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성 보장 위한 기금 적립은 ‘제자리걸음’ 정체성 및 존속이유 의문.. 체질개선 ‘시급’ (재)익산문화재단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자체사업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한 기금 적립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먹구구식으로 출연금을 편성하는 익산시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기본 자산의 소중함을 등한시하고 있는 문화재단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매번 지적을 받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자체사업 예산 편성이 가장 커다란 문제점으로 꼽힌다. 출범 당시부터 지적됐던 운영비보다 적은 사업비는 지난해 3억7,500만원에서 올해 5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자체사업을 원활히 펼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것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처럼 자체사업비보다 운영비 덩치가 더 큰 불균형은 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저해할 뿐더러, 재단이 지역 맞춤형 자체사업 발굴 및 추진이 아니라 정부 공모사업이나 위탁사업에 의존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본래 목적인 지역 문화예술사업 발굴·추진보다 운영비가 더 들어가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문화재단은 각종 국가 공모사업 등에 손을 내밀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나 솜리골 작은 미술관, 무지개다리사업, 창작공간 레지던시 운영 등 정부에서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들을 따내 자체 추진사업의 부족분을 메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서동축제와 문화예술의거리 활성화는 위탁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단이 가지고 있는 역량의 상당 부분이 할애되고 있다. 출범 당시 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약속했던 기금 적립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당초 문화재단을 설립할 당시의 계획은 일단 시가 출연금을 내서 운영하되 별도의 기금을 적립함으로써 예산 부분의 독립을 이뤄내고 재단 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09년 12월 30일 출범 이후 현재까지 적립된 기금은 20억7,400만원에 불과하다. 100억원 적립이 목표였지만, 출범 초기에 5억원씩 3번 적립하고 사업추진 후 발생하는 잉여금을 적립한 게 전부다. 게다가 시는 지난 2014년 열린음악회를 개최하면서 불법적으로 전용한 재단 기금 2억9,700만원을 아직까지도 갚지 않고 있다. 당시 시장은 행사 후에 반드시 갚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지만 아직까지 문화재단의 재산인 2억9,700만원은 한 푼도 되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매년 턱없이 부족한 자체사업비 편성과 당초 약속한 기금 적립도 하지 않으면서 일회성 행사를 열면서 빌려간 돈마저 갚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단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재단의 역할 및 운영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은 시 출연조직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임직원 임면권을 시장(당연직 이사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 때문에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이사회 역시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는 모양새다. 재단 내부에서조차 취지에 맞지 않는 애먼 사업들만 하면서 정작 본연의 역할은 못하고 업무는 업무대로 많아 과부하가 걸려 있는 상태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문화재단 관계자는 “공모사업과 위탁사업까지 합치면 20억원 정도의 규모가 되지만 이 같은 구조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는 없는 게 사실이며, 순수 자체사업을 위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면서 “매년 8억원 정도의 자체사업비를 시에 요구하면서 기획예산과와 문화관광과, 익산시의회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결국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열린음악회 차용 예산 반환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이따금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피력했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단이 지역의 문화예술자원을 발굴하고 연구해 정책으로 연결시켜 문화적 성과를 낳게끔 하는 정책집단이 돼야 한다는 출범 취지와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편성의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열린음악회 비용은 추경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편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