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및 빈집 지속적 감소, 재정자립도 악화도 두드러져 축소 현상 인정하고 도시 다이어트 추진 등 변화 있어야
지방자치단체가 더 이상 낙관론에만 기댄 성장 위주 도시정책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도시기능을 전면 재조정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저성장 시대의 축소도시 실태와 정책방안 연구’ 결과를 통해 “저성장 시대를 맞아 익산 등 전국 20곳의 지방 중소도시에서 인구는 줄어드는데 빈집과 기반시설은 남아도는 ‘도시축소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 도시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속적인 도시축소 현상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에 기대 성장 위주의 도시계획을 고집하고, 인구감소의 늪에 빠진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계획을 수립할 때 달성 불가능한 인구 성장치를 내놓으며 도시축소 현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 같은 축소 현상은 근린지역 차원에서는 공동체 붕괴를,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세수 감소와 공공서비스 유지비용 증가로 인한 재정여건 악화를 가져 온다. 이에 따라 일본과 독일, 미국 등 해외 각국에서는 축소된 도시규모에 맞춰 환경을 재조정하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도시 다이어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도시축소 대응정책은 여전히 성장지향적인 도시정책 관행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하나의 체계적인 정책 틀 속에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정책연구센터 구형수 책임연구원 등 연구팀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인구주택총조사 데이터 등을 활용해 1995년~2005년과 2005년~2015년 두 기간 연속으로 인구가 감소했거나 두 기간 중 한 기간만 인구가 줄었지만 최근 40년간 인구가 가장 많았던 정점인구에서 25% 이상 인구가 줄어든 도시를 ‘축소도시’로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익산은 ‘지속적 축소’ 경향을 띤 ‘점진형 축소도시’로 분류됐다. 1975년부터 2015년까지 40년간 범위 중 2000년에 인구 32만3,687명으로 정점인구를 기록했고, 2015년 기준 인구 30만1,723명으로 정점 대비 감소율이 6.79%로 나타났다. 또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간 연평균 인구변화율은 마이너스 0.46%를 기록하며 지속적 축소 경향을 보였고, 전국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독거노인 수는 연평균 3% 이상씩 증가했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빈집 수 변화율 추이는 단독주택의 경우 공실이 감소했지만, 연립·다세대주택은 14% 이상의 급격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또 2014년 기준 산업별 종사자 비중은 1차 산업보다 2차 산업 종사자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전국적으로 점진형 축소도시에서 공통적으로 그러나는 특징이다. 게다가 익산은 재정 측면에서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재정자립도 악화가 두드러져 연평균 4.5%씩 감소했으며, 해마다 지방세징수액의 5%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공시설 운영을 통해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축소 현상에 대해 연구팀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현재 축소 현상을 겪고 있는 도시에서 ‘축소’라는 현상을 받아들이고 축소 지향적 도시계획을 추진할 ‘의지’를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것이 가능하려면 성장 지향적 도시계획이 향후 도시에 야기할 문제점은 무엇이며 축소 지향적 도시계획이 가져다 줄 혜택은 무엇인지에 대한 적절한 분석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도시 내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소외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삶의 질 문제”라며 “이러한 정책은 자칫 축소도시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공간적 양극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소도시의 정책목표는 도시의 인구를 다시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적은 인구로 보다 높은 삶의 질을 누리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도시기능의 존속을 위해 축소된 인구에 맞게 도시규모를 축소하고 도시생활거점으로 공공서비스의 재배치를 유도하는 적정규모화계획 제도 도입 ▲공공시설의 유휴화를 방지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인접 시군 간 공공서비스 공동이용에 대한 지원체계 마련 ▲근린지역의 안정화를 유도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빈집을 포함한 유휴·방치 부동산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정비·활용체제 정립 ▲개발수요가 불충분한 지역의 유휴·방치 부동산을 창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소유권 매입 없이 일정기간 동안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시적 활용제도 도입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한편 인구가 줄어들면서 방치되는 부동산도 증가하는 도시를 일컫는 ‘축소도시’는 1980년대 독일 학계에서 개념이 나온 이후 전 세계적으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토연구원 연구팀은 42개 지방 중소도시를 상대로 인구변화 추이 등을 분석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20개 도시를 심각한 인구 감소를 겪는 ‘축소도시’로 규정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