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계획 등 플랜B 전혀 없어 “한심한 수준” 지적

익산시의 대형 당면현안이나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이 LH나 타 기관 용역에만 의존한 채 자체대안은 마련조차 않는 등 한심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제202회 정례회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박철원 의원은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진 이후 2년 9개월이 지나도록 해법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모현 우남아파트, 2010년 국토부 시범사업 선정 이후 아직까지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 KTX익산역 복합환승센터, 배산택지개발 사업 관련 수익자료 부존재, 송학동 한전 지중화 부지 활용방안 등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에 따르면 모현 우남아파트, 송학동 한전부지, 익산역 서부권 개발 등 우리시 도시개발사업 대부분이 포함된 ‘익산시 중장기 발전구상 연구용역’을 익산시가 아닌 LH에서 자체 실시중이다.

이 용역은 내년 3월에나 마무리될 예정인데, 익산시는 이 용역결과를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런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만약 사업 타당성이 없어 사업추진이 어렵게 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이 전혀 없는 셈이다.

이에 박 의원은 “우리시 대부분의 도시개발사업은 자구노력 한번 해보지 않고 LH의 자체용역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만약 LH의 용역결과 ‘사업의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난다면 어떻게 되느냐? LH의 용역이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자체 개발계획이나 자체 용역계획도 없이 허송세월 보내며 기다리기만 해야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시정질문을 위해 받아본 자료에 의하면 과거 우리시는 영등2·3지구와 부송3지구 택지를 자체 개발해 약 820억원이 넘는 수익을 남겼고 이 수익금을 종자돈 삼아 향후 우리시 성장동력이 될 제3·4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LH의 자체 용역만을 기다리고 지켜만 보는 우리시의 행정이 이해되지 않아 익산시의 공영개발과 LH의 개발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자 LH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시로부터 의뢰받아 개발한 모현동과 오산면 장신리 일대 76만여㎡의 개발사업 결과를 익산시에 요구한 바 있는데, 담당부서의 답변은 배산택지개발은 LH에서 추진한 사업으로서 우리시에는 자료가 없을뿐더러 LH에서도 정산결과를 알려줄 의무가 없고 우리시의 당면과제인 모현 우남아파트 재개발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니 용역결과를 지켜보자는 말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배산택지개발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인근 군산시는 LH의 사업완료 후 수익금으로 155억원 상당의 부지를 환지했고 현금으로 23억원, 유지관리비용으로 24억원 등 총 202억원을 돌려받았다고 하는데, 익산시는 사업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LH로부터 정산서는 물론 아무런 혜택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사업이 완료된 지 7년이 지난 일을 되짚는 이유는 현재 우리시 도시개발사업 추진 현황을 살펴볼 때 한심함을 금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박 의원은 “우리 시민들은 행정의 달인이라는 슬로건을 믿고 시장님을 선택했고, 중앙부처에서 오랜 기간 근무경험이 있는 행정의 달인을 믿고 뽑은 우리 시민들은 지역의 현안 사업과 개발에 청신호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익산시의 개발을 행정에서 전혀 고민치 않고 타 기관에게 맡기고 그 처분만 바란다면 차라리 LH 사장에게 우리시 도시계획을 포함한 모든 개발사업과 행정을 맡기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수위를 높였다.

또 “LH가 시행하는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익산시 개발사업으로 얼마의 수익이 남았고 그 수익으로 우리 시민들은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손해라면 왜 손해라고 주장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LH의 용역결과에 따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시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갈 것”이라며 “과거 2년은 선거법 위반으로 그만둔 시장 때문에 모든 사업이 다 멈추고 시민들은 대책 없이 거리로 내몰렸고 지역은 정체돼 불신과 분열만 가득했는데, 개발 수익조차 공개하지 않는 LH에 우리시의 굵직굵직한 도시개발 현안사업 대부분을 맡기고 의존하는 이유는 민원이 발생하는 현안사업을 잠시 뒤로 미뤄두고 재선 후를 생각하시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헌율 시장은 “개별 사업별로 익산시 자체적으로 나름의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 LH가 익산지역과 관련된 용역을 하고 있지만 이는 참고사항일 뿐이고, 향후 전북개발공사와의 접촉 등을 통해 경쟁구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답했다.

모현 우남아파트에 대해서는 “재건축, 재개발, 매입(리모델링) 후 임대 등 다양한 방안 중 자체적으로는 재개발이 최선이라 판단하고 있고, LH 측은 재개발과 매입 후 임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연내에 결론을 낼 수 있도록 LH 측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배산택지개발 정산문제에 대해서는 시장은 “당시 사업이 군산(환지방식)과는 달리 정산을 하지 않는 수용방식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고, 정확한 자료공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시가 LH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권한이 없다”면서 “다만 익산시와 체결한 협약서는 존재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협약서를 찾아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복합환승센터 추진에 대해서는 “중단된 이후 한 발짝도 나자기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며, 이는 사업의 수요 확보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전북권 광역전철망 사업과 역세권 개발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