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영등동 일대에 추진 중인 쇠퇴한 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권르네상스 사업의 방향성이 현장과 동떨어져 예산만 낭비할 우려가 높다는 여론이다. 익산시가 당초 수립한 사업계획이 상권 환경이 전혀 다른 선진사례를 비낀 탓이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한다.

익산시는 지난 2021년 12월 10일 중기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공모한 상권르네상스 사업에 선정됐다. 총 사업비 80억 중 중기부가 48억을 지원하고 익산시가 32억을 부담하는 5개년 사업이다. 사업범위는 무왕로 23길 일대 13만8천㎡이고, 이 상점가 범위 안의 점포는 총 800여개에 이른다.

이 상권은 의류상가와 먹자골목, 구 로데오거리, 대형마트 2사로 구성되며 여러 업종이 혼재한다. 그런데 익산시가 당초 중기부의 공모사업에 응모할 당시의 상권조성계획이 전통시장을 낀 선진지 상권조성계획 틀을 채용 한 탓에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해당지역의 점포를 운영하는 일부 상인들은 “상권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 가운데 상권이 대형마트와 연접한 지역은 익산시가 유일하고, 기존에 형성된 상권은 타 지역과 비교 할 때 차별성도 없다”며 “그런데 상권 활성화를 위한 하드웨어를 전통시장을 낀 상권이 채용한 컨셉을 복사하듯이 구축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비판한다.

실제로 사업계획상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백제단로(영등2동 먹자골목 남북) 상징게이트 조성(2억2천만 원)과 청소년거리(구 로데오 거리) 상징게이트(2억2천만 원) 및 가로시설물에 공공디자인을 반영하는 스트리트 퍼니쳐(2억2천만 원) 등이 있는데, 먹자골목에는 특색 있는 먹거리로 내세울만한 게 없는데다, 구 로데오 거리에는 성인들을 상대로 하는 점포들이 주류를 이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백제단로에 라이브스튜디오(1억2천만 원)를 조성하고, 라이브스튜디오 상인인력을 양성(2억1천만 원)한다는 계획인데, “밤에는 불야성을 이루고 북적이다가 주간에는 텅 비는 거리에 라이브스튜디오가 웬말이냐”는 지적도 뒤따른다.

그런데 익산시는 2022년 1차년도 사업에 13억1천만원을 투입했고, 상징게이트 설치 등에 따른 용역비를 지출해 실시설계를 마친 상태다. 1차년도에는 대규모 점포 협력 마케팅을 비롯한 지역자원 연계 마케팅 활동, 상생 홍보 마케팅, 기업 상생 연계 마케팅활동, 지역축제 연계 등의 상생기반을 구축했고, 백제단길 조성을 비롯한 청소년 문화의 거리 조성, 상권대표브랜드, 백제컬리지, 상권점포 환경개선, 온라인매체 홍보, 다e로움 축제 이벤트 등의 다e로움 상권을 조성했으며, 스마트 상권관리를 비롯한 상권 플렛폼 구축 기본계획 수립 등의 스마트 상권관리에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도가 기대이하에 머물면서 사업의 실효성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익산시의 상권르네상스 사업계획은 큰 틀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며 “상권의 대표브랜드 개발에 집중하고, 특색 있는 상권 구축을 위한 기반 조성 등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21억 규모의 2차년도 사업계획과 관련한 중기부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인데 기 사업계획의 큰 틀은 변경이 불가능하다”면서도, “현장에 맞지 않은 부분은 수정해나갈 계획이며, 변경이 필요한 계획인데 당장 협의가 불가능한 사업계획은 미뤄서라도 상권에 적합한 계획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시 상권르네상스 사업은 단장 1명과 4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익산시 상권 활성화 사업단이 추진하며 이 기구의 인건비 등의 운영비로 5년 동안 총 사업비의 15%인 12억 원이 책정 된 가운데, 이 사업단은 30여개의 이르는 사업(주로 용역)을 발주하는 주체로 영등상권 상인회의 기대와 의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