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동의 얻고도 뚜렷한 이유 없이 계약심의 상정 보류

기술·가격분리 대신 최저가입찰.. ‘싼 게 비지떡’ 지적

익산제3일반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민간위탁 기간만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위탁을 위한 행정절차가 보류돼 있어 논란이다. 이미 의회 동의까지 얻은 사안을 뚜렷한 이유 없이 미루고 있어, 일각에서는 특정업체를 염두에 두고 최저가입찰을 진행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익산시는 오는 6월 30일 기존 민간위탁 기간만료를 앞두고 지난 1월 ‘익산시 제3일반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민간위탁(재위탁) 동의안’을 익산시의회에 제출해 동의를 받았다. 이 동의안은 수탁업체 선정방법으로 ‘기술·가격 분리, 공개경쟁을 원칙으로 함’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계약체결 방법에 관한 사항이나 낙찰자 결정방법을 심의하는 계약심의위원회 상정을 보류해 놓고 있다. 여러 가지 수탁업체 선정방법의 장단을 비교해 계약심의위원회에 상정하고 절차대로 진행하면 될 일을 뚜렷한 이유 없이 미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위탁기간만료 이후의 운영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시의회에 제출한 동의안은 민간위탁에 대한 동의를 얻는 것이지, 수탁업체 선정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조만간 국가식품클러스터의 폐수종말처리시설이 익산시로 인수인계되는데 어차피 하반기에 이에 대한 위탁업체 선정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제3산단 폐수종말처리시설의 재위탁도 이때까지 늦춰 같이 하겠다고 강변했다.

시에 따르면 국식클의 경우 9월께 시운전에 들어가 9월부터 12월 사이에 업체가 선정될 예정이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국식클 폐수종말처리장 위탁을 이유로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할 제3산단의 위탁을 미루고 있는 꼴이다.

게다가 국식클과 제3산단의 위탁이 함께 이뤄진다면, 제3산단의 운영은 최소 2개월 이상 공백이 생기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없다.

아무리 살펴봐도 제3산단 위탁을 국식클 위탁과 같이 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납득키 어려운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A씨는 “의회의 동의를 받은 대로 행정절차를 진행하면 되는데 뚜렷한 이유 없이 보류하고 있는 것은, 기술력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가격 분리입찰이 아니라 무리한 예산절감으로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최저가입찰을 하기 위한 행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주유선 의원도 지난 1일 하수도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무원의 자존심을 걸고 업체선정을 공정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간위탁을 위한 절차가 매끄럽지 않게 진행된 점은 인정한다”면서 “제3산단 폐수종말처리장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