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행정에 대한 책임규명은 아예 하지않고

자체감사 세부내용 답변 및 자료마저 ‘부실’

공직기강 확립의 최일선인 감사담당관실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온 현안에 대한 특별감사나 부실행정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규명 등 본연의 업무를 외면한 채 미적미적 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1년의 행정을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는 엄중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자체 종합감사 세부내용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관련 자료도 준비하지 않는 등 부실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6월 환경부에 의해 드러난 낭산 폐석산 1급 발암물질 함유 지정폐기물 대량 불법 매립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전국적 사안으로 언론보도가 잇따랐고 익산시 역시 자체적으로 10대 뉴스를 선정하면서 이 사안을 1위로 꼽았다.

문제는 폐기물 배출 및 처리업체의 조직적·관행적 불법을 익산시 행정이 ‘단순 방치한 수준을 넘어 적극 조장한 정황’이 자체감사 결과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공무원 책임규명이나 별다른 후속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실은 자체 감사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왕궁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운영 전반에 관한 특별감사 역시 시작된 지 7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부터 위법한 실시협약, 지속적인 방류수질 및 악취배출허용기준 초과로 인한 기술력·전문성 논란, 행정을 상대로 한 수차례의 소송제기 등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공사개시 후 민원에 따른 중단 결정’으로 인해 시민혈세·행정력 낭비 등의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게 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 중단 건에 대해서도 감사담당관실은 아무런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안은 120억원이 넘는 국비가 반납되고 36억원이 넘는 기성금이 날아가 버리고 2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마저 진행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 행정이 각성하고 당장 자체감사를 실시해 경중에 따라 즉각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감사실의 미적미적 행태에 대해 지난 25일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익산시의회의 질타가 쏟아졌다.

기획행정위원회 송호진 의원은 낭산 폐석산 사태 후속조치가 전국적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따져 묻고 “공직사회의 각종 비위행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예방감찰 강화 등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청렴도가 소폭 상승했지만 75개 시 중 51위라는 것은 여전히 부끄러운 일이며, 그중에서도 공직사회 내부청렴도가 낮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감사실이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가지고 각종 비위행위 예방을 통해 민정수석과 같은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형택 의원은 7개월째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왕궁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특별감사 및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 중단과 관련해 막대한 피해와 관련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감사담당관은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특별감사에 대해서는 “따로 보고 드리겠다”고 답했고,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 중단으로 인한 관련 공무원 구상권 청구는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용균 기획위원장은 감사 진행 중 부실한 답변이 이어지자 “엄중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안을 숙지하지 못하거나 자료가 준비되지 않는 등의 태도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암행감찰 등으로 위법·부당한 처사를 일삼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강한 징계를, 선행과 업무실적이 뛰어난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