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슬러지, 명확한 책임규명 및 감량화 사업 국비 확보 필요

우남아파트, 주민들 이해·설득 급선무.. 수단 가리지 말아야

수돗물 체계, 추락한 행정신뢰 회복 위해 최적 방안 검토돼야

지난 2014년 8월 공사가 중단되면서 타절 준공된 상태로 남아 있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정헌율 시장이 입성한 지 어느덧 11개월이 지났지만, 민선6기 들어 떠오른 주요현안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요원하다.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와 모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 수돗물 급수체계 개선 등 시민 삶과 직결된 대형 사안에 대한 신속하고 합리적인 정책결정이 요구된다.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의 경우 120억원이 넘는 국비 반납이 이뤄졌고 2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 중이다. 주민불신을 자초한 행정의 신뢰 회복과 행·재정적 손실에 대한 명확한 책임규명, 감량화 사업추진을 위한 국비 확보 불투명성 해소가 긴요하다.

모현 우남아파트 긴급대피명령은 섣부르고 부실한 졸속행정으로 주민들의 생존권만 빼앗아갔다는 지적을 여전히 받고 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거나 재산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 극심한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은 오리무중 상태다.

물 주권 문제로 불거졌던 수돗물 급수체계 개선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하지만 익산시민 전체의 삶의 직결된 문제일뿐더러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최적의 방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미리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 대안으로 내놓은 감량화, 국비 확보 ‘불투명’.. 공사 중단 행정력·예산 낭비 책임도 ‘흐지부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공사개시 후 민원에 따른 중단 결정’으로 인해 익산시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와 관련 120억4,700만원의 국비를 지난 1월 24일 반납했고, 27억원의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행정적·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익산시가 내놓은 것이 감량화다.

소각방식이든 건조연료화방식이든 별도의 공사를 하지 않고 현행 위탁처리를 유지하되, 환경부 정책방향에 따라 슬러지 양을 줄이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주민들은 별도의 시설 설치가 아니라 감량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에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는 상태다.

10년 넘게 오락가락하며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행정 신뢰도 회복과 공사 중단 이후 손해배상소송 등 행·재정적 손실에 대한 명확한 책임규명, 감량화를 위한 국비 확보 등이다.

지난 16일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한 감량화 사업 타당성 조사용역 보고회를 열고, 감량화 사업추진이 환경부 정책방향과 부합하고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할 수 있으며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최종처리절차가 아니라 결국 다시 슬러지 처리문제가 생긴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토론회 당시 환경부 국비 확보에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주민 민원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전력 탓에, 환경부가 확실한 민원해소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 중단된 공사에 대한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와 관련 익산시는 지난해 10월 토론회에서 관련 공무원 구상권 청구 입장을 밝혔지만, 지금까지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공사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는 흐지부지 될 공산이 크다. 예산 및 행정력 낭비, 행정 불신 등의 막대한 피해를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된다.

익산시의회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 지난해 11월 감사담당관실 업무보고에서 익산시의 명확한 입장정리와 향후 대책마련을 촉구했지만, 시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 실효성 있는 대안제시 없고.. 주민들 이해와 설득마저 한계

모현 우남아파트에 긴급대피명령이 발동된 지 어느덧 30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9월 발동된 긴급대피명령은 주민 간 극심한 갈등과 반목을 불렀다.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면서 익산을 마치 붕괴 우려의 도시로 낙인찍었던 이 비상조치는 아직까지도 섣부르고 부실한 졸속행정으로 주민들의 생존권만 빼앗아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거나 재산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됐다.

익산시는 문제해결을 위해 2015년 결산추경에 보수보강 여부 판단을 위해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용역비 6,700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이마저 무산됐고, 해당 예산을 불용 처리됐다.

현재 우남아파트에는 총 103세대 중 59세대가 이주하고 44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주한 주민들은 여전히 재건축을 요구하고 있고, 수년째 아무런 해결방안 제시 없이 불안에 떨며 살고 있는 거주 주민들은 이제 지쳐버려 자포자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현 거주 주민들의 경우 당초 보수보강을 원했지만, 이제는 조건만 맞으면 재건축이든 뭐든 조치를 취해 달라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2015년 5월 익산시는 모현 우남아파트는 도시정비법에 의한 재건축·재개발이 불가능하고, 주변 주택부지까지 사들여 아파트를 완전히 새로 지어야 하는데 이런 사업에 응할 건설회사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최근 시는 LH 측에 재건축을 요청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내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LH전북지역본부와 MOU를 맺으면서 모현 우남아파트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사업성이 떨어져 민간참여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공기업인 LH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에 LH가 선뜻 나설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어떤 방향이든지 근본적으로 주민들의 이해와 설득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 역할을 해야 할 행정이 역부족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단 LH 측의 문을 두드려 재건축을 요청하고,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오면 그때 주민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시민 먹는 물 가지고 오락가락.. 결국 ‘긁어 부스럼’ 

광역상수도 전면 전환으로 대변됐던 수돗물 급수체계 개선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

익산시가 2018년 지방선거 후 차기 집행부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써 물 주권문제까지 불거졌던 급수체계 개선 문제는 일단락된 상황이지만, 대시민 신뢰 회복의 문제는 여전이 숙제로 남아 있다.

그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깨끗한 신흥정수장 물을 두고 갑자기 정반대로 나서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했을 뿐더러, 정헌율 시장 취임 이후 ‘백지상태에서 시작’ 입장을 천명하고 이를 위한 시민협의체를 꾸렸지만 관련 예산을 세우지 못해 보름 만에 시민협의체가 해체되는 등 어설픈 행정의 전형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행정 행태는 “별로 시급하지도 않은 문제를 가지고 그동안 그렇게 요란법석을 떨었던 것이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