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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변화 이끈다

▲ 김수연, 환경디자인으로 안전도시만들기 고심

수년간의 노력 끝에 실효성 있는 결과물 도출

“자칫 생색만 내는 전시행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많았어요. 그래서 정말 필요한 지점에 집중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까 여러 각도로 고민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할 때 제대로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전국 우수사례를 돌고 행정과 경찰,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도 숱하게 논의를 했지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에 두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안전도시 익산을 건설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강조해 온 익산시의회 김수연 의원은 자신이 수년간 연구하고 이제야 비로소 그에 따른 결과를 조금씩 이끌어 내기 시작한 ‘셉테드(범죄예방환경디자인)’ 추진을 그렇게 평했다.

모현초등학교 앞 사거리 횡단보도에 있는 노란색의 공간이 이곳을 지나는 아이들과 차량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어린이가 안전한 보행을 위해 만들어진 ‘옐로카펫’이다. 보행자,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횡단보도 진입부에 눈에 잘 띌 수 있는 영역을 만들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이곳에서 신호를 기다리게 하고 운전자는 어린이를 쉽게 인식하게 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옐로카펫이나 눈에 잘 띄는 형광색의 CCTV, 방범벨 등은 이미 전국적인 추세다. 이른바 ‘셉테드’로 불리는 이들 구조물은 환경디자인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도시설계를 말한다.

익산에서도 수년 전부터 환경디자인으로 안전도시 익산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 왔다. 그 선두주자는 바로 익산시의회 김수연 의원(정의당).

초선 여성 의원인 그는 시의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아이들과 여성들의 안전에 관심이 많았다. 지역 내에서 작은도서관 활동을 하면서 건축물이나 주변 환경디자인을 통해 범죄율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 나름의 연구를 시작했다. 시청과 경찰, 교육청 등 행정은 물론이고 원광대 도시공학과 교수에서부터 형사정책연구원, 타 지자체 등 다방면에 걸쳐 문을 계속 두드렸다. 지역의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일념이었다.

2년여의 노력의 결과물을 가지고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이후에도 최선을 다해 약속을 지켜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 만든 모현초등학교와 고현초등학교 앞 옐로카펫과 안전 볼라드, 인도 펜스 등이 전부 그가 해온 노력의 결과다.

최근에는 익산경찰서로부터 감사장도 받았다. 평소 셉테드(범죄예방환경설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교주변 범죄예방 시설물 설치 및 합동 일제수색 실시 등 공동체 협력치안 활성화에 기여한 유공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성공사례를 살피고 개선할 점 등을 꼼꼼히 눈여겨봤어요. 건물디자인 몇 개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행정의 의지는 물론이고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에요. 또 교육청이나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지요.”

그는 실은 의원이 되면 생각했던 바를 전부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3년 가까운 의정생활을 하면서 숱하게 벽에 부딪혔다. 예산은 예산대로, 조례는 조례대로 사업의 취지와 효과적인 추진방안에 대한 이견이 있거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의원이 되고 나서 처음에는 관련 조례를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게 생색내기에 그치거나 우후죽순 들어서는 디자인으로 인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죠. 예산을 허투루 쓰는 게 아니라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반복학습을 통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지역 환경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타 지역 사례도 전형적인 전시행정이거나 아예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러던 차에 법무부 범죄예방 환경개선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지난해 9월 시작된 신동 북일초등학교 일원에서 진행된 셉테드 사업이 올해 3월 준공됐다. 이를 통해 북일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옐로카펫 설치, 보도정비, 노면도색, 중앙분리대 설치, 차량속도측정기 설치, 안전펜스 설치 등이 이뤄졌으며, 신동지역에는 CCTV 이전 설치, 노후담장 도색, 보안등·비상벨 설치 등이 완료됐다.

김수연 의원은 “사업이 마무리된 북일초 일대의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고, 이를 계기로 지역 내에서 정말로 셉테드가 필요하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지점을 발굴해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건축물과 같은 물리적 환경을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시키는 마을안전정책이 셉테드의 기본 취지인 만큼, 행정이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시민공감대 형성과 행·재정적 지원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