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아무 혜택 없고.. 업체만 연간 수익 19억8,980만원

익산시가 시민혈세로 지은 소각장에서 나오는 온수를 지역난방에 활용하면서 많은 시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사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지난 2009년 2월 전북에너지서비스(현 전북집단에너지)와 20년간의 열수급 계약을 맺고, 부송동 익산시신재생자원센터(이하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열원으로 온수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시가 전북집단에너지(이하 집단에너지)에 공급하는 온수 단가는 Gcal당 1만7,895원(2017년 3월 29일 기준)이다.

이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수시로 고시하는 주택용 사용요금 기준단가의 27%를 적용키로 한 계약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이 온수를 저가로 공급받고 있는 집단에너지는 아무런 할인혜택 없이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고시하고 있는 기준단가인 Gcal당 6만7,640원을 개별 소비자로부터 그대로 받고 있다.

온수 매입단가와 매출단가 간 차액은 Gcal당 4만9,745원이며, 집단에너지는 그만큼의 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약 4만Gcal를 공급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이 사업을 통해 집단에너지가 한 해 올리는 수익은 무려 19억8,980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열공급규정에 따라 전용면적 60㎡(약 18평) 이하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이나 독립유공자·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정·자녀 3인 이상 가구 등에 기본요금 감면혜택을 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집단에너지 측은 아무런 감면혜택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집단에너지는 2009년 부송주공1·3단지를 시작으로 2010년 배산택지개발지구 내 장신휴먼시아1·2·3단지와 배산휴먼시아4·5단지, 부영1·2차, 제일오투그란데, 배산에코르 등 현재 9,000여 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는데,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공급규정에 따른 감면대상은 이중 7,000여 세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익산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이 아닌 전국 평균의 가격대로 온수를 공급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본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동안 익산시는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열원으로 온수를 생산해 매년 세외수입을 올리고 지역 내 아파트단지에 저렴하게 공급해 많은 시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시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저렴하게 공급은 하지만, 실제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거짓 홍보에 나선 셈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초 계약 당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고시하고 있는 기준단가의 27%에 온수를 공급하기로 한 것은, 지역 내 두 개의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경쟁을 펼치는 상황 속에서 최대한 적용할 수 있었던 수치였다”고 해명했다.

계약 당사자로서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민간사업자와 단가 조정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계약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집단에너지 측은 “매년 손해를 보고 있는 사업”이라며 강변했다. 2009년 사업 초기부터 지난해까지 사업을 위해 관로매설 등 투입비용이 200억원에 달하는데, 아직까지 투자비 회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집단에너지 관계자는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작을뿐더러 당초 산정했던 것보다 소비자들이 열을 적게 사용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면혜택에 대해서는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민간기업 간의 차이가 있고, 도시가스 미간사업자처럼 한국도시가스나 지자체에서 보전 받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감면혜택을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9,000여 세대 중 감면대상이 7,000여 세대인데, 감면혜택을 적용하면 사업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소각장에서 나오는 온수로 익산시가 올린 세외수입은 7억원 정도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