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아파트형공장 건립되면 문제 해결 가능” 강변

안일한 자세로 조례 위반 모르쇠 일관.. 문제 심각

<속보>120억원을 들여 짓고 매년 수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왕궁 주얼팰리스가 타 지역 제품을 가져다 파는 구조를 고치지 못해 조례를 위반하고 있지만, 행정은 2018년 입주예정인 아파트형공장만을 바라보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2016년 10월 31일, 11월 28일, 2017년 1월 31일 보도>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12일간 왕궁면 주얼팰리스와 보석테마관광지 일원에서는 ‘2017 주얼팰리스 보석대축제’가 열렸다. (사)주얼팰리스협의회가 주관하고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후원했으며, 주얼팰리스 6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를 위해 익산시는 올해 3,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업체 중 절반은 자체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해 타 지역 생산품에 의존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체생산시설이 없는 주얼팰리스 입점업체들의 경우 영등동 공단이나 서울 종로 귀금속 도매상가의 제품을 주로 가져다 판매하고 있는데, 그 비율이 평균 영등동이 30%이고 종로가 70% 수준이다.

타지 제품을 팔아주는 행사에 해마다 시민혈세 수천만원을 투입하고 있는 꼴이다. 실제 2010년 개관 이후 시는 주얼팰리스 활성화를 위한 행사지원 등의 명목으로 2011년 2억1,300만원, 2012년 4억4,500만원, 2013년 1억3,300만원, 2014년 9,900만원, 2015년 3,100만원, 2016년 3,000만원을 집행했다.

향토산업인 보석산업 활성화와 지역업체 경쟁력 제고라는 당초 주얼팰리스 건립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당초 취지에 역행하는 판매행사에 매년 예산을 허투루 투입하고 있는 익산시는 보석대축제 시즌마다 특별할인 등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이는 주얼팰리스 활성화라는 예산지원 명분과는 달리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태다.

나아가 타지 제품의 팔아주고 있는 현재의 구조는, 행정이 스스로 만든 조례 위반 사항이다. ‘익산귀금속전시판매센터 운영에 관한 조례’는 ‘익산지역 내에서 제조하는 상품을 판매해야 하며, 비교전시를 위해 타 지역 및 외국의 우수제품을 일부 판매하되 30%를 넘길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주얼팰리스 입점자격으로 ‘지역 내 제조시설 보유’를 명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올해 역시 3,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축제를 지원하고 어김없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는 2018년 2월 입주 예정인 아파트형공장 건립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에 현재 주얼팰리스 업체들이 입점하면 자체생산시설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있는 중이라는 게 익산시의 설명이다.

수차례 지적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자세로 일관하며, 타 지역 제품판매가 어느 정도인지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자체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영세 업체들이 아파트형공장 입주 조건부 재계약을 전부 마쳤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입주하게 되는 이들이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상황 속에서 입주해 있는 업체들을 쫓아낼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아파트형공장 입주가 이뤄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