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와 달리 엉뚱한 땅에 길을 내놓고 땅을 추가 매입하는 것은 물론 이미 시공된 대로 설계를 변경하는 아마추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총 134억 원 가량이 투입된 익산시 금마면의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위탁 수행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저지른 일이다.

익산시는 지난 2010년 금마면 신용리 금마저수지 변에 지역 특산품인 ‘서동마’를 테마로 농촌테마공원을 조성하기로 계획하고 그해 9월 한국농어촌공사와 일괄위탁 계약을 맺었다.

서동공원과 맞닿아 있는 금마저수지 상류 변 7만9,430㎡에 농작물재배 체험을 비롯한 쾌적한 휴식공간을 조성하려는 목적이었다. 국비 50억 원에다 시 자체 예산만 약 84억 원이 들어갔다.

헌데 준공을 앞둔 현장이 애초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것이 드러났다. 진입 도로부터 엉뚱한 땅을 편입해 놓아졌고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치우쳐 조성된 것이다. 이에 농어촌공사 소유의 토지 등 750㎡를 추가 매입해야 했고 잘못 시공된 공원에 맞춰 관광지계획부터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어촌공사는 아직까지 이 일에 대한 책임 여부도 명확히 가려내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원인은 수정된 설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고 실수라는 설명뿐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계획과 다른 추가 부지 매수에 대한 부분은 농어촌공사에서 책임지고 전액 익산시에 변상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추가 부지매입과 이미 2차례에 걸쳐 연장해준 사업기간도 다시 올해 6월까지 연장했다. 그러다 문제가 불거지자 그때서야 행정적 책임을 묻는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엄중한 경고’ 정도의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익산시 농촌활력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준공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우려하는 것과 달리 공원 조성의 목적에 맞게 이용할 수 있으며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공원이 되기 위해 운영 전반에 걸쳐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