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부지 기부했단 이유로 10년 넘게 무상사용

관광지 활성화 엇박자.. 형평성 논란도 불거져

명실상부한 익산의 대표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성당면 교도소세트장에서 여전히 지역 축구동호인들의 축구경기가 펼쳐지고 있어 말썽이다. 세트장 내 잔디를 관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축구동호회가 10년 넘게 무상으로 시 재산을 사용하고 있는 데 따른 형평성 논란도 불거진다.

성당면 교도소세트장은 지난 2005년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폐교부지 위에 세워진 국내 유일의 영화 촬영용 세트장이다.

영화 ‘홀리데이’를 시작으로 드라마 아이리스와 전설의 마녀, 영화 7번방의 선물과 거룩한 계보, 타짜, 내부자들 등 20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면서 익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위한 대관 외에 일반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이곳은 SNS를 통해 이색체험을 하고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해지면서 주말에는 약 1,000여명의 관람객들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만 해도 10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마다 지역의 축구동호회가 이곳에서 무상으로 축구경기를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학교를 짓기 위한 부지를 주민들이 기부했고, 세트장을 짓기 전부터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동호회가 학교운동장을 사용해 왔으며 잔디를 관리하면서 축구경기를 하고 있다는 게 익산시의 설명이다.

분교가 폐교되면서 교육청 소유의 학교 부지는 2004년 한 민간단체의 소유가 됐고, 이듬해인 2005년 익산시는 세트장 조성을 위해 이 부지를 매입했다. 부지매입 및 세트장 조성에만 시 예산 10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다 세트장을 축구동호인들이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동호회 측에서 주민들이 기부한 땅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대체 부지를 요구하자, 시는 해결방안을 마련한답시고 현 수감시설 뒤쪽 땅 1,500여평을 매입했다.

하지만 국제규격을 원하는 동호회 측 요구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있는 상황이다. 동호회 측 요구에 맞춰 축구경기장 등을 조성할 경우 소요예산은 7억5,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동호회 측과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는 게 현재 시의 입장이지만, 특혜 논란을 부추기는 특정 동호회 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는 매년 세트장 유지보수 및 관리를 위해 1,800만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동호회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사용을 하고 있고, 농번기나 영화·드라마 촬영이 있을 경우에는 경기를 하지 않아 큰 문제는 아닌 상황”이라며 “동호회 측과 협의를 해 원만한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