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 손해에 대한 명확한 책임규명 필요

발암물질 매립장으로 전락한 낭산 폐석산 탓에 애먼 혈세 3억2,200여만원이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재정적 손해에 대한 명확한 책임규명이 요구된다.

2016회계연도 예비비 지출조서에 따르면, 낭산 폐석산 불법폐기물 관리 명목으로 지난해 8월 1억4,449만원과 9월 1억7,769만원 등 총 3억2,218만원의 예비비가 지출됐다.

이는 지정폐기물 불법매립에 따른 환경오염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상수도 급수시설을 설치하거나 생수 공급, 지하수 실태조사, 토양오염 정밀조사용역 등에 사용됐다.

시의회는 지난해 6월 환경부에 의해 대규모 불법매립 사태가 확인된 후 주민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예비비 지출을 결정했다.

앞서 환경부 중앙환경사범수사단에 의해 폐기물 배출업체 및 처리업체들의 조직적·관행적 불법이 만연해 있음이 드러났다. 업체들은 1급 발암물질인 비소의 법정 기준치를 초과한 지정폐기물 광재를 전산시스템(올바로)에 일반폐기물인 것처럼 허위로 입력, 수년간 조직적으로 이를 불법 처리했다.

또 익산시의 자체감사를 통해 그동안 행정이 이 같은 불법을 단순 방치한 수준을 넘어 적극 조장한 정황이 드러났다. 시는 최초 복구물량의 무려 3배에 육박하는 변경을 승인하거나 복구율 97.6%의 복구지에 또다시 24만9,458㎥를 추가 승인하는 등 비상식적으로 업체의 배만 불리는 변경승인이나 연장승인을 불법적으로 자행했다. 게다가 석산복구지 승인 후 계획대로 적지복구 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관리감독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체의 석산복구지 점검계획서를 만들어 점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담당부서 소속 서기관 등 4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져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철원 의원은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상수도급수시설을 설치하고 생수를 공급하는 등 예산집행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면서 “업체들의 불법 행태나 행정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아도 될 예산이 지출돼 낭비된 것으로, 시 재정적 손실에 대한 명확한 책임규명과 이에 상응하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배출 및 처리업체에 대해서는 환경부와 함께 조치명령을 내린 상태이며 재정적 손실에 대한 업체의 채권 회수 등을 검토하도록 하고, 부실행정에 대해서는 검찰을 수사가 종결되면 그 결과에 따른 초지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