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예산 편성에 수의계약.. 타 지역 폐기물 반입 대안, 납득 어려워

익산시신재생자원센터(이하 소각장)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2억원대 용역이 ‘향후 소각용 쓰레기 충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 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관련기사 2면>

익산시는 ‘익산시 신재생자원센터 활성화방안 분석’이라는 이름의 용역을 위해 2015년 1차 추경에서 2억3,000만원의 예산을 민간위탁금 안에 꼼수로 편성했다. 게다가 익산시가 아닌 당시 민간위탁기관이었던 (주)우주엔비텍이 용역을 발주해 2차례의 유찰 끝에 2억1,100만원에 수의계약을 맺었다.

소각장은 현재 100톤 규모의 소각로 2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내에서 매일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100톤과 부송동과 금강동에 야적해 놓은 압축쓰레기 100톤 등 하루 200톤 가량을 소각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중순 이후부터는 야적 압축쓰레기가 모두 소진돼 반쪽짜리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2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더 태울 쓰레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지난 16일 열린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제시된 대안은 첫 번째가 타 지역 폐기물 반입이다. 인근 시군에서 폐농자재나 축산잔재물, 사업장생활계 폐기물 등을 반입해 태우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대안은 하수슬러지를 혼합해 태운다는 것이다. 소각로에서 발생하는 열로 하수슬러지를 건조하면 하수슬러지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소각시설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방안 모두 기본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운반 및 소각 과정에서 심각한 악취 발생 우려가 있으며 극심한 주민반발이 예상된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이외에 부송매립장에 묻혀 있는 쓰레기 중 가연성 폐기물을 태우는 방안과 현재 2기의 소각로를 1기씩 교대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역시 부송매립장 성상분석 선행과 소각시설 운영의 비효율성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이달 31일 납품일을 앞두고 있는 용역 중간보고서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연구했는지 모를 정도로 부실투성이라는 점이다.

익산지역의 쓰레기 성상조사가 여름·가을·겨울 3회만 진행된 채 1년 통계로 보고됐고, 2억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성상조사가 쓰레기 성분조사 3회와 하수슬러지 조사 3회가 전부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인구가 증가해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추론의 근거가 불분명하고, 하수슬러지 감량화를 추진한다는 시정 방침과는 달리 하수슬러지 발생량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엉터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외에도 ▲기술용역이 아니라 정책용역임에도 불구하고 방향제시보다는 기존의 통계를 제시하거나 타 지역의 현황을 나열하는 등의 내용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는 점 ▲시설 운영을 통한 에너지 회수와 온실가스 배출 연구, 지역 폐자원 활용방안 등 과제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점 ▲익산시가 아니라 (주)우주엔비텍이 발주처가 됐다는 점 ▲부송매립장을 비위생매립장으로 전제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위생매립장이며, 이에 대한 성상분석이 선행되지 않았다는 점 ▲일반산업단지와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발생되는 쓰레기 예측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날 보고회에 참여한 임형택 의원은 “이달 말 마무리를 앞두고 내놓은 용역보고서가 일반론이나 타 지역 사례를 짜깁기한 수준”이라며 “어떻게 해서 이런 연구에 이런 큰 예산으로 발주됐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보완사항이 많이 지적됐고, 지적사항이 모두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이달 말까지 완성되지 않으면 납품을 받지 않고 용역업체 측에 기일을 맞추지 못한 책임을 물러 지체상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