그런데 현 회장은 10월 4일 새 이사회를 구성·소집했고, 새 이사로 선임되어 임기가 시작되지도 않은 나를 이사진에서 제명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그 이유가 선거 과정과 이후의 진행 상황을 상인들에게 문자를 통해 알려 상인회의 업무를 방해하고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헛웃음이 나오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장 K씨는 지난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모른다. 나는 바쁘니 회장에게 물어봐라”라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