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일반산단·한양방산단 무산 위기
산단조성 전면수정 불가피, 지방채 발행 중단해야

본지는 지난해 11월 23일자 보도에서 익산시는 세종시의 기업도시 전환으로 위험에 처하게 될 상황을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익산일반산업단지조성 사업을 수정하거나 폐지하는 등 대책의 필요성을 짚은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난 11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그런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세종시 수정은 익산일반산단에 악재로 작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책사업인 국가식품클러스터, 한양방산업단지 등의 익산시 기업유치 전선에 직격탄으로 날아들었다.<편집자 주>

정부는 지난 11일 세종시 9부2처2청의 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 개발을 골자로하는 세종시 청사진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대기업·대학 등의 유인책으로 원형지 개발권과 조세감면 등 파격적인 특혜를 주기로 했다. 이로 인해 수정안 발표 당일, 세종시 자족용지는 1천22만평방미터에 가까운 면적이 팔려나갔다.

이로인해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을 비롯한 익산일반산업단지, 한양방의료과학산업단지 등이 존폐 위기에 몰렸고, 익산국가산업단지내의 넥솔론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당장 문제다. 약 5천600억원에 달하는 식품산업 집산단지는 대기업 유치가 관건이다.

그러나 롯데가 식품연구시설을 세종시에 짓기로 했고, 씨제이(CJ)그룹이 세종시에 충북 오송공장과 충남 논산 해찬들 장류공장 등과 연계될 수 있는 식품클러스터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삼양사 역시 세종시에 식품사업 부분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롯데가 세종시에 짓기로 한 연구시설은 발효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바이오소재 등으로, 익산이 추진하고 있는 식품클러스터 관련 사업의 대부분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삼성·한화·웅진 등 대기업이 세종시로 이동함에 따라 위성산업들이 대거 충청권으로 이동하고 연관기업들이 줄줄이 충청 광역권으로 이동하여 그동안 유치 대상으로 고려 되었던 기업들이 대거 세종시와 주변으로 빨려들어갈 공산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익산일반산업단지의 분양가가 새만금산업단지보다 높고 새만금산업단지는 세종시의 분양가보다 턱없이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익산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할 기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익산시 도산 코앞

익산일반산업단지가 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익산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로 인해 익산시의 도산이 불보듯 뻔한 실정이다.

산단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원금은 고사하고 눈덩이 처럼 불어날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더이상의 관련 지방채 발행을 중단하고, 사업 자체를 전면 수정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최근 분양을 시작한 익산의료종합산업단의 경우 삼성그룹이 대덕특구와 연계해 첨단의료기기등 헬스케어산업에 3,300여억원을 투자키로 함에 따라 분양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초 익산에 투자를 계획했던 계열사들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최근 본격적인 분양개시에 들어간 익산의료종합산업단지의 앞날이 어두운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유치에 관한 어려움은 특히 새만금산단과도 직결된다. 세종시의 대기업과 위성기업들의 대거 이전으로 인한 새만금산업단지의 미분양 사태는 새만금산단과 연결된 교통과 물류의 거점인 익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새만금산단과 연계된 건설, 기계, 자동차 등의 부품산업과 연계산업 전체의 도산으로 연결, 익산의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익산으로 자리를 잡은 태양광 산업체인 넥솔론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는 전라북도가 추진하는 태양광산업이 군산-익산-완주로 연결되는 '솔라벨트'를 구축하고 지역의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이다.

그런데 세종시에 삼성을 비롯한 4개 대기업들이 태양전지를 비롯한 태양광 관련분야에 대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전라북도의 태양광산업이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