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농가 외 하림 등 계열화 사업자 책임방역 필요

황등면 육용종계농가에서 또다시 AI가 발생했다. 이로써 지역 내 가금류 살처분이 87만수에 달하고 살처분 비용도 11억원에 육박하게 됐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황등면 소재 육용종계 농가(1만8,000수) 정밀검사 결과(PCR) H5 항원이 검출됐다.

익산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철통방역을 통해 청정지역을 지켜냈다. 하지만 2월 이후부터는 용동면 하림계열 농가를 시작으로 AI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AI 발생의 시작이 하림 직영·위탁농가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개별농가 뿐만 아니라 대규모 계열화 사업자의 책임방역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황등면 농가는 앞서 3월 17일 AI가 발생한 함열읍 산란계 농가에서 3.3km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축출하 전 검사결과는 이상이 없었으나 3월 26일 오후 농가로부터 폐사 신고가 있어 동물위생시험소에서 검사한 결과 H5 양성으로 판정됐다.

이로써 익산지역 AI 발생은 총 8건(육용종계 5건, 산란계 1건, 육계 2건)으로 늘어났다.

익산지역은 국내 최대 닭 가공업체 하림을 비롯해 가금류 사육이 대량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한 번 AI가 발생하면 대규모 살처분이 잇따르면서 재앙 수준의 피해를 가져온다.

실제 연도별 피해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11월부터 2007년 3월까지 183농가 76만6,000수가 살처분됐고, 2008년 4월부터 5월까지는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12농가 93만7,000수가 살처분됐다.

2010년 12월부터 2011년 4월까지는 16만8,000수가 살처분됐고, 2015년 2월부터 5월까지는 9,600수가 살처분됐다.

이처럼 되돌릴 수 없는 커다란 피해를 가져오는 AI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차단방역이 요구된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도내 가금류의 출하 전 및 폐사체 검사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는 바,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농장 출입통제, 축사별 장화 갈아신기, 매일 소독, 그물망 설치, 의심축 발생시 신속한 신고가 이뤄져 확산이 방지될 수 있도록 방역조치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올해 AI 발생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2일 브리핑을 통해 하림과 같은 계열화 사업자의 책임방역 조치를 강구할 방침임을 밝혔다. 현재의 방역시스템이 개별농가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 방역 실패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축산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