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은 수당대로 지급하면서 회의록 공개마저 하지 않아

익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각종 위원회 중 일부가 대부분 서면으로 이뤄지면서 예산만 낭비하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기획행정위원회 송호진 의원은 기획예산과 행정사무감사에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 운영 실태를 꼬집었다.

현재 익산시에는 시정조정위원회를 비롯해 16개의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시장이나 부시장, 담당 국장 등 행정공무원이 위원장이 되거나 경우에 따라 민간인이 위원장이 되는 위원회도 있는데, 16개 위원회의 구성원 수만 무려 205명에 달한다.

익산시는 연간 적게는 1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의 회의를 열 때마다 이들 위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위원회의 경우 회의의 대부분을 서면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실제 지방보조금 심의위원회는 11차례의 회의 중 9차례를 서면으로 진행했고, 용역과제 심의위원회는 7차례의 회의 중 5차례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대학교수 등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경우 개별 위원들의 일정 조정이 어렵고 회의시기를 놓치면 관련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시의 해명이다.

서면심의의 경우 담당부서가 안건을 위원들에게 서면으로 전달하고 서명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당연히 면대면 회의에 비해 의사교환과 방안모색 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회의 개최 후 회의록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각종 위원회의 회의록은 아직까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시민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위원들 간 내용공유나 피드백이 되지 않아 회의 참여의지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송호진 의원은 “서면으로 하는 회의가 아무런 토론 없이 서명만 받을 뿐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데 있어 마치 통과의례처럼 운영하려면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위원들 간 일정 조정이 어렵다는 해명 말고, 위원들을 교체하거나 저녁 퇴근시간 후 회의를 여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임형택 의원은 “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위원회의 회의록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시정발전을 위해 운영되는 위원회들인 만큼 정확히 피드백이 되고 내용도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