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피마자박, 이미 국회에서 지적”

손 놓고 있던 행정.. 주민불신 극에 달해

<속보>집단 암 발병으로 극심한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신속한 정밀 역학조사 등 행정의 책임 있는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2017년 2월 27일, 3월 6일·13일 보도><관련기사 10면>

지난 15일 좋은정치시민넷(대표 손문선)이 마련한 함라 장점마을 관련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여한 대학교수, 박사 등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정밀 역학조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또 환경공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의 접근 필요성을 강조하고, 책임 떠넘기기 식의 행정 행태도 꼬집었다.

원광보건대 보건의료학부 강공언 교수는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생 같은 건강피해 결과는 반드시 원인에 의해 수반된다”면서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피해 발생시 억울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역학조사를 통해 유해환경요인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역학조사에 따른 위해성 평가 및 관리를 위해서는 장시간이 요구되고 환경보건문제의 특성상 다양한 전문가 그룹이 요구되는 만큼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거점의 공식적인 협의기구 발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환경관리정책의 구조적 맹점도 지적했다.

지자체의 환경관리정책은 대부분 수질이나 대기오염 또는 토양오염과 같은 환경매체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장점마을 암 발생처럼 환경매체가 아닌 인체의 건강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또 “지목되고 있는 유기질비료공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환경유해요인과 건강피해의 인과관계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공장 환경유해요인들에 대한 오염상태, 노출정도, 영향 등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하고, 지자체의 인적·물적 인프라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지하수·지표수의 수질상태와 토양오염 등에 대한 실태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환경부에 정밀역학조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도 건강안전과 내에 암 관리를 비롯해 환경보건문제에 대한 매뉴얼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 또 필요할 경우 환경보건법에 따른 환경보건센터 설치 등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환경공학과 김세훈 박사는 “어떤 경로로 어떤 과정에서 노출이 됐는지 그 문제를 찾아봐야 하고, 개연성 있는 과정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지목하고 있는 비료공장이 특이하게 버너에서 벙커시유를 태워 나오는 열과 가스를 비료 건조를 위해 직접 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폐열의 70%를 회수해 사용하고 30%는 세정탑을 거쳐 배출구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수분건조 뿐 아니라 비료가 탈 가능성이 있고, 배출되는 가스의 농도가 시간이 갈수록 짙어져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세정수를 버리지 않고 재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운영상의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있겠지만, 농도가 짙어진 가스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주위 대기에 환경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하고 “모의과정을 통해서라도 공정과정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장 내 저장된 폐수와 인근 지하수, 상당히 열악한 환경의 공장 내부 및 마을의 먼지, 원료 자체와 공정에 개한 세부적인 조사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비료공장을 세 차례 방문해 둘러본 임형택 의원은 “피마자박을 비료원료로 쓰는 문제는 이미 국회에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우려 지적을 받은 바 있다”며 “더욱이 이 공장은 10년 가까이 폐수배출시설이 없는 채로 운영돼 왔고, 지금도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걱정될 정도로 내부에 굉장한 먼지가 쌓여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2001년 폐기물업을 시작하고 2011년 겨우 현재의 폐수배출시설이 마련됐는데, 2011년부터 치더라도 최근까지 주민들의 숱한 민원에도 불구하고 행정이 역학조사는 물론이고 아무런 제재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행정이 돌이킬 수 없는 주민 불신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주민들이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인근의 비료공장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5개월 동안 각종 관련규정을 위반해 9번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익산시는 3월 중 대기배출시설 공기조절장치 설치 등 7건을 적발해 3건을 고발처리하고, 과태료 부과 및 조업정지 10일을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