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약식 조사.. “우리 사회에 필요” 100%

‘민주화운동’에서 ‘촛불’로 쟁취의 역사.. 주인의식 필요 시점

올해로 37주년인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촛불혁명’을 경험한 시민들로부터 촉발되는 여파일 것이다. 지난 이명박 정권 하에서부터 제대로 목청껏 부르지도 못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5·18기념식에서 제창할 수 있게 돼 화제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민주화를 상징하는 노래로 세대를 뛰어넘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부르던 노래조차 입맛대로 틀어막으려던 반민주적 정권과는 확연히 달라짐을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부분일 터이다.

◇ 싸워서 얻어낸 결과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스스로의 권리를 찾으려는 열망이 가득한 사회 분위기는 그동안 시민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것 보다 큰 압제에 시달려 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응어리가 쌓이다 못한 시민들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고 광장에서 같은 생각을 지닌 동지들을 만나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21세기의 민주화투사들은 화염병 대신 촛불을 밝혀 싸웠고 기어이 ‘혁명’을 완수했다.

대한민국정부수립 이후부터 시작된 한국의 민주화는 투쟁의 역사다. 3.15에 이어 4.19혁명, 부마항쟁, 광주와 6월 항쟁으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민주화의 길은 피의 역사이기도 했다. 더디면서도 한걸음 씩 나아갈 수 있었던 그 투쟁으로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갖추게 된 것이다.

2017년에 찾아온 ‘봄’도 마찬가지다. 권력형 비리와 민간인 사찰, 블랙리스트 파문과 국정농단 등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무수한 일들을 바로잡은 건 국민들이었다. ‘촛불혁명’을 통해 얻은 것은 작은 기회일 뿐, 앞으로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 민주주의를 사랑해

익산시민들을 대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에 대해 약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가 필요한 제도나 이념이라는 데에는 모두 동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는 가장 낫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평균 78점이라고 답해 대부분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정과 선거를 통한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바라보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를 사회적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권력을 향한 투쟁을 통해 획득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될까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러 갈등을 조장하고 상호간에 신뢰하기 어려운 불신풍조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폐해로 지적됐다. 반복되는 투쟁의 역사를 벗어나 주인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지는 성숙된 사회로 발돋움해야 할 시기라는 점에서는 모두 공감했다.

◇ 민주주의의 발전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다양한 답변이 나온 가운데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할 필요성과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시민은 “시민들 스스로 주인의식을 지니고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춰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실현이 가능하다”며 “개인이 곧 공동체의 일부분으로 존중받는 사회가 되려면 아직 먼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최 모 씨는 “알맞은 제도 정비”를 주문했고 김 모 씨는 “언론의 자유 보장과 정치를 감시하는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경제적 양극화 해소와 기회의 평등, 공정한 과정, 정당한 결과와 같은 상식적 사회기준을 세우는 것이 필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