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발생하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살처분 대신 축산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동물의 본성을 존중하는 동물복지 축산제도의 확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산시의회 김민서 의원은 지난달 29일 제201회 임시회에서 5분발언을 통해 “매년 발생되는 AI에 대한 방역당국의 대응을 보면 축산과 방역에 대한 전면적인 산업개편과 패러다임의 전환 등의 개선은 없고, 해마다 AI만 발생되면 반복적으로 예방적 살처분이란 명목 하에 건강하고 멀쩡한 동물들을 죽이는 대량 동물학살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익산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철통방역을 통해 청정지역을 지켜냈지만, 2월 들어 용동면의 하림계열 농가 2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발생농가와 반경 500m 및 3km 내에 있는 16개 농장의 가금류 85만여마리를 살처분했다. 이중 AI 발생 농장 가금류는 11만 마리이며, 74만 마리는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졌다. 특히 이중 망성면의 동물복지인증농장이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포함되면서 전국 최초로 법적 다툼이 진행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예방적 살처분으로 인한 피해로는 ▲가축사체가 썩으면서 나오는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및 토양오염, 악취와 같은 환경문제 ▲살처분 작업에 강제 동원되는 지방공무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살처분 농가에 대한 현실성 없는 일률적인 보상과 사후조치에 따른 축산농가의 이중고 ▲살처분에 따른 막대한 국가예산 낭비와 지방비 부담 등이 있으며, 또 살처분에 투입된 외국인은 연락처나 소재지가 불분명해 사후 관리조차 되고 있지 않아 감염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산란용 닭의 대량 살처분으로 인한 달걀파동으로 달걀수입과 불량달걀의 유통 등 우리 국민들의 식탁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영국, 유럽연합, 일본 등 해외의 경우 AI 발생농가만 살처분하고 반경 3km 이내의 닭과 오리들은 모니터링과 이동중지만 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공장식 밀집사육이야말로 닭들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매년 AI 발생의 가장 중요한 인자이기 때문에, AI로 인한 동물학살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동물복지 축산시스템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 관계부서에서는 정부의 지침이라고 해서 무차별적인 살처분보다는 축산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동물의 본성을 존중하는 동물복지 축산제도의 확립을 중앙부처에 건의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