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모에 선정돼 국·도·시비 이미 지원 완료

익산농협, 특수미 도정라인 위해 추가 지원 요청

市, 어려운 재정여건 불구하고 추경예산안에 편성

익산시가 익산농협(조합장 김병옥)의 RPC 가공시설 현대화 사업 추가 지원을 이유로 14억5,200만원을 추경예산안에 편성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정부 공모에 응해 국·도·시비 지원이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농협 측의 요청에 의해 시민혈세로 추가 지원을 하려고 하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러한 추가 지원은 익산농협의 조합원 외 익산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오는 혜택이 없을뿐더러, 지난 5월 16일 농업발전 상생협력단 발족식에서 정헌율 시장이 밝힌 “앞으로 지역 농·축협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기도 하다.

익산시는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RPC 가공시설 현대화 지원 명목으로 14억5,2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앞서 익산농협은 2016년 고품질 쌀 브랜드(가공시설 현대화) 육성사업 공모에 응해 국비지원을 이끌어냈고, 총사업비 50억4,900만원(국비 15억1,500만원, 도비 4억5,400만원, 시비 10억6,000만원, 자부담 20억2,000만원)을 투입해 가공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건축 부분 80%, 기계 부분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익산농협 측에서 추가 사업비 24억2,000만원(시비 14억5,200만원, 자부담 9억6,800만원)이 필요하다며 시비 지원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 규모에 따라 농식품부의 지원에 상한이 있어 당초 계획보다 적은 지원이 이뤄졌고, 배아미·무세미 등 특수미 도정라인을 위해서는 추가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는 게 익산농협 측 입장이다.

농식품부 기준 50억4,900만원에 맞춰 공모에 응했지만, 실시설계 후 입찰결과 사업비가 74억6,900만원으로 24억2,000만원(기계 및 장비 20억1,385만원, 건축 토목 등 4억원, 설계감리비 600만원)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해당 예산을 이번 추경예산안에 편성했다.

지역 내 고품질 쌀 육성을 통해 지역농업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농식품부의 고품질 쌀 유통활성화 사업 지침상 건조·저장·취급규모·해당지역 생산여건 등에 따라 사업비는 증감이 가능하고 지자체 여건에 따라 지방비 보조율을 상향조정해 자부담을 대체할 수 있다는 지원 조건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 지원으로 인해 직접적인 혜택을 보는 것은 익산시민이 아니라 익산농협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하면 익산시가 산적한 현안을 뒤로 하고 특정 농협에 추가 지원을 할 수 있는 상황은 더더욱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산업건설위원회 조남석 의원은 농식품유통과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익산시 재정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뻔히 아는데, 정부 기준이 낮아 익산시가 추가로 예산을 지원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전국적으로 RPC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도산하고 있는 상황인데 추가 지원이 타당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고, 이런 예산이 긴급하고 반드시 필요한 예산을 세우는 추경안에 올라온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민서 의원도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것이냐”면서 “지역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시민혈세로 지원만 해 달라는 것은 안 될 말”이라고 꼬집었다.

익산참여연대도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익산농협에 대한 추가 지원은 재정적 여건이 열악한 익산시의 살림살이에 비춰 본다면 전혀 원칙에 맞지 않는 예산 편성”이라며 “오히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익산농협의 튼튼한 재정여건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자체의 예산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삭감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