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석같이 약속해놓고 업체 편에 서서 2개월 넘게 방치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린 직원들, 생계걱정에 울분

지난 11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익산시청을 찾은 신재생자원센터 이전 위탁업체 직원들이 시장실 앞에서 공무원들과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노조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며 시민을 실업자로 만드는 불량 위탁업체의 부도덕성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익산시의 대응이 더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지도,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수년간 일했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가장들에게 일자리를 되돌려 달라는 것입니다.”

전원 고용승계라는 익산시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가 수년간 몸담았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익산시신재생자원센터 직원들이 지난 11일 익산시청을 찾아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울분을 토했다.

위탁운영업체가 바뀌면서 새로 들어온 업체가 일부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고, 시민의 입장에 서서 마땅히 전원 고용승계를 주장해야 할 익산시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본 계약에 고용승계 관련 조항을 누락한 탓이다.

시는 지난해 8월 위탁운영업체 선정을 진행하면서 조례상 무자격자를 새로운 운영업체로 선정했다. 기존 운영업체의 반발이 법정다툼으로 이어졌지만, 지난 2월 14일 1심에서 승소를 이끌어냈고 2월 28일 새 업체와 본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고용승계에 불안을 느낀 기존 업체 직원들은 민간위탁금을 지급하는 지위에 있는 익산시를 수차례 찾아 노동조합 운영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새 업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또 본 계약 체결시 고용승계를 명확히 해 줄 것을 요청해, 전원 고용승계가 이뤄지고 임금저하는 없을 것이라는 익산시의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2월 28일 체결된 본 계약에는 고용승계에 관한 조항이 누락됐다.

이로 인해 기존 48명의 직원 중 소장과 팀장 각 1명, 노동조합원 21명 등 23명에 대한 고용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2달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일부는 노조를 탈퇴하면서 일자리를 되찾았고, 일부는 문제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익산시의 문을 두드린 노력의 결과 일터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8명의 가장은 길거리로 내몰려진 상태다. 관련부서 과장과 국장에 이어 정헌율 시장까지 나서 문제해결을 약속했지만, 4월 초 일부 복귀 이후 5월 4일까지 약속한 전원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새 업체는 직원 4명을 신규로 고용했다.

대신 일도 못하고 월급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며 2개월여를 기다린 8명에게는, 일부는 복귀하고 일부는 타 지역에서 근무하라는 일방적인 업체 측 방안이 되돌아왔다.

수년간 아무런 문제없이 다니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을 11일 익산시청을 찾아 억울함을 호소했다. 생존권과 딸린 식구들의 생계 보장을 요구하며 시장실을 찾은 이들과 수십여명의 공무원들이 대치한 상태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욕설이 오가는 등 다소 격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시장실을 점거하고 공무원들과 대치한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연 기존 업체 직원들과 민주노총 익산시지부는 “사람은 쓰다 버리는 도구가 아니다”라며 전원 고용승계를 강력히 주장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창출을 부르짖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존의 양질의 일자리를 빼앗고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폭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성토했다.

이어 “새 위탁업체는 사기업이기에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시민들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야 할 익산시는 본 계약에 전원 고용승계를 주장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이를 하지 않으면서 선량한 시민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면서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자신들 입맛에 맞게 선별적인 채용을 강행해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불량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