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독립성 확보 및 예산·인력 지원 시급
익산의 문화르네상스를 꿈꾸며 2009년 출범한 (재)익산문화재단이 문화예술 분야 정책개발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 부족’과 ‘자율성 및 독립성 미확보’, ‘예산 및 인력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9년 12월 ‘문화로 행복한 도시, 익산’이라는 비전 아래 야심차게 출범한 문화재단이 어느덧 8년차에 접어들었다.
당초 이 조직에게는 지역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등 정책개발기구로서의 역할과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이 요구됐다.
하지만 현실은 부족한 예산과 인력으로 인해 정부 공모사업에 의존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 식 선별적 사업추진에 그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의 대표적 문화정책기구로 자리매김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단위사업이나 익산시가 위탁한 서동축제에 매달려 이를 추진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마치 시 문화관광과의 하부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시는 기존 문화재단 조직에 관광진흥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익산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지난 제201회 익산시의회 임시회에서 부결됐다.
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관광분야 조직 확충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팀장급 전문가 1인을 영입하고 나머지 팀원은 기존 인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은 타당성 검토가 부족하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 재단 운영의 성패, 자율성 및 독립성 확보가 관건
현재의 문화재단 운영은 전반적인 체질개선이 요구된다.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민간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시 출연기관이라는 태생적 한계다. 이로 인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오늘날은 지역문화재단의 역량이 지역문화발전의 가능성으로 평가받는 시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 2020’에 따르면 지역문화 관련 예산의 약 40%가 지역문화재단과 직접적으로, 60%가 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 재단이 스스로 전문성을 확보하고 그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는 의미다.
출연금에 의존해 예산이 확보된 단위사업 중심의 나열이 아니라 ‘지역문화예술 정책개발’이라는 재단 출범 당시의 목표와 취지에 맞게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모습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지역문화예술과 지역공동체를 연결하는 익산문화재단만의 고유한 브랜드사업을 발굴·추진하고, 이를 통해 사업소가 아니라 익산시·지역문화예술가·기업·시민을 연계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문화 환경과 시민들의 문화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 예산·인력 지원은 지역 문화예술 정책개발의 동력
턱없이 부족한 사업지원 예산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부하도 큰 문제다.
출범 당시부터 지적됐던 운영비보다 적은 사업비는 지난해 3억7,500만원에서 올해 5억5,000만원으로 늘어났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것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는 지역 맞춤형 자체사업 발굴·추진이 아니라 정부 공모사업이나 위탁사업에 의존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나아가 문화재단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낳게 한다.
특히 그간 예산편성 과정에서 문화재단 출연금(운영비 또는 사업비)이 언제나 삭감 최우선순위에 들었던 점에 비춰보면, 예산을 편성하는 집행부와 이를 심의하는 의회 모두 문화재단의 존재이유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정원의 60%에 불과한 인력문제 역시 예산과 연결돼 있다.
현재 1국 3팀의 체계에 정원이 25명이지만, 현재 가용인원은 15내외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원들은 평일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 정책개발 등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행사에 투입되면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