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요금 수익 연 100억원 넘지만, 소화조 증설 고민 없어

감량화로 방향을 선회한 금강동 하수처리시설이 그동안 부족한 소화조 용량으로 인해 연간 8억원이 넘는 슬러지 처리비를 더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하수도사용료로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그동안 처리용량 부족의 소화조 증설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던 탓이다.

이 시설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일 10만톤 가량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분배조에서 농축조와 소화조를 거쳐 탈수의 과정을 거치는데, 일일 평균 682톤(2015년 기준)의 하수가 농축조를 거치게 된다.

문제는 소화조 처리용량 부족으로 인해 농축조를 거친 하수 중 절반가량(50~60%)만 소화조를 통과하고, 나머지 절반은 소화조를 통한 찌꺼기 감소과정 없이 바로 탈수과정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시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소화조를 거친 경우 발생하는 슬러지는 일일 평균 29톤(반입 대비 34.9%)인 반면 바로 탈수에 들어간 경우 발생하는 슬러지는 일일 평균 54톤(반입 대비 65.9%)에 달한다.

용량 부족의 소화조 탓에 바로 탈수에 들어간 하수의 경우 슬러지 발생량이 2배 정도 많고, 이로 인해 일일 25톤가량의 슬러지가 더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는 이 슬러지를 민간업체와 처리단가를 톤당 8만9,100원으로 하는 위탁계약을 맺고 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화조 용량 부족으로 인해 더 발생하는 슬러지 25톤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연간으로 환산하면,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는 처리비가 무려 8억1,300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매년 8억원이 넘는 예산낭비는 20여년 전에 설계돼 현재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소화조 용량 탓이다. 이에 대해 시는 “100억원 정도 예상되는 소화조 증설에 필요한 예산이 없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시는 2012년 이후 수시로 오르고 있는 하수도요금으로 인해 연간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실제 하수도사용료로 인한 수익은 2012년 78억3,700만원에서 2013년 103억4,800만원으로 100억원을 넘어섰고, 2014년에는 101억4,100만원, 2015년에는 117억3,600만원, 2016년에는 무려 157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매년 반복해 낭비되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 이 영업수익을 단계적으로라도 활용하는 등 소화조 증설에 대한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실화율 개선을 위해 하수도요금이 단계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맞지만, BTL로 진행된 하수관거정비사업 임대료와 기존 하수시설 유지관리 비용 등 고정지출 비용이 많아 영업수익 외에 매년 일반회계에서 100억원 정도를 일반회계에서 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