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왕궁리유적의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석제품과 기와 등 출토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익산시는 지난 5일 “세계유산 왕궁리유적 발굴조사 과정 수습된 석제품과 기와를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왕궁리유적전시관 앞 잔디광장에 전시했다”고 밝혔다..

왕궁리유적전시관에서는 발굴조사 중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로터 지난해 12월 석제품 174점과 기와 일부를 인수해 3개월 동안 정리와 전시, 안내판 및 보호책 설치 등의 과정을 거처 일반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전시되는 석제품은 건물의 기단석과 초석, 계단석, 담장석, 정원석, 탑의 노반받침, 옥개석, 기단 갑석 등 67점이다. 같은 종류의 석제품이라도 사용된 건물이나 시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남아있어서 석제품을 통해 왕궁리유적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중 초석의 상면에 인방을 걸치는 홈이 파인 높이 80cm 내외의 장초석은 초반석 위에 올려져 왕궁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정전 건물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장초석은 미륵사지 금당지와 제석사지 목탑지에서도 보여 백제시대 익산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적인 형태의 초석으로 알려져 있다.

기와는 왕궁리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 가장 많은 30만점 정도 출토됐으며 그중 일부를 전시하고 있다. 왕궁의 건물이나 담장 지붕, 사찰건물 등에 사용된 것으로 시대별로 만드는 흙과 제작 방법, 기와의 무늬에서 차이가 있어 유적의 연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또 석제품 뒤에는 백제 시조 온조왕에서부터 마지막 의자왕까지 31명의 왕을 왕명과 재위기간, 계보 등이 포함된 판을 제작·설치해 백제왕을 한눈에 알아보고 백제사중 익산 경영 시기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왕궁리유적전시관 관계자는 “세계유산인 왕궁리유적의 전시관 관람과 함께 석제품과 기와를 통해 백제왕도 익산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