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를 불용처리‧익산시비로 편법 예산 편성, “어느 나라 회계법 입니까”  

익산시가 부적절한 치매전담 요양시설 예정 부지를 고가에 매입하기로 결정한 뒤 사업이 4년 동안 공전되고, 엉터리 보조금 관리로 전국적인 웃음거리가 됐다는 지적이다.

익산시는, 정부가 2017년 9월 전국 지자체의 치매전담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치매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한데 따라 2018년 4월에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함열읍 A병원(연세노인전문요양원) 건물과 부지를 ‘치매전담 요양시설’ 용도로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10월 감정평가를 실시했는데 물건의 평가액은 20억1천만원으로 결정됐다.

그런데 익산시는 매입대상 물건(부지와 건물)에 약국 임차권 및 근저당권이 설정되어있어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다음해인 2021년으로 사업비 전액을 명시이월 했으나, 여전히 사권설정 해제가 완료되지 않아 21년에도 집행하지 못하다가 2022년 1월에서야 해당 물건을 20억1천만원에 매입했으며, 해당 건물의 약국 등에 설정 된 사권이 오는 11월경에 해지되는 대로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 할 계획이다.

오임선 의원은 지난 6일 “해당건물에 영업하던 A병원은 영업중지명령에 의해 영업을 하지도 않는 사업장이었고, 건물 소유자의 매각제의를 하면서 제시한 요구매매가가 32억원으로 매우 고가였으며, 근저당권 등 다수의 사권이 설정되어 있었다”고 익산시의 이상한 계약행위를 짚은 뒤 “그런데 굳이 그 물건을 매입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며 그 외 다른 신축지나 임대물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며 공유재산 취득경위에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건물이 치매시설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오 의원은 “충주시나 김해시 등 최근 건립되는 타 지역들을 보면 어르신들의 요양시설임을 감안하여 저층이면서 넓은 바닥 면적에 이동이 용이하게 건립하고 있는데 반해, 익산시가 결정한 본 건물은 바닥면적이 100평 정도에 불과하고 높이는 4층으로 수직이동 위주의 건물로 어르신들 이동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하며, “더욱이 요양시설은 물리치료실, 식당, 사무실, 치매 전담실, 욕실, 세탁실, 수중치료실 등 각종 설비구축이 예상되는데 하중을 고려한다면 2013년 건축되어 10년이 경과되지 않았더라도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한 안전진단 정도는 했어야 하지 않았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해당 사업과 관련한 익산시의 편법 예산편성과 보조금 집행도 문제로 대두됐다. 익산시의 부적절한 부지‧건물 매입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이던 2019년 10월 11일 해당 사업비를 내시한 보건복지부는 2020년 5월 22일에도 중복으로 사업비를 내시해 익산시가 2020년 예산에 해당 사업비의 두 배인 51억8천만원을 편성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익산시 이에 따라 1차 내시 된 사업비는 보건복지부에 반납하고, 2차 사업비는 반납하지 않은 채 불용처리 한 후, 국비사업으로 추진하던 치매전담요양시설 사업비 전액을 2022년 수정예산에 순수 시비로 편성했다.

오임선 의원은 이에 대해 “국비가 이중으로 내려온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이며. 사업비가 이월되는 과정에서 국비와 도비를 반납하지 않고 불용 후 시비로 예산편성하고 집행하는 것은 어느 나라 회계법이냐”고 질타 한 뒤, “이에 대한 행정의 달인이신 시장님의 의견은 어떠하냐. 복지부와 경로장애인과가 행정의 묘를 살려 적극행정을 한 것인지 아니면 잘못을 가리기 위해 편법을 한 것인지 밝히라”고 추궁했다.

익산시는 이에 대해 “한번 명시 이월한 사업은 재이월시 사고이월은 가능하나 사고이월은 원인행위를 동반해야 하기 때문에 불용처리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보건복지부와 구두협의를 통해 국고보조금을 반납하지 않고 집행하는 방법을 협의해 시비로 편성하게 된 것이다”며, “국비를 일단 반납하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고, 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시비편성을 선택한 것이며, 이런 사례는 드물지만 ‘말 산업’처럼 있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